제가 시골동네 역사에 작은 카페를 냈는데요, 학생분들이나 젊으신분들(30대 후반정도까지?)은 손님으로서나 가게입장으로서나 서로 기분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조심조심 대해주시고 웃음에 웃음으로 보답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더 좋은 서비스로 보답해드리려고 하고 항상 기분이 좋아요. 헌데 시골이다보니 중장년, 노년층분의 손님비중이 굉장히 높습니다. 사실상 객층의 70%이상을 차지하고 계셔요. 그런 주 고객층이기에 항상 웃어드리고 커피하나를 만들어도 덤으로 잔에 꽉꽉 채운다던지 의자를 빼드린다던지 설탕간도 직접 맞춰드리고 물온도 맞춰드리고 합니다만.. 주고객층이기도 한 그분들은 진상율도 굉장히 높은게 정말 고민입니다. 거의 반반비율이라고 해도 좋을정돕니다. 엄청나게 다양합니다. 역건물 매장 특성상 상품이 제조되어 나오는속도가 매우 빨라야하는데 대학교 강의동 내 카페 알바로 일을 시작하면서 배워 속도와 정확성에서는 꿀릴것 없고 빠른 축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헌데 기차시간 2분남겨놓고 6~7잔을 음료 종류별로 다 시키시는 등산객 아버님들께 정중히 '그렇게까지 빨리는 못나옵니다. 메뉴를 통일해 주시거나 다음에 꼭 다시 이용해주세요.' 하면 왜안되냐 뗑깡부리시며 이 가게 왜이러네 뭐네 특유의 목청으로 동네방네 역사에 소리지르시질 않나.. 당신 마누라한테 바가지 긁힌 스트레스를 저한테오셔서 반말찍찍에 지폐를 바닥에 던져가며 푸시는가 하면 찐한 아메리카노 한잔에다 종이컵을 받아내 대합실 정수기로 1잔을 4잔으로 연성해내시려는 할머님들... 솔직히 요즘 경기에 지갑 얇으신 것 알고 할머님들 두당 아메리카노 10온스는 십중팔구 드시다 남기시는거 알기때문에 1잔으로 2잔연성까지는 오히려 제가 뜨거운 커피에 안데이게 직접 해드리기도 합니다만...4잔연성은 좀... 어쨋든 다양한 진상분들 보고겪으면서도 사람사는 세상이니이니 이런저럼 사람 있지도 싶고 그렇게 서비스 해드려도 입에 풀칠이랑 가게유지하면서 저축할 정도는 되서 그냥 베푼다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오늘 일이 터졌네요.. 여느때처럼 아메리카노에 종이컵 서비스하나 달라시는 분이 계셨는데, 오늘따라 종이컵 배송이 늦어져서 재고가 없기에 '종이컵이 다떨어져가서 드릴수가 없습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라고 말씀드렸더니 원래 음료나갈 때 주는 10온스짜리 컵을 달라 말씀하시는 겁니다. 근데 그렇잖아요, 서비스 종이컵말고 레귤러 컵은 함부로 주면 주변 손님들 모두 너도나도 달라고 하시고 다음에 오셨을때도 또 반복되기 때문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 생각해 '상품이 담겨져 나가는 컵이기 때문에 드리기가 곤란합니다. 부디 양해 부탁드립니다.'라고 말씀드리는 순간 "아니 못줘? 씨벌 꼴랑 커피 만들어 파는 종업원 주제에 뭐 고객한테 뭐이리 째째하게 굴여? 별 미친새끼를 다보겠네 그깟 종이컵 얼마나 한다고?니 몇살이여? 개새꺄 니 태어날때 나 손주 장가보내고 있었어 이 씨바새꺄" 대충 실제로 섞인 욕은 더 많았지만 이런 내용으로 다다닥 논스톱으로 몰아세우시길래 레귤러 아메리카노 시킨거 옆에다가 라지 종이컵을 놓으며 '이정도면 충분히 드실 수 있으시죠?' 했더니 '똑같은 컵을 놔야지 큰컵 놓는건 나한테 시비거는거냐 니 사장한테 전화해서 여기 나오라 해라' 하시길래 제 본인이 사장이라고 밝히고 '고객님께서는 더이상 안팔아주셔도 상관없으니 다른데 가셔도 이런식이시면 받아주는 가게 없을겁니다.' 라고 개업이래로 처음으로 강경히 나가봤는데도 그분은 콘크리트더군요.. 그러다 옆에 친구분께서 창피하다고 말리셔서 상황은 종료됐습니다만 강경히 나가도, 설설 기어도 그분들은 여전히 얕잡아보는게 정말 충격적이더라구요. 그 손님 가시고 바로 옆에서 상황을 다 보신 부부손님께서 '젊어서 좋은일만 겪어야하는데 세상풍파가 너무 심해서 미안하다'시며 츄파츕스 하나 주시고 격려하시며 나가주셔서 그나마 위안이 됐습니다만 가게 손님들이 다 썰물처럼 나가고 비는시간 되어 쉬려고 앉으니 그제사 눈물이 나더라구요 하하.. 더 멘탈이 단단해져야하겠습니다만 힘든건 힘든거같네요, 이 일로 더 인내할수 있는 힘이 생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을 따름이에요. 긴 푸념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쓰고나니 두서없고 정신없네요 감사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