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같은동네에 살면서 만나게되어 14년가까이 봐온 친구에요. 서로에 대해서 모르는게 없을 정도로 가깝고 성격도 잘 맞고.. 정말 좋아요. 그런데 작년 부터 슬슬 둘 사이가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는 저보다 1년 먼저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준비를 했어요. 각종 시험과 스펙쌓기.. 엄청난 스트레스라는거 저도 알아요.. 그 시기에 친구는 굉장히 예민해져있었고, 저에게 많이 의지를 하더라구요. 저도 시간이 될때마다 독서실에 찾아가서 도시락도 싸다주고, 좋은 영양제며 뭐며 챙겨주고 지극정성으로 도와줬어요. 주변에 그 분야 선배들 한테 소개도 해주고.. 매일 2시간이 넘는 고민들어주기, 심지어 친구가 남자친구와 헤어진날 어쩌다..저까지 휘말려서 대신 싸우기도 했구요..ㅋㅋ.....
아무튼 시간이 흘러 친구는 대기업에 합격했고, 반대로 제가 취직준비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바란것도 없고..그냥 밥한끼 먹으면서 얘기하고 싶었는데.. 어느날부터 연락을 씹더라구요. 바쁜가보다하고 그냥 넘어갔어요.
어쩌다 연락할때는 동기남자중에 맘에 드는 사람이 있다, 동기 여자애가 맘에 안든다 등등 대화의 80%는 자기 얘기만 하는거에요..그리고 sns에는 동기들과 찍은 사진들만 올라오고, 섭섭하긴 했지만 사회초년생이 적응하고 그러려면 저정도는 해야지 뭐 하고 웃고 넘겼어요.
그러던중 몇일 전ㅋㅋ저녁에 술이나 한잔하자고 불러내길래 내심 반가워서 도서관에서 일찍 나와서 만나러 갔습니다. 근데....혼자 있는게 아니더라구요. 회사 동기 남자 2명이랑 같이 나온거에요. 하하.. 쌩얼에 안경쓰고 추리닝입고 백팩에..미리 말이라도 해줬으면 싶었는데...어쨌든 넷이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시는데 얘가 조금 취하기 시작하더니, 자기랑 저를 비교하기 시작하는겁니다ㅋㅋ심지어 제가 재수한얘기도 꺼내고, 미팅나갔을때 자기한테만 남자들이 애프터 들어오고 저 혼자 집갔던 얘기도 하고...자꾸 깎아내리는거에요.
슬슬 열받아서 집가려고 화장실갔다가 들어오려는데...다 듣고 말았습니다..ㅜㅜ진짜 왜 친구하냐고 안챙피하냐고... 같이 놀기 싫은데 보내고 다른친구없냐며...ㅋㅋㅋㅋㅋ아무리 그래도 심했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친구가 그말 듣고 사람얼굴로 평가하지마세용 이러니까 다들 와..xx씨 착하네 역시 최고다이러고 넘어가네욬ㅋㅋㅋㅋ....ㅋㅋㅋ....
열받아서 집에 그냥 와버리고 방금전에 대판 싸웠네요... 정말 저 혼자 호구처럼 굴어서 만만해보였었나봐요. 너무 화가 나는데ㅜㅜ... 솔직히 슬퍼요. 진짜 제일 소중한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왜 이렇게 된건지 모르겠고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