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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_13423
    작성자 : 1211001
    추천 : 3
    조회수 : 637
    IP : 220.67.***.15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6/10/19 10:35:21
    http://todayhumor.com/?love_13423 모바일
    이별 했습니다.
    이별을 했습니다.

    반 년이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정말 많이 좋아했습니다.
    그 대부분의 시간을 싸우고, 우린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지내면서도 용케 이만큼이나 만남을 유지했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좋아했습니다.
    상대방은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 불안했던 나날들이었는데 지금와 생각해보니 그도 나를 좋아하지 않았다면 길다면 긴 이 시간을 만나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오늘 아침 지하철역까지 가는 출근길에 늘어선 카페, 식당들 모두가 그와 함께 갔던 곳이었고 함께 걸었던 길이었습니다.
    헤어지는 것이 서로에게 좋을 거라는 걸 이미 예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는데도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서로의 삶도, 연애방식도 너무 달라서 마지막까지 우리는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헤어졌습니다. 
    한번만 더 시간을 갖고 이해해보자 매달려도 봤지만 결국엔 저도 그만하자는 그 말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나는 기간동안 그렇게 듣고 싶었던 나를 좋아한다는 그 말을, 너무 싫었지만 좋아하니까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참았다,라는 말로야 들었습니다. 
    헤어지는 그 순간에도 그가 나를 좋아했다는 사실이 위로가되는 걸 느끼며 웃음이 나왔습니다.

    넌 날 만나는 동안 안 힘들었냐는 질문에 나도 힘들었다고 대답하면서도 헤어지지 말자고 잡는 내가 바보같았고, 그간 서로를 너무 힘들게만 했던 그 연애를 다시 한 번 반복하자고 말하는 내가 이기적이라는 걸 알면서도 매달렸습니다. 
    어떻게든 잡고 싶었습니다. 
    늘 보고싶고, 손잡고 싶고, 키스하고 싶고, 같이 자고 싶은 사람은 여전히 이 사람 뿐이라 힘들더라도, 다시 한 번 노력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알고 있었습니다.
    내가 아무리 노력한다 한들, 그가 다시 노력을 한다 한들 우리가 함께 행복해지기는 너무 힘든 일이라는 걸.
    너무나 냉정한 마지막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고맙습니다. 
    그렇게 냉정하게 끊어주지 않았다면 힘들게 서로에게 지쳐가고, 마지막엔 서로를 미워하며 끝나버렸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그래도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아파도 좋고, 내가 나를 포기해버려도 좋으니 그냥 다시 내 옆에서 손을 잡아주면 좋겠다는 생각 뿐입니다. 

    예전에 남자들은 헤어짐의 이유가 서로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여자들은 헤어지고나면 자기가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우리의 이별은 누군가의 일방적인 잘못이 아닌 그저 서로 너무 맞지 않는 사람들이 만났을 뿐이라는 걸 알면서도, 왜 나는 좀 더 참지 못했는가에 대해 자책하게 됩니다.

    미운 마음이 생기다가도, 보고 싶고, 그러다가 또 화가 나고, 잘됐다고 마음을 다져보다가도 울고만 싶어지고. 
    적지 않은 나이에 내가 내 감정을 이렇게도 컨트롤하지 못한는 다는 사실에 무력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젠 그 흔한 카톡 한 줄 보낼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는 게 참 슬픕니다. 

    시간이 어서 흘러 이 감정에 무뎌지기만을 기다립니다. 

    정말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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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0/19 10:47:36  223.62.***.81  데시그너  176205
    [2] 2016/10/19 11:51:36  121.165.***.228  미라클량  723797
    [3] 2016/10/21 01:45:24  1.231.***.243  Lkans  30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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