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밀레시안이 여자도 되었다 남자도 되었다 합니다. (BL, 노말 섞여있습니다.) 말도 안되는 이유로 알터를 괴롭히는 밀레시안 글이 쓰고싶었습니다. 다들 알터를 왼쪽으로 미시길래 오른쪽으로 밀어보고 싶었습니다. 어...쪼끔 수위 있...어요..?
자고 일어나보니 여자가 되어있었다. 물론 그것은 밀레시안에게 있어서는 색다를 것도 없는 일이다. 그는 그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남자가 될 수도, 여자가 될 수도 있는 존재였으니까. 다만 이번 일이 유독 특이성을 지니는 이유는, 그가 아직 환생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 그는 잠시 제 몸을 내려다보며 사색에 잠겼다. 환생이 가능하려면 아직도 하루하고도 3시간이 남아있었다. 그렇다고 그가 기억하지도 못 하는 사이에 환생물약을 마시고 환생을 한 것도 아니었다. 환생물약은 450만 골드였고, 그의 통장잔고는 24만 2천 861골드였으니까. 새 키트가 나왔다고 이것저것 새 의장을 사지른 결과였다.
그러니까 중요한건, 밀레시안의 성별이 급작스럽게 바뀔만한 이유가 전혀 없었는데 바뀌었다는 점이다.
이것 참 큰일인걸, 장비는 죄다 남성용인데. 밀레시안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옷을 갈아입었다. 그나마 지난번 베개싸움으로 얻은 여성용 의장이 있어 알몸으로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알몸으로 다니나 이 옷을 입나 무슨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미, 밀레시안님, 밀레시안님…? 그 모습은 대체…아니, 그리고 그 옷은 대체 뭐예요! 그렇게 입고다니시면 감기걸려요! 물론 전 너무너무 좋지만…! 아니, 이럴게 아니라 감기걸리기 전에 옷 벗으세요! 제가 갈아입을 옷을 가져올게요! …어라, 순서가 뭔가 잘못된 것 같은데…?" "…저기, 알터? 일단 좀 진정하지 그래. 그리고 난 밀레시안이라 감기같은건 안 걸려, 걱정마." 아마도. 밀레시안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머리칼을 매만졌다. 몇달 전 알터 머리채 하나 먹어보겠다고 열심히 키트를 깠더니 결국 건진 것은 이 의문소녀의 가발 하나뿐이었다. 그때 시무룩해져 있던 자신에게 알터가 제 머리를 들이밀며 '여기요, 밀레시안님! 밀레시안님이 써주신다면 제 머리채쯤은 얼마든지 드릴수 있어요! 머리칼은 또 나는걸요!' 했었지. 그게 너무 귀여워서, 뭐라고 해줬었더라. '나는 그거 팔아서 톨비쉬 가발을 사려고 했단말야.' 였나? 꽁해져서 한동안 말도 안 하는게 참 귀여웠는데.
가만히 머리칼만 만지작거리고 있으려니, 알터는 잠시 당황한 듯 허둥거리다가 밀레시안을 와락 끌어안았다. 잠시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니 저쪽에서 디이가 이쪽을 보며 눈을 비비고 있었다. 못볼 걸 봤다는, 경악에 찬 눈빛인데도 알터는 못마땅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 귀여워. 비실비실 웃음이 났다. 체격차이도 크지 않은데 어떻게든 가려보겠다고 꽉 끌어안은 팔도 귀엽고, 외형이 하나도 바뀌질 않았으니 남자가 여장을 한 듯 어색할텐데도 누가 보는게 아까워 저렇게 도끼눈을 뜨고 보는 것도 귀여웠다. 밀레시안은 알터의 목에 팔을 감으며 물었다. "알터, 알터는 다른사람이 나를 보는게 싫어?" "네, 싫어요, 밀레시안님이 너무 예뻐서 다른 사람들이 탐내면 어떻게 해요? 밀레시안님은 제껀데…." "그럼, 우리 다른사람들이 안 보는데에 잠시 숨어있을까?" 밀레시안은 으슥한 수풀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웃었다. 꿀꺽, 하고 알터가 생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알터와 노닥거리다보니 환생 가능한 시간이 되어있었다. 이제 남자로 돌아갈 수 있겠다. 남자로 돌아가면 제일 먼저 파트너가 준 엘리트 통행증을 들고 사냥이나 가야겠다. 그러다가 엘리트 던전이 재미없어지면 알터를 데리고 놀러가야지. 밀레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소울스트림으로 넘어갔다.
"…죄송해요, 밀레시안님. 아무래도 지금 환생은 무리이신 것 같네요." "어라, 왜요? 지금 환생한지 6일 2시간이나 지났는데?" "그게…축하드려요, 밀레시안님. 임신하셨어요." 2개월째예요. 나오의 말에 밀레시안은 그만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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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꿈을 꿨어." "…우우…." 알터는 억울했다. 새벽까지 훈련이라는 명목으로 이런저런 괴롭힘을 당하다가 겨우 풀려나서 한참 단잠을 자고 있었는데, 괴롭힌 장본인은 저를 억지로 깨우더니 영문모를 꿈얘기를 늘어놓았다. 물론 그 꿈대로 이루어지면 자신의 입장에선 정말 좋기야 하겠지만, 일단은 그전에 좀 자고싶었다. 제발. "밀레시안님, 저 진짜 너무 피곤해요. 팔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파요." 조금만 더 자게 해주세요, 찡찡. 잠기운에 울먹거리며 칭얼거리는 알터를 보던 밀레는 환하게 웃으며 알터의 위에 올라타 앉았다. "싫은데."
꿈에선 내가 임신했으니, 이번엔 네 차례지? 밀레가 속삭이듯 덧붙이는 말에 알터는 몸을 바르르 떨었다. 제 위에서 웃고있는 밀레시안은 분명 알터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인데, 왜 지금은 저 웃음이 악귀마냥 무서워 보이는지 모르겠다. 알터는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살려주세요…." "걱정마, 안죽어." 아마도. 밀레시안은 웃었다.
-------------- 뭐랄까...글 쓸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이정도는 수위가 괜찮은건지 아닌지 가늠하기가 힘든 것 같아요. 직접묘사는 빼박 검열삭제급이니 안 쓰고있지만, 간접묘사의 수위는 어느정도 선이 적정수준인지 잘 모르겠네요.
그냥 알터한테 행패부리는 밀레시안이 쓰고싶었어요(..) 시험기간이 되니 알터 울리고싶은 마음이 새록새록 샘솟.... +수위문제로 일단 수정하고, 이것도 좀 아니다 싶으면 글 내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