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은 분들의 과분한 응원을 받아 그 염원이 하늘에 닿을줄 알았으나...
모두 제 주의부족인지....레논은 저번주 금요일 저녁 8시쯤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응급실간후 잠도못자고 아침에 동네 병원에 맡기고 그날 6시쯤 수혈을 했습니다.
7시쯤 와이프랑 문병가보니 수치가 많이 정상으로 돌아오기에 정말 안심했는데 집에도착해서 8시쯤 전화가 오더라구요.
이시간에 나한테 올전화는 없는데...싸-한 느낌이들어 받아보니...
일본어 전문용어가 너무많아 제대로 알아듣진 못했지만 폐의 문제로 피를 토하고 쇼크로 숨을 거뒀다고 하네요.
문병다녀오는길에 둘이서 앞으로 건강해졌으면 좋겠다, 빨리 방방 뛰는거 보고싶다,우리가 키울까? 하고 핑크빛 상상만 했었는데
전화받고 병원가는길에 둘이서 아무말도 없이 그냥 걸었습니다.
하필 하늘도 울어주는지 엄청 비가 내리고...
병원에가서 레논을 보니 아직 따뜻하데요...와이프는 벌써 울어버리고..
전 그래도 남자라고 ㅜㅜ 정산도 해야돼서 꾹 참고 케이지를 가슴에 안고 터벅터벅 걸어갔습니다.
비가 와서 다행이었어요.
와이프도 저도 떨어져 걸으면 우산으로 가리고 얼마나 울었는지...
이 고양이가 도대체 뭐라고 참...
원래 제 고양이도 아니고 잠시 맡아서 병원 데려가고 밥주고 건강해지면 친구한테 돌려주려고했는데
딱 4일 같이있었을 뿐인데...너무 슬퍼요...
목요일 저녁 상태가 너무 안좋아진게 우리가 너무 케어를 못해서 그런건 아닌가 죄책감도들고...
태어나서 아프기만 하고 좋은 기억 하나 못남기고 고생만 하다 갔네요...
금요일 저녁은 정말 둘이서 이미 차가워져 박제처럼 굳어버린 레논이를 안고 계속 울었습니다....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이렇게 애완동물(까진 아니었지만)이 죽으면 다신 동물을 키우고 싶지 않을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저도 와이프도
이구동성으로 새로운 고양이를 키우고싶다했습니다.
분명 레논이한테 미안하고 못누리고 간 만큼 다음 고양이에겐 잘해주고싶단 마음이었는지..
저희집이 애완동물 안되는곳이라 몰래 키워야하고 나중에 호주 집으로 돌아갈때 드는 비용이 정말 말도 안되게 비싸지만
(호주는 검역이 너무 까다롭고 비쌉니다. 비행기값 다 해서 2-3000불 나올듯....)
와이프랑 어제 오늘 고양이 키우는문제로 (와이프는 키우고싶지만 돈도 많이들꺼고 여기 키우면 안되는곳인데 걸리면 어쩌냐고 등 전형적 걱정병의 일본인...)좀 다투기도했는데 그래도 역시 서로 동물을 너무 좋아해서 슬슬 키우는 쪽으로 넘어가는중입니다.
솔직히 집 보존만 잘하면 걸릴일도 없고...울동네 넘치는게 고양이라 소리도 문제없고..
어제 조깅하다 울집오는 냥이들의 아지트 골목가서 캣닢으로 만들 장난감으로 놀아주다 우연히 인사하게된 그녀석들의 대모! 같은 분과 친해져
그분집현관까지 갔는데 오마이갓. 이건 천국. 여러마리 새끼고양이가 놀고있고 하악...
이번주 금요일에 검역소에서 큰놈들 데려가서 중성화수술한다고하니 그날은 애들이 아무것도 못먹을텐데 일단 울집에 한마리 데려올까합니다.
전부터 와이프가 키우고싶다는 귀요미가 있어서...
만약 그놈을 키우게 된다면 여기서 다시 많은 조언 얻어야겠네요.
레논이가 못산만큼 건강히 살았으면.
다음 고양이도 레논이로 이름 지을까 합니다.
레논아 안녕. 아주 오래뒤 천국에서 보자...
*아래 사진은 숨을 거둔뒤 레논의 모습도 있습니다.
보고싶지 않으신 분들은 백스페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