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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oju_13408
    작성자 : 달달무
    추천 : 3
    조회수 : 717
    IP : 211.58.***.74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2/11/23 00:05:41
    http://todayhumor.com/?soju_13408 모바일
    그랴 나 술한잔 했다

    대학원 떨어졌다

     

    불합격이라는 글자

    이제 봐도 그렇게까지 슬프지도 않더라.

    그래도, 불합격이라는 글자는,

    몇번을 봐도 완전히 적응은 안되더라.

    볼때마다 그 아릿한 기분은 미치겠더라.

    눈시울도 붉어지더라.

     

    불합격.

    그 글자 보기가 지겨워서, 넌덜머리나서, 이젠 다른 도전도 하기가 두려워지더라.

    아는데, 칠전팔기, 나도 아는데, 사람마음이 그게 안되더라. 질린다 불합격 시발

     

    나 살면서 '합격' 이라는 글자 몇 번 못봤다. 그래.

    대학 입학 할 때 '합격'이라는 글자는 하나도 안 기뻤다.

    완전 하향지원이었거든.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면 살면서

    내가 원하는 것 가지고 '합격'이라는 글자를 받아본적.

    없다고 해도 상관없다.

    1차 합격까지는 몇번 해봤지.

    근데 1차 합격하면 뭐하냐 그것도 결국 불합격이나 다름없지.

    이럴거면 ㅅㅂ 왜 1차에 합격주면서 사람 간보냐. 왜 설레게하냐.

     

    대학 졸업 시즌인데 뭐하고 있나 모르겠다.

    나 평소에 욕 입에 올리지도 않고, 인터넷에 글쓸때도 욕은 안하려고 하지만 오늘은 좀 할란다.

    씨발.

    이 씨발.

     

     

    고등학교 졸업도 떳떳하게 못하고.

    대학교 졸업은 또 어떻게 하려고 이러나.

    대학원 합격 못했으니

    졸업은 일단 미뤄야겠는데.

     

    대학원도 가고 싶어서 가려던건지

    부모님이 원해서 가려던건지 그것도 헷갈리고

    술 들어갔더니

    설명도 길게 하기도 귀찮다.

     

    다들 살면서 실패해본 적 있는 사람이면,

    진짜 꿈이 뭔지 헤매본 적 있는 사람이면

    내가 길게 설명 안해도 무슨 뜻인지 알잖아.

     

     

     

    나 지금 많이 힘들다고.

    힘들어요. 힘들어. 힘들어요.

     

     

     

    힘든 것 조차 사치라서

    맘껏 힘들어하지 못해서 힘들어요.

     

     

     

    그래. 그냥 닥치고 열심히 하면 되는거 나도 아는데.

    그냥 결국은

    더 열심히 안한 내 탓인거 나도 아는데.

     

     

    미치겠다.

     

     

     

    어른들 다들 이런 마음이었구나.

    우리 엄마아빠 진짜 대단한 사람들이었구나.

    세상 진짜 맘대로 안 풀리는구나.

     

     

     

    대학 처음 입학할때까지만해도

    내가 세상 얼마나 우습게 봤던건지 이제야 알겠다.

     

     

    세상

    진짜

    뭐 하나 맘대로 하기 힘들구나.

     

     

     

    남의 시선은 또 어떻고.

     

     

     

    아등바등 그렇게 다들.

    한때의 커다란 꿈이. 그 꿈보다 훨씬더 큰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을때

    현실조차 모르고 나댔던 자기자신의 한심함을

    그 어디에도 토로하지 못하게 됐을때

    그떄 술을 마시는 거였구나.

     

     

    그래

    스물 셋 먹고

    하고싶다, 하고싶다 입으로만 나불나불대던 일들 중에

    돈이 있어야 할 수있는건 뭐하나 못해본 거나 다름없고.

     

    그 돈을 벌려면 꿈에서 멀어져야 하고.

     

     

     

    어렵구나.

     

     

     

    얼마전 읽은 시크릿이라는 책이 그러더라

    '인생 쉽다'라고 생각하래. 그러면 진짜 쉬워진대.

    근데 어떡하냐

    나 진짜 '쉽다'라고 생각하다가도 하루에도 수천번 '어렵다'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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