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나이가 마흔에 처음으로 포커를 쳤습니다. 좀 엉뚱한 얘기지만... 쳤는데 돈을 많이 잃었습니다. 분해가지고 왜 졌을까 생각을 해봤어요. 그 길로 서점에 갔어요. 우린 또 먹물들이라 뭘 모르면 이론이라도 배워야 해서 ㅎㅎ 그래서 이제 책을 한권 샀습니다. 그 제목이 "포커, 알면 이긴다"
근데 이게 요새 제 입장과 딱 맞는 책인데... 이 책의 제 1장의 제목이 뭐냐하면 "내가 하수임을 인정하라" 이렇게 되어있어요. 포커를 배울려면 일단 내가 하수임을 인정할때 비로소 발전할수 있다는 전제가 만들어 지는 겁니다.
지금 이게(나꼼수27회) 떨거지 특집인데, 일단 우리들의 모든 논의는 "나는 떨거지다"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점이 중요해요.
모든 앞으로의 정치일정, 또는 저 개인적으로는 개인의 정치행보 제가 속한 당의행보를 생각할때 기본전제는 "우린 떨거지다" 이 부정할수없는 현실에서 출발하자. 이게 오늘 하고 싶은 얘기고요.
그리고 두 분 말씀이 예전보다 오늘 진도가 엄청 많이 나간 말씀들인데 몇가지 우리가 정치하는 사람들로서 생각해야될 명제들이 있다고 봐요.
첫째가 "나는 떨거지다" 부정할 수 없다. 여기서부터 시작하자는 것이고
두번째 "비정규직해결, 반값등록금, 건강보험 보장성강화, 보건분야 공공성확대" 등등... 진보정치세력이 지금까지 수십년간 주장하고 노력해왔던 많은 의제들이 있어요.
근데....그 하나라도 바꿔 봤냐는거에요. 그러니까 "권력을 못잡으면 아무것도 못바꾼다" 이걸 확실하게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비정규직 관련 법률 한조항이라도 고칠려면 거기에 동의할수 있는 세력이 국회의 과반이 되야하고 정권을 잡아야 되요. 그러니까 이 얘기는 "정치는 결과로 말한다", "결과를 내지 못하면 자격없다" 그게 저는 굉장히 무겁게 다가옵니다.
세번째는 "국민들은 우리가 원하는대로 생각하거나 행동하지 않는다" 국민들은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우리 정치하는 사람들은 국민들이 내가 그러기를 바라는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주기를 바랄수는 있겠으나 그것을 기대하거나 또는 그것을 전제로 정치할 권리가 없다. 이런점...이런게 요즘 저의 머리를 사로잡고 있는 몇가지 생각들인데요
진보통합문제도 이 관점에서 보자는거죠. 저는...진보통합이든...또는 대 통합이든...이 모두가 논의되는 이유는 "권력을 교체하자"는 거에요. 그리고 이 권력을 교체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저는)사라져도 되고 정계은퇴를 해도 되고 당을 해산해도되고, 그리고 통합을 해도 되고 뭘해도 되고...다 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물론 정체성 중요하죠. 자존심...중요하죠. 자기의 철학? 중요하죠. 다 중요합니다. 근데 정치인에게는 무엇보다도 그 결과에대해서 책임지겠다는 자세가 전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만약 2012년에 의회권력 교체와 정권 교체를 못하면, 내가 아무리 잘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진보통합문제에 접근하는 저의 기본적인 입장은 "어떤 통합도 좋다"에요. 그것이 실제로 권력을 교체하고 우리가 원하는 쪽으로 사회를 개조해나가는데 확실한 수단이 될수있다는 확신만 있다면 하지 못할일은없다. 진보통합과 관련해서보면 이런거에요...좀 시원시원하게 하자
국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당신들이 힘을 모아서 권력을 바꿔라" 이거에요(제발)
나머지 문제는 니들이 알아서 해결하고...그래 이거를 해야 대중이 비로소 저들이 자기를 위한 정치, 자기의 꿈을 위한 정치를 하는게 아니라 "나의 소망을 이루어 주기위해 정치를 하는 사람이구나"라고 인정하게되고 국민의 지지는 그 때 오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두 분이 오늘 해주신 말씀이 굉장히 반갑고 좋게 느껴져요.
그러니까 아무런 제한도 두지말고 그렇게 하되 현실적으로 보면, 먼저 국민참여당을 진보에 끼워서, 같은 떨거지들이니까 떨거지들끼리는 단결하라는 정신에 입각해서, 좀 눈꼴시리고 맘에 안드는게 있어도 "그래 좋아 너도 진보야" 이러면서 시원하게 당을 합치고, 또 그다음 문제는 그 다음에 좀 논의하면 좋겠어요 무슨 정신으로? 의리의 떨거지 정신으로
에효...팔 아파라... 이거 받아 적느라고 손가락 부러지는 줄 알았습니다 ㅋㅋㅋ 보고 댓글, 추천없이 그냥 가시면 저 좌절합니다^^
P.S. 유시민이 말하는 약 5분여동안 다른 사람의 목소리라곤 전적으로 동의하는 김어준의 목소만 쪼끔 나왔을 뿐 나머지 분들은 조용히 경청하는 분위기...3시간내내 돗때기같은 이빨들의 향연이 이때는 유시민이 혼자 있는듯 조용하더군요...유시민 끝나고 심상정 수긍..노회찬도 수긍..나꼼수맴버도 수긍
댓글 잠깐 봤는데 저는 유빠가 아닙니다. 이날 나왔던 떨거지 게스트 중에서 진보통합 문제에 있어서 가장 열린자세를 보였던 사람이 유시민이어서 그게 제 생각과 상당부분 일치해서 유시민이 돋보이게 보였을 뿐입니다. 지난 글에서 누차 밝혔듯이 제가 좋아하는사람은 어느 한 사람이 아니고요
문재인,곽노현,천정배,박영선,안철수,이정희,박원순,안희정...전부 제가 좋아하는 분들임 유시민도 제가 좋아하는 정치인중에 한 명이죠 그 유시민이 나꼼수에 나와서 좋은 말을 하니까 소개하는 겁니다. 그게 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