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가 두 딸내미 데리고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교회 여름성경학교엘 갔다...
난 이번주 휴가...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본의아니게 나에게 진정한 휴가가...
3일 동안 먹고 마시고 월드오브탱크 하고 영화보고...초롱이 한테 가끔 물떠주고 밥주고...
천국이 따로 없었지...콜라도 맘대로 얼음 띄워 마시고...마누라가 질색할 냉동 피자 잔뜩 먹고 ㅋㅋㅋ
그런데...
마누라가 가면서 해달라고 한것.....난 흔쾌히 하겠다고 다짐했고...
1. 집 빨래 및 빨래 개서 옷장에 넣기...
2. 집안 청소...
3. 특히 애들방 정리
4. *** 반드시 내방 서재 깔끔하게 정리할 것*** 6개월 숙원사업...
이상이었다...
당연히...마누라 떠난 첫날은 "흠...뭐 화요일에 다 하면 되지"
화요일엔 새벽까지 영화보고 게임하고 느지막히 오후 2시에 기상..."에이 이왕 늦은거...수요일 저녁에 오니 수요일 오전에 하고 오늘도 놀자"
수요일날도...당연히 오후 1시 기상...."아 시바....일단 밥은 먹고...", "화장실은 가야 겠지?" , "친구녀석과 통화"
꾸물럭 꾸물럭..."너무 더우니까 일단 소파에서 좀 쉬자" ...
방금 깼다...시간은 4시 30분....마누라 도착 예정시간 8시....
아...갑자기 머리가...머리가 아파진다...
일단... 내가 고2때 나온 이승철 2집 카세트 테이프를 플레이해 크게 틀자...
그다음 미션 1...확인....다행히 화요일 세탁기 돌려 널어놓은 빨래는 다 잘 말랐다...그런데...누구 빨래인지...구분이 솔직히 잘 안간다...
이제 막 크기 시작하는 중1 큰딸과 초4 둘째 딸....그리고 체격이 작은 마누라...옷이 내눈엔 비슷비슷한거 같다 --; 젠장...빨리 개서 각자 옷서랍에
넣어야 겠다.
미션2...집안청소...이거야 청소기 돌리면 되는거니까 걱정 없는데...
딸들 방에 가본다...
오마이갓....이것이 진정 여자아이들의 방이란 말인가? 누굴 닮아 이렇게 지저분한 것일까?
누구긴 누구야...바로 나지....6개월 이상 이상태로 방치된 내방 서재...마누라의 스트레스 주원인....초롱이 방이자 내방 서재의 현재 주소다...
여길 치워야 하는데....
짐들이 만만치 않다....카오스의 세계다...이 짐들을 어디다 버린단 말인가?
둘째딸 공부방으로 만든다고 책상위도 다 치우란다....이거....갑자기 울고 싶어진다....
이 수많은 짐들을 태반은 버리거나 안보이는곳에 짱박아야 할 운명인데...과연 미션 클리어 가능할까?
내 등짝은 살아 남을수 있을것인가?
아...시발...
나도 몰라 배째...
그냥 옛날 처럼 소파에 누워 초롱이랑 놀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