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 알반이라고 적긴 했지만 카나, 아이르리스, 피네, 카오르는 못 적었습니다.
소재상 쪼오오오끔 수위가 있을까 말까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제목에 달아두긴 했지만 사실 그렇게 수위주의 붙일만한 정도는 아닐 수도 있고 좀 그래요. 싫으신 분은 스크롤을 조금만 내려서 디이부터 읽어주세요.
스크롤이 좀 있습니다. 캐릭터가 많아서요(..)
밀레시안이 눈새입니다.
의식의 흐름 약간 있습니다.
밀레시안의 성별은 밀레시안입니다. '그'라고 지칭한 이유는 한국어에는 중성의 인칭대명사가 없어서 그래요..
흰글씨가 왜!!!! 안써지죠!!!!!왜!!!!!!ㅜㅜㅠㅜㅜㅠ
======== 톨비쉬
"그래서, 제가 알터한테 강아지귀를 씌워주면서 '멍멍아 냐옹해봐' 했더니 알터가 울상이 되어서는 '이상해요 밀레시안님, 멍멍이는 멍멍하는데 왜 냐옹해야해요? 아니 그것보다 제가 왜 멍멍이예요?' 하더라니까요. 귀여워서 확 깨물어주려다 겨우 참았어요."
간만에 얼굴이나 볼까 싶어서 없는 시간 쪼개가며 찾아오니 밀레시안은 또 알터의 얘기를 하며 재잘거렸다. 재잘거릴 때 마다 오물거리는 입술은 통통하니 귀여웠지만, 저 입술에서 나오는 말은 하나도 귀엽지 않았다.
그는 오늘도 자신의 앞에서 다른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머리에 열이 확 오르는 기분이 들어, 톨비쉬는 입술을 한번 꾸욱 물었다 놓은 뒤 말했다.
"…더이상은 못참겠군요."
"…예?"
밀레시안은 눈을 깜박였다. 엇, 하는 사이에 세상이 빙글 뒤집혔다. 넘어지면서 뒷통수를 바닥에 박은 건지 눈앞에 별이 핑핑 떴다. 아득해지려는 정신을 애써 다잡고 보니, 꿀처럼 달콤한 황금빛 머리칼의 사내가 밀레시안의 시야를 반절가량 가리고 있었다. 하늘은 파랗고, 먹잇감을 앞에 둔 맹수처럼 안광을 발하는 사내의 눈도 파랬다.
"당신은 항상 알터, 알터. 알터 얘기만 하는군요. 당신 앞에 있는 나는 보이지도 않아, 그렇지?"
"아니 그게…"
솔직히 같이 시간을 보내는건 아발론 게이트에 상주중인 알터쪽이 더 길지, 어쩌다 한 번 찾아오는 톨비쉬는 같이 보낼 시간도 없었다. 사냥도, 스킬 수련도 싫어 대부분의 시간을 아발론에서 보냈으니, 톨비쉬가 무슨 일 없었냐고 물으면 자연스럽게 알터나 견습기사들의 얘기가 나왔을 뿐이다. 그리고 얘기를 그렇게 자주 한 것 같지도 않은데……아니다, 생각해보니 좀 하기는 했다. 하지만 로간 얘기도 하고, 카오르 얘기도 하고, 아이르리스 얘기도 하고, 슈안 얘기도 하고…아무튼 다른 사람 얘기도 많이 했는데. 억울함과 황당함에 밀레시안은 눈물을 찔끔 흘렸다. 톨비쉬를 올려다보자, 그는 웃으며 갑주를 풀고 있었다.
"저밖에 생각나지 않게 해드리죠, 밀레시안."
앞으로는 저만 보일겁니다. 낮게 잠긴 목소리는 소름이 끼칠 만큼 섹시해서, 밀레시안은 그만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꽃밭에서는 정신이 아득할 정도로 달콤한 꿀내음이 퍼지고 있었다.
========= 로간
"그래서 말이지, 알터가…"
신이 나서 조잘거리는 그의 입술은 통통하고 먹음직스러웠다. 새처럼 지저귀는 목소리는 어린아이의 모습에 어울릴 만큼 밝고 명랑했으나 그의 가슴을 찢어발기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만큼 잔인했다.
오늘도 그는 제 앞에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로간은 웃었다. 조장인 밀레시안이 자신을 연애대상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은 때때로 발밑이 움푹 꺼지는 것과 같은 충격이었으나, 때로는 아무렇지도 않기도 했다. 그것은 그가 무방비하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는 말과 다름없었으니까. 그렇기에 때때로 자신이 욕망에 찬 손길로 그를 붙잡아도 그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올려다 볼 뿐이었다.
그런 날은 죄책감에 사로잡혀 홀로 머리를 싸매다가, 죄악감과 배덕감이 가득한 행위로 자신을 달래는 것이었다. 그의 온기라고는 한올도 남아있지 않은 손에, 그의 온기가 남아있다 제 스스로에게 암시를 걸면서 입을 맞춘다. 사실은 그 무엇도 남아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 저 붉은 입술에 오르는 이가 다른이가 아닌 자신이라면 어떠하였을까. 입을 벌릴 때면 언뜻 보이는 붉은 혀가 자아내는 발음이 자신의 이름이었다면 어땠을까.
"…더라. 어때, 로간? 이정도면 답이 되었을까?"
어느샌가 대화가 끝나있었다.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 전혀 기억은 나지 않았다. 로간은 웃으며 말했다.
"하하하, 그걸 그런 농담으로 받아칠 줄이야… . 그 센스에는 역시 못 당하겠군요. 조장님, 연애라는 것은 항상 행복하기만 할까요? 조장님의 생각을 듣고싶습니다."
"응? 오늘은 어쩐일로 2연속 연애 얘기야? 좋아, 나는…"
아, 오늘 밤도 나의 마음은 당신의 말 한마디에 타올랐다 잿더미가 되어 흩어지겠지요. 로간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 디이
"…그래서, 내가 아이르리스한테 그 얘기를 했더니…"
"푸하하하하, 그만 그만! 배꼽 빠지겠어!"
디이는 정말 웃겨서 못 견디겠다는 양 제 배를 움켜쥐고 깔깔 웃었다. 웃고 있는 입과는 다르게 눈은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았지만, 밀레시안은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다. 저렇게 뿌듯해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면.
그런데 참 이상도 하지, 저 눈치없는 모습이 엄청 미운데도 귀여워 보였다.
디이는 허리를 펴고 제 골반에 손을 척 올렸다. 디이 그의 매력은 당당함과 솔직함에서 나온다. 비굴하고 애절하게 자신을 보아달라며 매달리는 것은 그의 취향이 아니었다. 지금은 조금이라도 더 매력을 어필해 밀레시안 스스로가 그에게 반하게 할 시점이었다.
"하하하, 그래. 너랑 얘기하는 거 정말 재밌더라. 그런데 말이야, 닭살돋는 얘기라면 미리 그만둬줘. 나 화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건 너때문이야, 밀레시안. 디이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입꼬리를 올렸다.
======= 엘시
"…그랬더니, 디이가 나더러 자기는 여태까지 연애를 해본 적이 없다면서 '어때? 나랑 그 연애라는 걸 해보는건?' 하는거야. 그래서 내가 어머, 좋아! 했더니 정색하면서 자기는 농담이었다고 하는 거 있지? 나도 농담이었는데 말이야."
엘시는 빙긋이 웃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할 때의 밀레시안은 언제나 생기있게 반짝거렸다. 그 겉멋만 든 허풍선이의 실체를, 솔직하지 못한 거짓말쟁이들의 실체를 모르기 때문에 하는 말이겠지. 그러나 밀레시안은 그것을 알았다고 해서 그 치들을 밀어낼 사람은 아니었다. 바보같을 정도로 착하고 순진해 빠진 사람.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엘시, 자신과 대화하고 있는 그를 보고 있노라면 저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왔다. 그녀가 속으로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재잘거리는 모습은 바보같아 보일 만큼 귀여웠으니까. 그녀는 지금도 밀레시안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는 하고싶지 않도록, 그녀의 이야기만을 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걱정말아요, 당신이 더이상 다른 사람을 눈에 담지 않도록 내가 지켜줄게요. 나의 조장님.
엘시는 손을 마주잡았다. 사랑을 꿈꾸는 소녀의 눈이라고 하기에는 무서울만큼 가라앉은 눈을 하고서.
========= 카즈윈
<SYSTEM: 카즈윈이 보이지 않는다. 찾으려면 카즈윈에 대한 기억이 담긴 매개체가 필요할 것 같다. 피네를 찾아가자.>
카즈윈 찾기의 악몽
======== 진짜 카즈윈편
"…그래서요, 톨비쉬가…"
밀레시안은 나무 등치에 앉은 채 꺄르륵 웃으며 재잘거렸다. 그는 지금 카즈윈에게 무릎베개를 해주고 있는 상태였다. 카즈윈에게 전해줄 것이 있어 사방 뛰어다니다가 까무룩 자다 깨보니 카즈윈이 제 무릎을 베고 드러누워버렸기 때문이다. 지금은 밀레 혼자 신이 나 깔깔거리고 있지만 시작은 분명 그랬다.
카즈윈은 밀레시안을 빤히 올려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시."
"…네?"
시? 이게 대체 무슨 말이야. 분명 뒤에 무슨 말이 있는게 분명한데, 카즈윈은 입을 닫고 예의 그 멍한 눈빛으로 밀레시안을 올려다 볼 뿐이었다.
"시, 가 대체 무슨뜻이예요? 네? 카즈윈?"
…솔직히 무슨 단어인지 짐작은 가는데 별로 맞추고 싶지는 않았다. 아니, 무엇보다도 정말 그 의미로 한 말이라면 굉장히 우울해질 것 같았다. 난 이렇게 무릎베개까지 해주고 있는데, 설마 아니겠지.
카즈윈은 밀레시안이 연신 묻는 것이 귀찮았는지 곤란하다는 표정을 잠시 지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끄러워."
"……."
======== 아벨린
"그래서 말이죠, 피네가…"
"밀레시안님."
"네?"
아벨린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여기서 이렇게 떠들면 보초에 방해됩니다. 한가하시면 다른데서 놀아주시죠."
"……."
============ 알터
"…그래서 카오르한테 '카오르, 그러니까 이거 쓰고 냐옹 한번만 해줘요.' 했더니 정색하면서 싫어하더라. …알터. 듣고있니?"
"네, 듣고 있어요…."
알터는 축 쳐진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있지도 않는 강아지귀가 축 쳐진 채 팔랑거리는 착각에, 밀레시안은 그 모습이 꼭 '비 맞은 강아지' 같다고 생각했다.
"…밀레시안님."
아차. 저도 모르는 사이에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있었나보다. 밀레는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슬그머니 손을 내렸다. 손가락 사이에는 착착 감기는 머리칼의 감촉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 같은 환촉이 느껴졌다.
"…미안, 나도 모르게…"
널 개 취급 하고 말았어. 밀레시안은 뒷말을 꾹 삼키며 웃어보였다. 삼켜진 말을 아는지 모르는지, 알터는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도리질치더니 밀레시안의 손을 잡았다. 손이 약간 잡아당겨지는가 싶더니만, 알터의 뺨에 닿았다. 알터는 제 손으로 밀레시안의 손을 잡아 제 뺨에 부비고 있었다.
"그런게 아니예요. 밀레시안님이 머리를 쓰다듬어주시는 건 좋아요. 하지만…."
알터는 잠시 말을 고르듯 눈을 감았다 떴다.
"밀레시안님은 왜 제 앞에서 다른 사람 얘기만 하세요?"
"응…?"
"저는 밀레시안님만 있으면 되는데, 밀레시안은 아닌건가요?"
속삭이듯 내뱉어진 말은 어딘지 모르게 열기를 띠고 있었다. 알터는 밀레시안의 손을 조금 더 끌어당기더니, 그 손바닥에 촉 입을 맞추며 밀레시안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
밀레시안의 앞에는 열기를 가득 담은 녹색 눈의 사내가 서있었다. 순진한 소년이 아니라.
(수위주의)
저는 낚시를 좋아합니다. 이거 주의사항에 넣으려 그랬는데 흰글씨가 안돼요 엉엉
"밀레시안님, 밀레시안님!"
알터가 종이를 들고오며 말했다.
"여기에 행복한 연애를 하는 밀레시안님과 저를 그려주세요!"
해괴한 요청이지만 거절하지는 않았다. 나는 그런 그림을 그려본 일이 도무지 없었기 때문에 내가 그릴줄 아는 그림 중에서 하나를 그려보았다. 졸라맨에 머리채만 씌운 그림이었다.그림을 받은 알터가 말했다.
"안돼요! 안돼요! 제가 언제 다른사람을 좋아하는 밀레시안님을 그려달랬어요? 이 그림에서 밀레시안님이 좋아하는건 제가 아니라 다른사람이잖아요! 전 밀레시안님과 행복한 연애를 하는 그림이 필요해요."
…그린 나도 모르는걸 네가 어떻게 아는건데. 이번에는 서로 마주보고 손을 잡은 졸라맨을 그려주었다. 이번에도 알터는 말했다.
"싫어요, 이 그림에서 밀레시안님은 하나도 행복해 보이지 않는걸요!"
…아니 그러니까 그린 사람도 모르는걸 네가 어떻게 아는거냐니까. 나는 다시 펜을 그려 네모난 상자를 그려주었다.
"자."
나는 말했다.
"이 상자 속에는 네가 그토록 바라던, 행복한 연애를 하는 너와 내가 있어. 심지어 말로는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강도 높은 애정행위도 하고 있지. "
그러니까 그거 받고 만족해. 밀레시안의 말에 알터는 울상을 지었다.
=========번외. 멀린
"그래서요, 카즈윈이…."
"…아이 씨, 너 진짜!"
멀린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밀레시안에게 삿대질을 했다.
"너! 대체 왜 내 앞에서 다른 사람 얘기만 하는건데!"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바락바락 소리치는 것이 꽤나 쌓인 게 많았던 모양이다. 밀레시안은 당황했다.
"그럼 멀린 앞에서는 멀린 얘기를 해야해요?"
"아니, 그런건 아니지만…! 내 말은 내가 앞에 있는데 왜 다른 놈들 얘기하면서 그렇게 웃냐고!"
"그럼 멀린 앞에 두고 본인 얘기 하면서 웃어야해요?"
"…아우 씨…!"
그게 아닌데! 멀린은 성이 나는 듯 제 머리를 붙잡고 이리저리 헝크러트렸다. 귀엽기는, 질투가 나면 질투가 난다고 솔직하게 말하면 되는 것을.
밀레시안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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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저는 분명히 주의사항에 모든 주의사항을 적었습니다. 하핳...는 흰글씨가 안되어서 낚시주의를 못넣었어요 시무룩
카오르랑 아이르리스, 카나도 적고싶었지만 아이르리스 카나는 조원이 아니라 반응을 잘 모르겠는데다가 카오르는...카오르는 상상이 안가더라구요. 절대 애정도가 떨어져서는 아닙니다. 주륵....
피네는...대사조차 가물가물.....피네 미아내....
멀린은 알반조는 아닌데 그냥 생각나서 넣어봤어요. 개인적으로 멀밀도 아주 좋아합니다.
뻘하지만 밀레시안이 톨비쉬한테는 여우귀 씌워주면서 "톨비쉬. 멍멍 짖어볼래요?" 했으면 좋겠어요. 멍멍이 알터는 냐옹하라고 시키고, 톨비쉬는 멍멍하라고 시키고....! 멍멍아 냐옹해봐! 냐옹아 멍멍해봐! 어라 근데 여우도 개과동물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