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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abinogi_134891
    작성자 : 아리에나
    추천 : 10
    조회수 : 748
    IP : 39.112.***.38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5/11/09 01:49:47
    http://todayhumor.com/?mabinogi_134891 모바일
    #나_당신_맘에_들고_싶어요 #폰_작성 #이중구
    언제나 자그마한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그녀의 게으름을 반증하는 것이었다. 그녀가 가진 그 힘과는 별개로, 정말로 완력만으로도 부러뜨려버릴 수 있을 것 같은 가느다란 팔다리와, 흰 목덜미. 세상 풍파에 너무 거칠게 다루어진, 소녀였어야할 기간을 거치지 못한 '여자'는 그런 탓에 살기 위해 하는 모든 행동들이 힘들고 귀찮다고 했다. 먹는 것도 움직이는 것도 심지어 잠을 자는 것도 깨어야하는 이유 탓에 성가셔하는 그녀는 종종 자취도 없이 사라지는 것도 잘했다. 뭐, 그런 사람이었다.

    맑은 하늘이 순식간에 어두운 회색의 먹구름에 집어삼켜진다. 사막의 스콜. 온몸을 꿰뚫을 기세로 쏟아지는 비는 모래밭을 패게 만들 정도로 거세게 쏟아졌다. 대지를 두들긴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지 모르겠다. 그런 비가 땅을 두들겨야만이 메마른 모래들만 씹던 삶들이 한숨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밀레시안, 엘프 소녀는, 손에 들고있던 야금체를 집어던졌다. 신고있던 신발도 벗어던지고 깊게 눌러썼던 모자도 끌어내린다. 따가운 햇살을 막아주지도 못할듯한 얇은 흰색의 원피스는 정말로 아무것도 막아주지 못했다. 허리께까지 자라 흔들리는 검청색의 머리칼이 금새 흠뻑 젖어 엉겨붙는다. 몸이 비칠듯이 엉겨붙은 원피스와 몸을 감싸 뒤덮은 머리칼. 눈에, 얼굴에, 온몸에 빗물이 뚝뚝 젖어 흘러내려도 소녀는 신경도 쓰지 않고 저도 쓸려가려는 듯이 비 아래 서있었다.
    눈을 감고 고개를 젖혀 좀 더 만끽하려는 순간, 머리 위로 쏟아지는 빗줄기가 잦아든다. 이상하다 싶어 눈을 뜨자 누군가의 망토 아래. 어느샌가 자신의 곁에 서 팔을 뻗은 게으른 눈매의 청년은 팔을 뻗어 자신의 머리 위에 망토를 덮어놓고 있었다. 소녀는 온 얼굴로 웃었다.

    "카즈윈."
    "..감기."
    "존대."
    "글쎄."
    "건방져."
    "기사단 내 계급은 나보다 낮아."
    "하."

    가볍게 코웃음. 그건 비웃음이었을까? 입을 꾹 다문 소녀는 카즈윈을 더듬어보기 시작했다. 유난히 갑옷차림을 허투루 하고다니는 그의 어깨덜미를 손을 뻗어 찔러보거나 그의 망토 아래에서지만, 몸의 주위를 빙빙 돌아보거나. 제 머리 젖는 것은 신경도 쓰지 않는 듯 시종일관 무던한 표정이 재미가 없어서 소녀는 장난질을 멈췄다. 비는 그치지 않는다.

    "어떻게 날 찾았어?"
    "여기 있을 것 같아서 그냥 와봤다."
    "내가 당신을 찾은 것처럼?"
    "글쎄."
    "재미없는 인간."
     
    소녀는 카즈윈의 다리를 걸었다. 정말로 전조 하나 없이 일어난 불의의 기습. 카즈윈은 그야말로 볼썽사납게 뒤로 넘어가버렸다.  고운 모래밭이었던 덕에 다치지는 않았지만 물먹은 모래는 제법 단단해 온몸이 박혀버리는 기분이었다. 놀라 크게 트였던 눈은 순식간에 구겨져 성난 표정으로 바뀐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평소와 같은 평이한 표정으로 바뀐 그가 몸을 일으키려던 꼴을 조용히 보고있던 소녀는 모래묻은 맨발로 그의 어깨를 밟아 눌렀다. 그 힘에 카즈윈은 다시 모래판에 누울 밖에 없었다.

    "무슨 짓인지 설명해줘야겠는데."
    "날 어떻게 생각해? 카즈윈."

    한쪽은 흐린 하늘, 한쪽은 맑은 하늘. 흘러내리는 머리칼은 밤하늘이라지. 햇살처럼 부신 피부는 저 스스로 빛이 나네. 빌로도와 실크도 그 부드러움엔 비할 바 안되지.

    어째서 지금 바드의 노래가 생각난걸까? 구국의 아니 에린의 영웅일 터인 그녀는 흐리고 맑은 푸른 빛의 눈동자로 자신을 아래로 내려보고있다. 카즈윈은 그 눈빛을 받아낼 힘이 없어 눈을 감고 고개를 모로 떨어뜨렸다. 

    "어린애한테 해줄 말은 없는데."
    "누가 어려?"

    어깨에 있던 무게가 사라지고 대신 배 위에 묵직한 우게가 느껴진다. 아까의 어린 아이의 무게라고 하기엔 너무 묵직하다. 깜짝 놀라 눈을 뜨자 소녀는 사라지고 여인이 몸 위에 올라앉아있다. 하늘빛 오드아이를 천천히 끔뻑이며 눈을 맞추던 여인은 빙긋이 미소를 지었다. 젖어서 엉겨붙은 머리칼을 위로 쓸어올린 그녀는 카즈윈의 머리칼도 가느다란 손끝으로 정리했다. 

    "있잖아? 카즈윈."
    "포션?"
    "상관없잖아? 난 어차피 몇번이나 어른을 거쳤는데."

    여자는 몸을 웅크려 카즈윈의 가슴팍에 몸을 기댔다. 마치 심장소리를 들으려는 듯이 곱게 귀를 가져다댄 그녀의 뾰족하게 솟은 귀에는 자그마한 귀걸이가 걸려있었다.

    "밀레시안은 아무것도 잊지 못해. 너희 투아하 데 다난은 모든걸 잊어."

    빗물은 차다. 스콜답지 않게 오래도 내린다고 카즈윈은 생각했다.그녀의 몸이 덮고있는 자신의 몸은 체온으로 데워져 뜨겁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많이 죽어...영혼이 하나면 괜찮은거야? 몇번이나 몸을 바꾸는데. 카즈윈, 사실 밀레시안은 너희보다 수명이 짧을거야......우리 심장은 너무 빨리 뛰어. 너희는 코끼리고 우리는 쥐야. 너희들의 느린 심장을 쫓아가려고 우리는 이렇게 쿵 쿵 쿵 뛰어야되는데."

    카즈윈은 대답하지않았다. 사실 대답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중얼중얼 이야기를 걸던 그녀는 몸을 일으켜 마치 낙인을 찍듯이 카즈윈의 입술 위에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숨도 쉬지 않고 입술과 입술만이 닿는 입맞춤. 짧다면 짧은, 길다면 길 입맞춤을 끝낸 것은 밀레시안이었다. 참은 숨을 짧게 토해낸 그녀는 흐릿하게 미소를 짓고있었다. 입술이 뜨겁다.

    "네 맘에 들려면 어째야하는걸까? 이렇게 내맘대로 굴어도 너는, 너희는 내게 인상 하나 찌푸리지않아서 모르겠어."


    너희는 나를 아끼기는 하니?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웃었다. 카즈윈은 대답하지 않았다. 







    잠을 방해당해서 글이라도 써볼까 했는데


    글조차 방해당해서 뒷부분이 무너졌습니다

    후려치고싶습니다
     
    화나네요.

    이중구님께는, 캐릭터 무단도용해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싶네요..........그냥 예전의 긴머리..머더라? 여튼 그거며 색감이 이뻐서요. 눈동자색을 양쪽 다르게 한건 스샷 보니 눈동자 깊은 곳이랑테둘레가 색이 달라서 써봤습니다

    다듬을수 있다면 다듬고싶네요

    단지 지금은 그냠 짜증이 치솟아서 ..아 남의 자캐 들고와서 이카면 안되는데 내일 출근해서 피곤할 생각하면 쌍욕하고싶습니다

    쫀밤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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