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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3336
    작성자 : 너무아파요Ω
    추천 : 14
    조회수 : 647
    IP : 210.95.***.43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07/07/20 15:35:40
    http://todayhumor.com/?gomin_13336 모바일
    내 심장에 대못이 박혔습니다.
    2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한사람을 너무나 사랑했습니다.
    그 사람을 내 안에 두고 있느라 다른 일을 제대로 할수 없을 정도로, 그 사람을 사랑했습니다.
    사랑..너무 흔한 말이지만... 아끼고 아껴서 오직 그 사람에게만 썼던 말입니다.

    그녀와 저의 나이 차는 여섯살.
    게다가 무뚝뚝하고 참 표현 않는 소심한 저와, 활달하고 애교 많은 그녀...
    술 담배도 못하고 잘 놀줄도 모르는 저와... 술과 시끄럽게 노는 걸 좋아했던 그녀..
    그녀 입장에서는 제가 너무 보수적이고 답답해서 힘들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온 정성을 다해 그녀를 소중히 여겼습니다.
    제가 1년 반전부터는 일 때문에 그녀와 멀리 떨어진 곳에 와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주에 두세번은 차를 달려 그녀에게 가서 얼굴을 보고 왔습니다. 심지어 그녀가 퇴근할 때 그녀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바래다주기 위해, 또 그녀 친구들과의 약속 장소에 태워다주기 위해... 그 10분, 20분을 보기 위해 평상시 아파도 쓰지 않는 조퇴를 내고는 한번도 군말 없이 왕복 네시간의 고속도로를 달렸습니다.
    아직 넉넉한 수입은 아니지만, 맛있는 것을 먹여주기 위해 애썼고, 좋은 것들 사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녀가 원하는 물건이 있으면 밥을 굶어서라도 사주었습니다. 무뚝뚝한 저였지만 그 많은 기념일들 정말 열심히 챙겼습니다.
    그녀에게 한번도 화 내본적 없고, 한번도 험한 말 한 적도 없었습니다. 작은 거짓말도 한적 없었습니다.
    아무리 작은 약속이라도 목숨이 걸린 맹세처럼 지켜주었습니다.
    비록 사랑한다는 말은 거의 해준적 없지만, 행동으로 보여주고 느껴주길 바랬습니다.

    사전에 이야기도 없이 친구들과 외박할 때도, 나와의 약속을 깨고는 거짓말을 하다 걸린 일이 몇번이나 계속되어도, 갑자기 심란하다고 며칠씩 연락이 끊겨도, 집에 있다고 속이고는 외박한 것을 알았는데 그 이유를 사정이 있었다며 오히려 네가 내게 윽박지를 때조차... 아픈 마음 참고 참았습니다. 그래도 기뻤습니다. 그녀가 제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요.

    중간에 제가 답답하다며 모진 소리하고 2번이나 떠났던 그녀였지만, 매번 바로 며칠만에 잘못했다며 돌아왔기에... 전화문자로 짧게 작별을 이야기하고 3번째 떠날 때에도 당연히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올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아무 연락도 없고 핸드폰 번호도 바꾸었기에... 너무나 걱정되어 그녀를 찾아 나섰습니다. 직장 일이 끝나면 그녀를 보기 위해 몇시간씩 차를 달려 그녀의 집앞으로 몇번이나 갔었지요. 최소한 얼굴이라도 보고, 이유라도 듣고 이별을 해도 하리라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4일정도를 퇴근하자마자 달려가 그녀 집앞에서 날을 세우고 출근하는 것을 반복하다가 겨우 그녀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매몰차게 돌아서더군요. 아무 말도 없이. 그리고 문자를 주더군요. 주위에서 맴돌지 말아달라고...다른 사람이 생겼다고...
    비참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스토커 취급이나 받고 그렇게 돌아서는게.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일하다가 남자가 칠칠맞게 몇번이나 울음을 터뜨리고, 혼자있는 시간에는 가슴이 너무 아파 바닥에 손톱을 세우고 입술이 터지도록 깨물어야 했습니다. 밥을먹다가 게워내고 바닥에 쓰러져 가슴을 쮜어짜는 날들이 반복되었습니다.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잠들 수 없는 밤이 몇일이나 계속 되었습니다.
    그렇게 지옥같은 하루하루가 더해져 세달이 지났습니다. 제 마음이 걸레가 된 세달이었습니다.
    죽지 않은게 신기할 정도로 힘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원래 보통 몸매였는데 그사이 12kg가 빠졌더군요. 그것은 마음의 무게였을까요...3달이 지나서야 저는 사람들도 만날 수 있고, 가끔 웃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녀를 미워하진 않았습니다. 어린 그녀를 제가 너무 제 울타리 안에 두고 참견했던건 아닌지 후회가 되었지만, 그래도 진심으로 그녀의 행복을 빌어주었습니다.

    한달반전경... 그녀에게 버림 받고 100일이 지났을 무렵..그녀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너무 힘들다고..제게 돌아오고 싶다고...
    기뻤습니다. 제 안의 그녀의 자리는 그대로 비어 있었거든요. 제 마음이 다시 무너지는일이 생길까봐 무서웠지만.. 정말로 겁이 났지만... 그래도 그녀의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한마디 말에 쏟아지는 비속으로 차를 달려 그녀에게 갔습니다. 아마 운전하고 그렇게 과속을 했던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녀는 많이 변해 있었습니다.
    이전엔 필줄 몰랐던 담배도 피고, 화장도 짙어지고, 머리 모양도 많이 바뀌고... 경제적으로나 집안 사정상으로도 그녀의 상태는 좋지 않았습니다. 
    우선 필요하단 돈도 해주고, 여러가지 도움도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다시 절 찾은 그날부터 어제까지 부르면 언제나 달려갔습니다. 제가 찾아가는 게 불편하다고 해서 그녀가 부를 때만 다른일 다 미루어두고 바로 달려갔습니다. 그녀의 휴대폰이 꺼있는 시간이 많았지만 배터리에 문제가 있어서 그렇다는 이야기 믿었습니다. 아니 믿으려 했습니다.
    그녀의 귀가 시간에 앞서 그녀 집앞에서 내내 기다리고 있는데, 집에 방금 들어왔다는 거짓말을 수화기 너머에서 하였을 때조차 속아주고 잘 쉬라 인사하고 돌아왔습니다. 늦은 시간 저와의 통화를 하다가 갑자기 전화를 끊고, 다시 전화를 받지 않을 때조차 저는 잠들었을거라고 스스로를 달랬습니다. 저와의 약속장소에 나오지 않고 연락 안되어 밤새 기다리다가 다음날저녁이 되서야 연결된 통화에서 친구 집에서 잤다고 할 때조차 저는 화내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다시 떠날 것이 너무나 무서웠거든요. 
    하지만 어쩌면 속으로는 벌써 알고 있었던 거겠지요. 뻔한 상황인데 애써 외면하고 있었던 거지요...바보처럼...

    며칠전 그녀가 고백했습니다. 나와 헤어진 사이 3달간 만났던 남자에게서 다시 계속 연락이 온다고. 그래서 흔들린다고. 만날 당시에 그녀를 험하게 다루고, 막말까지 자주 했던 나쁜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흔들린다고... 연락만 오는건지 다시 만나는건지 제 안에서 의심은 커져 갔지만...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녀가 분명히 다시 제게 돌아오겠다고 했으니, 정리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 

    어제 그녀와 저녁을 먹으러 차를 타고 가는데, 전화가 계속 오자 받지 못하고 안절부절 하더군요. 그 사람이구나..생각이 들었습니다. 받으라고 했죠. 그녀는 망설이며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리고는 자연스럽게...
    " 응. 여기 택시 안이야.."
    순간 전 급정거를 했습니다. 눈 앞이 하예졌습니다. 갑자기 실이 끊어진 연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조용히 물었습니다. 그런데 그녀... 그녀는 제게 화를 막 내고는 차에서 내려서 어디론가 가버리더군요. 뒤도 쳐다보지 않고요...
    그리고는 핸드폰을 꺼두었더군요. 오늘 새벽 그녀에게서 제게 문자가 왔습니다. 헤어지자고...

    어떻게 내게...이다지도 잔인하게...
    정말 제게 상처주려고 작정하고, 계획 세우고 돌아온 사람같았습니다.
    이럴거면 저를 찾지 말았어야죠.그녀없는 동안 직장일도 가정일도 엉망이고, 사람관계도 제대로 추스리지 못한 저였는데... 저 없는 사이 제가 있던 마음의 자리에 다른 사람까지 받아들여놓고는... 그것만으로도 제겐 큰 충격이고 상처인데... 이제는 그와 나 사이에서 줄타기라도 할 생각이었던가요?  양쪽에 거짓말을 하면서.. 

    제 이름을 다시 부를 생각을 했었다면 그 전에 답을 냈어야지요. 제게 돌아오기로 결심했으면 그가 다시 연락했을 때 냉정하게 끊고 분명히 말했어야죠. 아니면 제게 돌아오질 말았어야죠.

    어제 제 차에서 내리기 전에 몹시 화내며 이야기하더군요. 저 만나는 거 그쪽에 이야기 못했다고요. 그 사람이 고민하고 힘들어서 다시 연락주었는데 바로 어떻게 그런 이야기를 하냐고 하더군요. 제게는 그리도 모질게 했던 그녀가, 그녀를 함부로 다루고 막말까지 해서 상처주었다던 그 사람을 그렇게 배려를 해주고 있었습니다. 자기도 자신의 마음을 모르겠다더군요. 이제와서 "모르겠다"고... 그래요... 그래서 저는 계속 상처 받던, 피를 토하고 쓰러지던 신경도 안쓰였나 봅니다. 그것도 못 기다려주냐고 막 화를 내더군요.

    2년간 그렇게나 그녀를 소중히 여겼는데.. 그 2년이 제 인생에서 제일 소중했는데... 그녀는 고작 몇달로 그 시간을 지워버린거였던 걸까요?
    이전에 저를 떠날 때 제 마음을 그토록 갈갈이 찢어놓았던 그녀가, 마음대로 다시 돌아와서는 아물지도 않은 제 가슴을 다시 한번 찢어버리고 가는군요.

    왜 다시 절 찾은걸까요? 
    그녀 원하는대로 다 양보해주려 했는데, 아무리 혼자 상처 받고 쓰러져도 제 곁에만 있어준다면 그녀 앞에선 웃어주려 했는데... 그런 저를 알면서 왜 그랬을까요?

    이제 사랑을 믿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아침에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문자를 보냈습니다.
    건강하라고. 행복하길 빌어주겠다고...
    그리고 잠시후
    다시 문자 하나를 더 보냈습니다.
    행복하라는 말은 진심이 아니라고. 못하겠다고...취소하겠다고..미안하다고요..
    이번만큼은 그녀의 행복을 빌어줄수 없었습니다... 끝까지 cool하고 멋진 남자이고 싶었는데...초라하고 추한 남자로 그녀에게 남게 될 것 같아... 문자를 보낸 뒤에 한참을 울었습니다.

    이제 죽어도 그녀를 보지 않을 겁니다. 그녀가 자주 다니던 곳 근처에도 가지 않을 겁니다.
    가능하면 그녀가 사는 도시에도 가지 않을 겁니다.

    울고 싶습니다.
    죽고 싶습니다.
    너무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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