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로 저는 무교 입니다.
종교에 대한 비판의 글이 아닌 제가 겪은 일화와 제가 만난 교회 일부에 대한 글 입니다.
저희집은 천주교 집안입니다.
뭐 따지고 보면 엄마 아빠는 세례명까지 받으셨으나 현재는 성당에 나가시지는 않습니다.
저희 오빠는 모태신앙으로 갓난 아기일때 세례를 받고 세례명도 받았으나 현재 성당에 나가지는 않습니다.
저는 어릴적 엄마 따라서 성당에 가본적은 있습니다만.
요구르트 받아먹은 기억 밖에 없습니다.
세례도 받지 않았습니다.
천장이 아주 높았고 엄숙한 분위기속 편안함은 기억이 납니다.
서론이 쓸데 없이 길었네요 본론으로 들어 가겠습니다.
저는 교회를 처음 접하게 된게 중학생 1학년때 입니다.
다른구에 살다가 전학을 왔는데 기껏 친해진 초등학교 친구들과 중학교 배정에서 떨어지게 되었어요.
제가 다닌 초등학교에서 제가 배정받은 중학교에 간 학생수가 극히 적었던게 이유인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친구를 다시 어떻게 사귈까 고민하며 지냈고 몇명과 친하게 지내며 학교를 다니고 있었어요.
첫 여름 방학때 쯤.
저희 아빠 사무실에 일하시던 경리아주머니께서 저희 중학교 바로 옆 교회 집사님 이었어요.
저희 아빠에게 여름방학 캠프가 있다. 오징오징거의 학교 애들도 많으니 친구 사귀기에는 좋을것 같다고 하며 캠프 참여를 권하셨어요.
저는 아빠 권유에 뭐 모르는 친구도 사귀고 다른 학교 친구도 사귈수 있으니 다녀오겠다고 순순히 응했어요.
당시 제 성격상 선뜻 응한거는 신기해요..
캠프 당일날 아빠께서 교회 앞까지 태워주시고 경리아줌마와 인사를 하고 대절한 고속버스에 탔어요.
그당시 저는 친구를 사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내적으로 어둠의 세계에 살고 있었기에 씨디플레이어를 켜고는 이어폰을 냅다 꽂고 서태지의 울트라맨이야를 빵빵하게 듣고 있었어요.
다행히도 또래의 친구들이 먼저 말을 건네왔고 가는동안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갔어요.
제 기억에는 수원 어딘가였고. 대학교 처럼 큰 건물들이 많은 곳이었어요.
저희는 기숙사에서 1박을 한다고 했고 가자마자 점심을 먹었어요. 친해진 친구들과 기숙사 방에서 웃고 떠들고 휴식 시간을 가졌구요.
그리고는 예배가 있다며 대강당으로 다 모였어요.
엄청 큰 강당에 사람들이 빼곡히 차있는 모습에 압도당함과 동시에 이 사람들은 또 다들 어디에서 온건가 하며 두리번 거리고 있었고 그러다 예배가 시작 되었어요.
무겁고. 지루하고. 제가 이해하기엔 어려웠던 말들이 스피커를 통해 들려 오고 있었고 저는 잠을 쫓으려 낙서도 끄적였다가 기지개도 켜봤다가 졸기도 하고를 반복했어요.
중간중간 찬송가도 부르는데 저는 노래를 몰라서 그냥 대충 성경책을 보고 따라 부르고 했어요.
그러다 참회의 시간? 정확한 말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무튼 마지막을 향한 시간 같았어요.
손을 모으고 자신이 잘못한 일. 용서를 구해야 하는 일을 떠올리며 용서를 구하고 기도를 하라고 하더군요.
다들 눈을감고 손을 모은 모습에 저도 따라 했었어요.
엄마 아빠 말을 잘 들을게요.
공부 열심히 할게요.
거짓말 하지 않을게요.
이런저런 뻔한 잘못들을 생각 하고 그냥 죄송합니다 하나님 하고나니 더이상의 제 잘못은 생각이 나지 않아 두 손은 모은채 그냥 다른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경리집사님이 제 어깨를 툭툭 치시더니 돌아 앉아보라 하더군요.
그리고는 제 손 위로 손을 포개어서 양손으로 깍지껴서 잡으시고는 심각하게 중얼중얼 하시더라구요.
내가 무슨 잘못을 한거지? 왜 나를 대신해서 이러는거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 경리집사님이 눈물까지 보이며 계속 기도를 하길래 놀란 마음에 손을빼고 다시 돌아 앉았어요.
뭔가 무서웠거든요.
근데 갑자기 중간중간에서 사람들이 하나 둘 씩 일어나더니 허공으로 손을 뻗고 이상한 소리를 외치며 울부짖고 그러다 몇몇은 주저앉아 통곡을하고..
어린 저에게는 멘붕 그자체였어요.
그런데 다른 친구들은 아무렇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몇몇은 '저기 저 분은 기도하다가 하느님과 대화? 를 열어서 방언도 터진 분이시래'하며 요상한 소리를 내는 남자분을 보고는 존경의 눈빛도 보내더군요.
정확한 대화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방언 단어는 기억이 나요.
저는 정말 그 곳을 벗어나고 싶었지만 그럴수가 없었어요..버스가 부산으로 와야 저도 올 수 있었으니까요.
그 시간 뒤의 시간들은 제가 무엇을 했고 어떻게 자고 왔는지는 이제 기억에 남아 있지는 않아요.
집에와서 아빠에게 이상한 교회인것 같다. 나에게 한 번만 더 캠프니 뭐니 가라고 하면 나 진짜 아빠 싫어할거다 말을 하고는 그 후로는 교회 근처에도 가지 않았어요.
훗날 친구들과 이야기중 제 경험을 이야기 해주니 그 교회가 이단이라고 하며 이상한 교회라고 알려준게 기억이 나요.
아직도 저는 교회다니는 분들에게는 약간의 편견이 남아 있기는 해요. 위의 경험이 먼저 생각이 나버리거든요.
어릴적 기억이 참 중요 하고. 어릴적 종교 교육이 중요한 것 같아요.
가끔 엄마께서는 저보고 성당 나가서 교리 공부를 해보라고도 하시지만 저는 무교인게 좋은것 같아요..
정말 힘든 일이 있을때는 하나님 부처님 다 부르며 기도 해보기도 했지만 결국 힘듦을 이겨내고 털어내는건 저 스스로 더라구요.
물론 힘들때의 안식처가 필요할 것 같다고는 생각을 해요.
휴 길이 길었는데..마무리가 어렵네요.
이런 저러한 이유로 종교를 선택하고. 종교를 가지지 않는 분들도 있을텐데 강요는 물론 안되겠지만 무턱대고 하는 권유도 누군가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는걸 그냥 말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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