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한지가 어느덧 3년차인데 아직 그때일은 생생하네요...
이일은 저와 제후임이 직접겪은 일입니다
그때가 03년말이었는지 04년초였는지 제가 상병달고 갓 꺽였을..추운 겨울이었습니다
후임과 새벽 02~03:30 근무(평상시엔 2시간 근무인데 날이 춥다고 1시간30분 근무를 세우라고 위에서 전달사항이 떨어졌습니다.)를 마치고 복귀했습니다
출출해서 낮에 짱박아둔 컵라면을 꺼내서 부사수놈하고 먹고 환복하고 자려는데 이녀석이 저한테 조용히 와서 "이oo상병님 여자친구한테 전화한통화 좀 하고와도 되겠습니까?"
원칙대로면 안되는 일이지만 그때 이녀석 애인과 분위기도 별로 안좋았을때였습니다
헌데 그날 당직사령이 갓임관한 쏘위라 한참 눈에 불을켜고 본보기 하나 잡으려고 할때였습니다
"그래 그럼 지통실앞에있는 콜렉트콜 전화기 쓰지말고 공중전화써라"
공중전화기와 지통실사이엔 거리도 좀있었고 이놈도 눈치가 있는놈이라 알겠다고 대답하고 나갔습니다
그렇게 한 7~8분쯤 지났을려나...잠이 안와서 뒤척거리다 담배나 한대피려고 나왔습니다
밖에서 피기엔춥고 그나마 바람이라도 막아주는 휴게실가서 피고와야겠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걸어가는길이었습니다
휴게실앞에 공중전화기가 있었는데 이놈이 수화기를 붙잡고 멍하니 서있는겁니다
몇일간 이놈 애인과 분위기도 그렇고 안좋은가보네...하면서 그래도 고참이니 담배한대 같이피며 위로라도 해줄겸 이놈에게 걸어갔습니다
"야 괜찮냐?" "..."대답이 없습니다
'이시끼가 고참이 말하는데 쌩까나-_-'생각하며 "야 왜그래?괜찮은거야?" "..."역시나 대답이 없습니다
슬슬 열이 받습니다 평상시엔 빠릿빠릿해서 고참들한테 사랑받는 놈인데 이런식으로 사랑에 보답을하나 이런생각이 들더군요
"야 말씹냐?"툭툭 치며 말을걸었습니다
그제서야 "이..이병xxx.아..아닙니다" 제가 부른걸 그때서야 들었는지 놀라서 얼굴이 시퍼렇게 질렸더군요 "왜그래?여자친구랑 안좋은 일있어?" "아닙니다" "괜찮아?들어가서 담배나 한대 피면서 얘기하자"
휴게실로 들어가서 담배한대주며 "무슨일이야?싸웠어?" "아닙니다..그게 아니고.."말끝을 흐리면서 말하는게 분명 뭔가 있는듯했습니다
"그럼 뭐야?왜 그러는데?"
"그게 아니고...제가 전화하려고 동전을 넣는데...수화기 들면 안내 멘트 나오잖습니까 '주화 또는 카드를 넣어주십시오'라고...근데 제가 동전을 집어넣는데 그 안내멘트 목소리가 동전 하나떨어질때 마다 '하나'하는 겁니다 이상해서 수화기 내려놨다가 다시 들고 또 동전을 넣는데 또'하나' 하는겁니다 잘못들었나 싶기도 하고해서 동전을 하나 더넣었는데 '둘'이라는겁니다 섬뜩해서 끊고 들어갈까 하다가 설마설마 하면서 하나 더넣었더니'셋'이라는 겁니다 그때부터 이oo상병님이 저 부르실때까지 얼어서 계속 수화기 붙잡고 있었던 겁니다"
오싹하더군요 담배한대 피우고 휴게실 밖으로 나왔는데 휴게실앞에 있는 공중전화를 보니 정말 등에서 식은땀이 납니다
저 전역할때까지 공중전화는 의식적으로 피하게 되더군요;;;물론 사회나와서도 공중전화는 써본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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