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간 전인데요... 원룸 빌딩에 살아요.
남친이랑 통화하려고 복도에 나와있었는데 왠 남자가 집집마다 문고리를 돌리고 다니는 걸 봤네요.
너무 놀랜게 첫 집이 저희집이었고, 저희 집 옆엔 외국인이 살고 있는데, 저희집부터 시작해서 문고리를 몇 번 덜컥덜컥 돌리면서 지나가더라구요.
20대로 보이는 남자였는데 에코백 같은 걸 하나 들고 술 취한 건지 멍한 건지 진짜 느리고 당당하게 문을 열려고 했어요.
첨엔 누가 멀리서 터벅터벅 걸어오길래 잠옷차림이라 잠깐 숨어있다가 듣게 된 건데요.
근데 절 발견하고서도 굉장히 태연하게 다른 집으로 가서 문고리를 덜컥덜컥 돌리더니 벨까지 누르고, 한 집은 비밀번호판도 누른 것 같아요.
한 여섯집까지 하다가 다시 되돌아 가서는 반대쪽 집에서 또 그러고 한 집에서는 인터폰으로 얘기도 했어요.
여성분이 받길래 혹시나 하고 근처에서 계속 보고 있었는데 누구냐는 말에 남자는 여보세요... 네... 여보세요 네... 만 일이분 하다가
또 다른 집가서 그러다 사라졌더라구요..
첨엔 좀 큰 빌딩이라 집을 잘 못 찾나 싶었는데.. 그건 아닌 것 같고
저희 빌딩이 사무실로 쓰는 사람도 있고 집으로 쓰는 사람도 있어서 밤에 비어있는 집이 꽤 있거든요.
저 혼자 무서워서 뭐하냐고 말도 못하고 이상한 짓 안하나 쳐다만보고 있다가, 경비아저씨한테 내려갔는데
그 사람이 없길래 혹시나 해서 다른 층으로 가봤어요.
다른 층에서 내려서 코너 돌자마자 그 사람이랑 마주쳐서, 너무 놀래고 뒤돌아 왔는데 거기서도 똑같이 문두드리고 있더라구요.
저 보고도 당황하지도 않고, 그 행동을 안하는 건 아니라 집에 돌아와 경비아저씨한테 말했더니,
그 사람 엘베에서 서성이다가 얼마전에 나갔다고 하는데 대체 왜 그랬을지 모르겠네요.
신고할까 생각도 해봤는데 그 사람을 찾는 걸 떠나서 이런 일도 신고해도 되는지 모르겟고, 무슨 일이 있던 게 아니라서 경비아저씨한테 말씀드렸어요 .
정말 밤중에 누가 문고리 돌린다고해서 막 열면 안 될 것 같아요. 전 집 안 들키려고 밖에 계속 있었던 것도 있는데
첨에 문 돌리는 소리 듣고 좀 있다가 동생이 놀래서 전 줄 알고 나와선 그 사람이랑 아이컨택도 했어요 ㅠ
멍청이 같이 지금 생각하면 그러고 있을 때 신고를 하던 경비아저씨를 부르는 게 좋았을 텐데,
혹시나 여기 사는데 의심하는 건가 신고하러 갔다가 사라지면 어떡하나 경비아저씨 부르는 걸 들키면 어떡하지 등등 잡생각 하다가 보고만 있게 됐네요.. ㅠㅠ
이 사람 뭘까요 대체... 다음에 혹시 또 오진 않겠죠?
또 보게 되면 경찰서에 신고해도 되는건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