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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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던 그대로네요 맨유떠나면 안돼!
안녕하세요! 박지성 선수 매니져 김정일입니다.
토고전 다들 보셨죠? 저도 마음 졸이며 봤습니다. 상암 경기장이나 광화문처럼 많은 붉은악마들이 모인 곳에서는 보지 못했고요. 친구들과 같이 작은 술집에서 봤습니다. 지성이를 비롯한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주어서 다행히 1승을 건질 수 있었네요.
앞으로 남은 프랑스와 스위스 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낳아서 16강 진출을 할 수 있음 좋겠습니다! 대! 한! 민! 국!
또 무슨 이야기를 써야할까 고민을 하다가 제가 지성이 다음으로 좋아하는 반니 선수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제가 훨씬 이전부터 반니 선수의 왕팬이었거든요. 축구도 잘하고, 자기 관리에도 충실하고 등등의 이유로 반니를 좋아하고 있었는데, 맨유에 와서 실제로 반니스텔루이 선수를 만나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정말 인간적으로 훌륭한 선수더군요. (게다가 저랑 동갑이라죠 ^^)
누군가 저에게 "지금껏 만나본 사람 중에서 최고의 인격체가 누구인가?"라고 물어본다면 저는 서슴없이 "반 니스텔루이"라고 이야기 할 겁니다. 그정도로 그는 정말 최고의 매너를 가진 사람입니다. 포장되거나 가식된 예절이 아니라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따스함으로 상대방을 편하게 해주는 정말 신사 중에 신사죠.
제가 그렇게 느꼈던 이유를 알려드릴께요. 모두들 잘 아시고 계시겠지만 맨유에서 가장 지성이와 친한 선수가 바로 이 반니 선수입니다. 반니는 지성이가 입단하자마자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었죠. 아마도 같은 PSV 출신이라 더욱더 친절하지 않았을까라고는 하지만 반니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 길쭉한 신사는 지성이가 어디 출신이던 상관 없이 친절을 베풀었을 거라는데에 의심을 하지 않을 겁니다.
한번은 지성이와 지성이 아버님, 저, 그리고 아는 한국분과 그분의 조카가 식사를 하러 자주 찾는 중국식당에 갔었습니다. 그런데 그 식당에 반니 선수도 단골이었어요. 그 이전에도 함께 식사를 하려고 찾아갔던 곳이거든요. 그날도 우연히 식당에서 반니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지성이 아버님께서 인사를 하려고 와인을 한병 그쪽 테이블로 보내셨습니다. 역시나 예의바른 반니는 식사를 마친 이후에 답례를 하려고 우리쪽 테이블로 오더군요. 반니는 지성이나 아버님 뿐 아니라 우리 테이블에 있는 모든 사람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어요. 특히나 제가 눈여겨 보았던 부분은 같이 있었던 분의 조카에게 말을 거는 반니의 태도였습니다. 반니선수는 어린애 앞쪽에 서더니 갑자기 무릎을 꿇는거에요. 왠일인가 하고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바로 그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 그런 자세를 취한 거더군요.
왜 예전에 눈높이 교육이라는 CF를 보면 아이의 눈높이에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하면서 교사들이 키가 작은 아이의 눈높이에 자기눈을 맞추잖아요. 근데 키가 190이나 되는 양반이 그 큰 덩치를 숙이며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니 정말 웃기기도 하면서 짠한 것이 있더라고요. 게다가 아이를 보는 반니의 눈빛이란 정말!!
그런 친절함은 글쎄요. 제 생각에는 꾸미거나 연습으로 되는게 아니잖아요. 저는 아무리 아이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의자에 앉아있는 아이와 이야기를 하기 위해 자세를 낮추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만, 그 이후부터는 왠지 저도 그렇게 따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너무너무 친절한 반니씨의 일화는 이게 끝이 아닙니다. 한번은 제가 박지성 선수를 픽업하려고 셰링턴에 있는 연습구장에 찾아간 적이 있었는데요. 연습이 끝나고 난 이후에 지성이는 샤워를 하러 들어가고 저는 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저기 아주 아주 아주 멀리서 반니 선수가 저를 알아보고서는 마구 뛰어오는 거에요. 마치 골대를 향해 드리블을 해올 때처럼요. 저는 혹시 아니 내가 뭐라도 잘못한게 있나하고 안절부절 하고 있는데, 제 앞으로 오더니 아주 반갑게 악수를 청하는 거에요. 그러면서 한국식 악수를 이렇게 하는게 아니냐며 (왜 그 왼손으로 오른손을 잡고 하는 악수 있잖아요), 지성이에게 배웠다고 그러더라구요. 사실 거리도 상당히 멀었고, 힘든 훈련을 마치고 난 이후라 그렇게 먼 거리를 달려와 인사를 할 필요도 없었을텐데, 그렇게까지 하는 반니 선수가 너무 고맙더라구요. 저는 동료 선수도 아닌 동료의 매니저일뿐인데 말이죠.
또 한번은 월드컵을 앞두고 반니선수와 지성이가 독일에 간 일이 있었습니다. N모 스포츠 용품사(다들 아시죠? ^^)에서 각국의 유니폼을 발표하는 쇼케이스가 있었거든요. 전 세계의 난다 긴다하는 유명 선수들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도 반니씨의 친절함은 빛을 발했습니다. 왜 그런데 가면 간단한 과일이나 쿠키등의 다과를 준비해 놓잖아요. 근데 반니씨가 직접 작은 접시에 그런 간식거리들을 담아서 지성이랑 저한테 갖다 주시는거에요. 저는 완전 감동모드. TT
이런 반니선수의 일거수 일투족을 보면 정말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씨가 뭍어나는거 같아요. 세계최고의 센터포드지만, 자만하지 않고 스스로를 낮출 줄 아는 선수. 경기장 안에서 터프한 움직임을 보여줄 때는 정말 저 사람이 반니가 맞나하는 생각이 들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정말로 친절한 남자. 그가 바로 반 니스텔루이 선수입니다.
월드컵이 끝나면 아마도 맨유를 떠나갈 것 같아서 참 섭섭하네요. 개인적으로는 그가 먼 다른 리그가 아닌 EPL 내의 다른 팀으로 갔으면 하고 바란답니다. 그렇게 된다면 리그 중에 몇번은 그를 볼 수 있을테니깐요. 맨유 수비수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요 ^^
그가 어디로 가던지, 항상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반 니스텔루이 선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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