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카이클래드입니다.
얼마전에 캡사이신 염라면으로 베오베행 열차를 탄 작성자입니다.
모자란 글에 관심을 가져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말을 잇겠습니다.
먹고 난 뒤, 며칠간은 위에 살짝 쓰라린 느낌이 계속 이어졌습니다만, 빠르게 위장약을 먹은 덕분인지 금방 원래대로 돌아오더군요.
당분간은 위에 부담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저였지만....
매운 것이 가장 끌린다는 어느 날 밤의 저녁 8시.
일주일이 지날 즈음에, 결국 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매운 게 너무너무 먹고 싶었습니다...
저는 예전의 실패를 되새기면서 이번에는 단순히 맵기만 한 불닭이 아닌 맛있게 매운 불닭을 만들어보자! 하고 생각했습니다.
매움과 맛을 동시에 잡아야 사람이 먹을 만한 것이라 할 수 있겠죠.
그래서 또 시작합니다.
이번엔 맛있게 매운 불닭 만들기, 줄여서 -불닭 改-.
이번 준비물도 예전과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불닭볶음면 2봉지, 깨소금, 참기름, 김 1봉지, 거기에 할라피뇨 스트렝스 치즈 2+1개를 준비합니다.
그리고 이번 레시피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 다름 아닌...
이 녀석입죠. 캡사이신 소스...
예전에 쓰고 남은 게 아직 있더군요.
전에 만들었던 염라면 改에선 양 조절에 실패해(정확히는 속았지만요),
인간이 먹을 수 없는 무기를 만들었지만(정확히는 소화할 수 없는) 인간은 실패하면서 배우는 생물 아니겠습니까.
적절한 캡사이신 소스는 강력한 매운맛으로 혀의 자극을 강화해주며, 자기 입맛에 맞는 음식으로 변신시켜주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하나 더...
할머니께서 손수 만드신 할머니표 고추장을 준비합니다.
집에 할머니표 고추장이 없으신 분은 자매품인 태OO 고추장 등 가게에서 팔고 있는 고추장을 준비하셔도 괜찮습니다.
그럼 준비를 시작합시다.
기본 중의 기본, 물 끓이기입니다. 적절한 냄비를 준비해 물을 끓여줍시다.
그리고 물이 끓기 전에 한 가지 준비를 끝내놓도록 합시다.
바로 소스입니다. 기존의 불닭소스만으로도 충분히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만,
조금 더 자극적이고 감칠맛 나는 맛을 원하시는 분께선 소스 개량도 한 번 시도해보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붉닭소스x2를 접시에 붓습니다.
그리고 이 십ㅈ... 어흠, 캡사이신 소스의 봉인을 풀어주신 다음에
1티스푼만큼 부어줍니다.
사실 아빠숟가락 1스푼으로 도전하고 싶었지만 또 그 꼴을 낼 걸 생각하니 제 위장한테 너무 미안해지더군요.
적당히 합시다, 적당히.
그리고 거기에,
할머니표 고추장을 넣어줍시다.
물론 여기에 모범적인 분량은 없습니다, 기호에 따라 넣어줍시다.
저는 간을 좀 쎄게 하는 편이라 한 숟갈 가득 퍼봤습니다.
이제 이걸 넣고.....
..... 음, 안 떨어지네요.
흠, 한 반 정도 떨어진 것 같군요. 귀찮으니 저 정도만 섞도록 합시다.
이제 고추장과 소스가 잘 섞이도록 정성들여 저어줍시다.
고추장과 소스의 빛깔이 섞여 구분이 안 될 즈음에 멈춰주시면 적절하겠습니다.
꽤 괜찮은 빛깔이군요.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기대됩니다.
소스를 다 만들 즈음이면 물이 끓고 있을 겁니다.
여기서 한 가지 깨알 팁을 가르쳐드리자면, 끓고 있는 물에 저렇게 면 2개를 넣을 경우 면 하나만 잠기고 다른 면 하나가 안 잠기는
상황을 여럿 보셨을 겁니다. 그럴 경우엔, 잠긴 면을 15초 정도 놔두신 다음에 바깥에 나온 면을 잠긴 면 밑으로 넣어주시면 됩니다.
조금이나마 골고루 익히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뚜껑을 닫은 다음에 센불 4분, 그리고 불을 끈 다음에 1분 정도 뜸을 들여주세요.
볶음류는 면을 어느 정도 풀어줘야 쫀득하고 맛있으니까요.
그리고 준비한 냄비에 면과 소스를 넣어 볶아주시면 됩니다.
.........???
... 이 빛깔... 이 향... 이 모습을 보아하니.....
이건 어제 먹다남은 할머니표 김치두루치기로군요. 냄비에 남아있었습니다.
볶음류면의 장점 중 하나로서 꼽을 수 있는것이, 이렇게 남은 반찬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죠.
사양은 필요없습니다. 재료로 써줍시다.
아까 만든 소스를 바닥까지 긁어서 싹싹 넣어줍시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볶아주시면 되겠습니다.
국물이 면에 베어들었다 싶으면 일단 불을 꺼주세요.
아까 준비한 깨소금과 참기름, 그리고 김을 넣어줍시다.
김은 가위로 카와이하게 별모양으로1자로 잘라주시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그리고 중불에서 살짝 볶아줍니다. 타지 않게 살짝만 볶아주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아까 준비한 스트렝스 치즈를 꺼낼 때가 왔습니다.
불닭이라는 테마에 맞게 할라피뇨 스트렝스로 준비해주시는 것 또한 포인트입니다.
그리고 도마 위에 가지런히 정돈해놓으신 다음, 세로로 썰어주시면 되겠습니다.
손으로 찢어서 올리는 것도 괜찮지만, 이렇게 썰어서 올리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보니 한 입 거리로 딱 좋군요. 중간에 하나 집어먹을걸....
그리고 썬 치즈는 불닭 위에 예쁘게 올려줍니다.
다음은, 뚜껑을 닫은 후에 약불(진짜 약하게!)에서 2분~2분 30초 정도 기다려주세요.
어디까지나 치즈를 녹이기 위한 작업이기 때문에 면을 태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치즈를 다 녹인 모습입니다, 치즈성애자인 저로서는 사진만 봐도 밥 3끼는 먹을 수 있을 것 같군요...
마지막으로 후레이크를 뿌려주시면 요리는 완성입니다.
자, 이제 시식을 시작해보겠습니다.
어쿠야, 사진이 좀 흔들렸네요.....
마실걸론 근처 가게에서 웰치스를 마련했습니다. 개인적으론 딸기맛보단 청포도나 포도맛이 좋은데 딸기맛만 이벤ㅌ...
.... 어흠, 시식해보도록 하죠.
일단 먹기전에 한 젓가락 찍어봤습니다.
치즈 때문에 무게가 있어서 손가락에 힘이 좀 많이 들더군요....
면 사이로 박혀있는 치즈가 한층 더 식욕을 돋구게 합니다.
한 입 먹어보죠.
.......
............
........ 음, ... 이 맛은.........!!!
美 味
(매우 뛰어난 맛)
그냥 불닭에선 매운 맛 이외의 맛은 거의 느낄 수 없었는데, 이 맛은 아주 괜찮습니다.
소스에 섞인 고추장과 두루치기의 양념이 감칠맛과 짠 맛, 단 맛을 입 안에 감돌게 합니다.
그 뒤에 혀를 자극하는 캡사이신의 강렬한 매운맛. 그냥 먹는 것보다 훨씬 좋습니다....!
마치 붉은 색의 스펙트럼이 입 안에서 펼쳐지는 것 같습니다, 최고에요!
거기다가 입 안 가득 면과 함께 씹히는 치즈가 고소하게 혀와 코를 자극하며 입맛을 감돌게 합니다.
지금이라면 아웃벡도 부럽지 않다고 당당하게 자부할 수 있습니다!
고기까지 얹어서 한 입 가득 입으로.
탱글탱글 씹히는 살코기와 치즈, 거기에 스펙트럼처럼 변하는 짠맛, 단맛, 매운맛이 곁들어지니 환상이 따로 없습니다.
맛있습니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그냥 맛있습니다.
한입 한입 양이 줄어들 때마다 아쉬움이 커집니다.
하지만 맛있기에 계속해서 입으로 가져가게 되는 마술...
면을 다 먹고 난 후의 아쉬움은 밥으로 해결.
남은 양념에 밥 비벼먹는 것도 볶음면의 묘미 아니겠습니까.
결론:
두루치기와 불닭은 꽤 괜찮은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무엇도 부럽지 않은 보람찬 저녁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이번 요리는 괭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네.
다음엔 또 어떤 불닭을 만들어볼까 기대되는 작성자입니다.
P.S. 할머니 손맛 짱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