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오유를 처음 접하게 된 건 <기둥 뒤에 공간 있어요> 사건 때였어요.
그 때 징어 여러분들의 재미있는 댓글과 쓸고퀄 그래픽 덕분에 배를 잡고 웃었던 기억이 나요.
그 후로 계속 눈팅만 하다가 2013년에 가입을 하고 저도 오징어가 되었죠.
다른 커뮤니티는 가입 해 놓고 눈팅만 주로 하는 편인데 오유에서는 글도 여러 번 썼고
댓글도 많이 달고 놀았어요.
여기는 나눔도 많이들 하시고 어려운 분들 발 벗고 도와 주시고 마음이 힘든 분들께 따뜻한 위로가 되는 곳이었죠.
그리고 여러 가지 힘든 사건들을 실시간으로 목격 하기도 했었구요.
그러다 작년 여름에 악성 빈혈과 여러 질병으로 사망 직전까지 갔었어요.
봄부터 상태가 조금씩 안 좋았었는데 일에 치여서 방치 하는 바람에 병이 커졌죠.
그 후로 입원-퇴원-응급실-입원-수술-퇴원-응급실-입원 등을 반복 하며
10개월 동안 아무 것도 못했어요.
할 수 있는 거라곤 그저 멍하니 텔레비전 보는 거랑 자는 거였어요.
그렇게 긴 인내의 시간이 지났고 기다리던 봄이 저한테 찾아 왔어요.
몸은 자유로이 움직일 만큼 회복이 되었고 다시 사람 같은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지요.
부모님의 걱정과 보살핌, 병원 간호사 샘들의 헌신과 노력, 친구들의 격려
그리고 오유징어 여러분들의 많은 이야기들이 제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제가 그 때 운명을 달리 했었다면 오늘의 이 소소한 기쁨마저 누리지 못했겠지요.
살아 있음에 감사 하고 또 다른 1000회를 향해서 나아갈 수 있음에 감사 합니다.
다른 분들은 별 거 아니라고 생각 하시겠지만 제게는 의미 있는 1000회인지라
그 기념으로 이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