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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갤 눈팅만 몇달하다가 저도 출산후기를 한번 써봅니다!
저는 미국에서 대학원 다니고 있고요 예쁜 백일 된 딸이 있네요.
아직 살을 못 빼서 맞는 바지가 없으므로 ㅠㅠ 음슴체로!
규칙적이던 생리가 늦어져서 임신테스트기를 해보니 두줄!!!
한번 8주쯤 자연유산을 겪고 바로 다음달에 생긴 아이라 좋기도 했지만 걱정이 앞섰음.
그래서 신랑 제외한 다른 가족들에겐 알리지도 않고
첫 산부인과 검진도 일부러 11주쯤에 감… 콩닥콩닥 잘 뛰는 아기 심장을 보고 그제서야 좀 안심함.
6주쯤 시작된 입덧… 두둥
국시공부를 하던 때라 정말 공부도 안돼고 죽을 것 같았음.
읽어야 할 책, 풀어야 하는 문제들은 산더미인데 매일 침대에 누워 눈물 흘린 기억 밖에는 나지 않음 ㅠㅠ
그래도 다행히 심한 토덧은 아니어서 어찌어찌 먹고 지냄… 여름에 한창 철이던 복숭아만 주구장창 먹었던 기억이 남…
딱 시험볼 12주쯤에 입덧이 다행히 가라앉아서 시험도 어찌어찌 보고… 통과하고…
입덧이 끝나니 이 세상 모든 음식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토할 때 제일 끔찍했던 쌀국수, 라면, 만두를 제외하고는 정말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음.
정말 너무너무 신나게 매일 신랑이랑 아이스크림과 과자를 달고 살았음.
그러다 순식간에 10키로가 찜!!
산부인과 선생님한테 야단맞음!!
Anatomy scan (아기 장기를 초음파로 세세히 보는 검사) 에서 아기가 상위 2프로 정도로 크다는 진단 받음!!
임당검사 1차도 통과못함!!
그래서 식단조절 들어감… ㅠㅠ 칼로리 세고 탄수화물 양 제한해 가면서 우울하게 살음.
2차 임당은 다행히도 통과!!
의사쌤이 Anatomy scan에서 아기가 크니 30주쯤 다시 정밀 초음파 검사를 하라고 하셨으나 신랑이랑 상의 후 안하기로 결정.
초음파가 무해하다고 입증된 것도 아니고 내 배크기도 딱 주수에 맞게 커지고 있었고 신랑이나 나나 정상크기로 태어났기 때문에 우리 아기도 그닥 크지 않을 거란 믿음이 있었음.
12월 27일이 예정일이었는데 10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면접때문에 총 7번 비행기를 타고 싸돌아다님 ㅋㅋ
배불뚝이가 되어서 정장입고 힐 신고 면접을 보니 주목을 많이 받음 ㅋㅋ
아는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애 낳게 될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배도 안 땡기고 신나게 잘 보고 12월 중순부터 집에서 폭풍 출산준비함.
시부모님이 12월 24일부터 열흘간 계시기로 되어있어서 기왕이면 아기가 예정일 전에 나왔으면 함.
그러다 12월 25일 새벽에 이슬을 봄!
이슬도 봤겠다 빨리 나오라고 기도하면서 열심히 개구리 자세를 함. 배도 살살 아파오기 시작함. 그러다 밤 10시쯤 진통이 점점 세짐.
그래도 진짜 진통은 하늘이 노래져야 하는거란 소리를 들었기에 가진통인가 함.
그러다 11시 넘으니 진통이 2-3분 간격으로 옴. 그제서야 ‘아, 진짜 진통이구나’ 하는 생각에 병원으로 감.
병원에서 신랑이 차 주차하는 동안 나는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병원 길 안내해주는 아저씨가 진통하는 중에 자꾸 말을 걸어서 겉으로는 웃는데 속으로 무지 짜증났음 ㅋㅋ
산부인과 병동으로 가서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인턴이 첫 내진을 함. 5센티가 열렸다고 함!
그래서 입원을 하고 배에 내 진통측정기와 아기 심장박동수 체크하는 모니터를 달음.
아직 진통은 견딜만 했기에 신랑이랑 시시덕대고 있었음.
입원실 겸 분만실에서 있었기 때문에 일인실로 방이 화장실도 2개가 딸려있고 무지 컸음.
남편은 구경하면서 좋아라 사진 찍고 다님 ㅋㅋ
그러다 점점 진통이 세지더니 양수가 터짐. 인턴이 다시 체크하더니 7센티 열렸다고 함.
배가 짓눌리는 진통이 너무 견디기 힘들어 무통주사를 맞음. 그리고는 무통천국 ㅋㅋ
신랑이랑 한숨 자고 아침 6시쯤 간호사쌤이 들어와서 지금 힘준거냐 물음.
내 진통측정기 모니터에 내가 방금 살짝 힘을 줬다고… 나는 기억이 없는데? ;;
그러더니 담당쌤이 들어와서 내진을 하고는 양수가 하나 안터진게 남아있었다고 놀라워 함. 신기해 하면서 남편보고 보라고 해서 남편도 얼떨결에 봄 ㅋㅋ
그리고 그거 터뜨리고 곧 있다가 이제 거의 다 열렸으니 힘주는 연습을 해보자 함.
왼쪽다리는 남편이 잡고 오른쪽은 간호사쌤이 잡고 연습해봄.
입원했을때 간호사쌤이 똥누는;;; 느낌으로 힘을 줘야한다고 강조를 했기 때문에 열심히 항문에다 힘을 줌.
쌤이 너무 힘을 잘 준다고 칭찬하고 자기가 한시간 후에 퇴근인데 그 전에 아기 볼 수 있겠다 함.
무통때문에 전혀 고통은 없었고 항문에 압력이 느껴진다 할 때 열심히 힘을 줌.
그러다 이제 본격적으로 애를 낳는건지 인턴도 들어오고 침대도 변신함.
열심히 푸쉬를 하고 있는데 애가 머리가 큰건지 어쩐건지 좀처럼 빠져나오질 못함.
그러다가 애 심장박동재는 모니터가 아기 심장박동을 못 잡아냄.
담당쌤 얼굴이 심각해지더니 아기 두피에 꽂는 모니터를 설치함. 그래도 심장박동을 못 잡아냄.
간호사쌤 바로 전화해서 소아과팀 호출함. 순식간에 소아과팀 대여섯명이 들어오고 다른 간호사쌤도 들어오고 열명 정도가 우글우글댐.
나는 아기 잘못된거 아닌가 하고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함.
담당쌤이 아기 머리에 뚫어뻥처럼 대고 뽑아내는(?) 베큠을 설치하고는 내가 힘줄 때 바로 아기를 뽑아냄!
아기가 바로 내 가슴에 올려지는 순간 아기가 괜찮다는 안도감에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이 쏟아짐. 엉엉 울면서 간호사쌤이랑 의사쌤한테 고맙다는 말만 반복함.
다행히도 아기가 바로 울었고 몸 색도 분홍색이고 괜찮아보여서 소아과팀은 다시 우글우글 나감 ㅋㅋ
아기는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3.1kg 으로 딱 정상 체중으로 나옴.
신랑이 탯줄 자르기 전에 좀 기다리기를 원했기에 한 일분여간 기다리고 탯줄을 자르고…
담당쌤이랑 인턴이 후처리 하는 동안 아기를 안고 있는데 그렇게 예쁠수가 없음.
눈도 또록또록 맞추고 자그마한 손가락도 어찌나 그렇게 이쁜지.
그리고는 입원실로 옮겨서 아기랑 함께 있음. 오후에 시부모님들도 오셔서 아기 보시고.
그날 밤 아기가 엄청 울어대는 통에 신랑이랑 잠을 잘 못자서 사진보면 아주 엉망임 ㅋㅋ
처음 입원할 때 모유수유를 원한다고 했더니 정말 아기를 분유를 전혀 안 줌.
아기가 첫날에는 모유가 두어방울 밖에 안 필요하다면서 그냥 계속 물리라고 함.
퇴원전에 lactation consultant (모유수유 교육 전문으로 하시는 분)에게 교육받고 간호사쌤들에게 너무 감사해서 카드랑 선물도 돌리고 27일날 퇴원해서 집으로 옴.
그리고는 시작된 두통…
정말 엄청난 두통이었음.
누웠을 때는 말짱해 지고 앉거나 서면 머리가 깨질듯한게 무통 맞을 때 내가 진통때문에 움직여서 지금 척수액이 새어나가는 것 때문에 그렇구나 싶었음.
한 2주쯤 기다리면 저절로 나아질텐데 싶었지만 도저히 못 기다릴 고통이었음.
매번 모유수유할때마다 앉아야 하니까 신랑에게 짜증만 내고…
결국 며칠 후 다시 병원에 가서 blood tap이라고 내 피를 뽑아 척수에 넣는걸 하니 단번에 괜찮아짐.
그러고는 뭐 알다시피 모유수유때문에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해지는 시기를 견디고
직수 하기 때문에 잠을 못자서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되는 시기를 견디고…
이제 곧 100일이 됨!
순둥이 딸램이라 저녁 7시면 꼬박꼬박 자주고 깨서도 방긋방긋 웃는 녀석이 너무 예뻐서 미칠 것 같음 ㅋㅋ 그리고 아주 가끔씩 짜증 부릴 때도 미칠 것 같음 ㅋㅋ
우리 모두 육아 화이팅요! 임신하신 분들도 순산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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