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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330889
    작성자 : 익명ZWNmZ
    추천 : 12
    조회수 : 2221
    IP : ZWNmZ (변조아이피)
    댓글 : 179개
    등록시간 : 2015/01/25 10:44:03
    http://todayhumor.com/?gomin_1330889 모바일
    시아버지가 나한테 바라는 것.
    첫째로 시댁식구들과 가깝게 지내달라고 함.
    시어머니한테 애교도 부리고 시누이들하고도 친하게 지내고 시아버지한테도 와서 살갑게 굴어달라고 함.
    하지만 난 성격이 그런 성격이 못됨. 더군다나 친정식구들 분위기랑 너무 다름.
    친정식구들은 같이 집에 있어도 '내가 편한게 모두가 편한 것'이라는 분위기라서 각자 하고 싶은 거 하고 누구도 그걸 문제삼지 않음.
    예를 들어서 같이 텔레비전 보다가 누가 난 자러갈래, 하고 들어가서 자도 아무도 문제삼지 않음. 같이 고스톱 치다가 누가 난 그만치고 텔레비전 볼래 해도 ok임. 오히려 자기가 원하는 걸 말하지 못하고 억지로 맞춰주는 걸 바보같다고 생각함. 남편이 결혼전 부모님이랑 첫만남에서 술먹다가 저는 조금 쉬었다가 마시겠습니다, 하고 아버지의 건배의사를 거절하자 부모님은 더 마음에 들어했음(물론 이건 내가 미리 알려준 팁...)
    그러나 시댁은 식구들이 같이 있으면 무조건 같이 뭘 해야함. 같이 뭘 먹고 같이 이야기하고 같이 놀이를 해야하고 무조건 한공간에서 같이 놀아야 함.
    난 이 분위기가 적응도 안되고 힘듬. 그러니까 시댁식구랑 있는 게 피곤함. 남편은 이런 나를 이해함.
    그래서 남편과 나랑 타협을 한게 만약 시댁식구랑 4시간을 있는다면 2시간 이상은 시댁에서 원하는 분위기를 맞춰줌.
    그리고 내가 한계가 왔다 싶으면 남편이 나를 데리고 밖에 나가던가 혼자 있을 공간을 마련해줌.
    근데 시아버지는 이게 마음에 안듬. 왜 자꾸 혼자 있으려고 하고 시댁도 가족인데 왜 자꾸 밀어내려고 하냐고 함.
    참고로 난 결혼했으면 내 가족은 남편과 아들뿐임. 친정식구들은 이제 내 가족 아님. 과거 가족이었던 사람들, 친척보다는 조금 가까운 사이임.
    날 이렇게 가르친게 친정부모님임. 남편이 나없을 때 이런이야기를 시댁에 하면서 이 사람이 살아온 환경이 다르니 이해하달라, 이 사람도 노력하고 있다 했는데
    오늘 시아버지 왈. 네가 과거에 어땠든 그건 과거일 뿐 왜 변화려 하지 않냐, 나쁜 습관은 고쳐라!!.
    아니 그럼 내 친정식구들 분위기가 나쁘다는 거? 그냥 다른건데 그걸 왜 나쁘다고 함? 그럼 내 입장에서 시댁분위기는 존나 피곤하고 나쁜건데?
     
    두번째로 동서가 들어오니까 큰며느리 노릇을 잘하라고 함.
    이것 역시 집안 분위기가 다름. 친정에서 나는 장녀 밑에 여동생 둘있음.
    하지만 집안의 큰 일이 있거나 모임이 있을 때 둘째가 다 솔선수범해서 처리함.
    어릴 때부터 나는 나서는 걸 싫어하고 큰 역할을 맡는 걸 부담스러워했음. 둘째는 자기가 그런걸 계획하고 지시하고 해야하는 스타일.
    세자매중에 내가 장녀이니까 도의적으로 내가 하는게 옳아보이겠지만 나는 둘째의견따름.
    둘째도 그냥 직;가 하는게 편하다고 함. 그래서 우리집 역할분담은 장녀이니 하는 타고나는 것으로 정해지는 게 아니라 각자 능력이나 성향대로 결정됨.
    아주 철저한 실용주의임. 그러니 시댁은 무조건 장녀... 참고로 남편하고 나하고 나이차이 많이남.
    나한테 이번 동서 말고도 동서가 셋이 더 있는데 그중에 내가 제일 어림. 그것도 아주 많이 어림.
    난 그사람들한테 형님소리 듣기도 불편함. 그리고 나도 동서님, 이라고 하면서 존대하고 싶음. 근데 여기서는 무조건 반말하라고 하고 나한테 절대복종하라고 가르침. 내가 존댓말하니까 아랫동서가 어른들한테 혼남.
    이번에 막내 도련님이 결혼함. 난 또 동서 생김. 아버님이 큰며느리 역할 잘해서 솔선수범하라는데 미치겠음. 안하고 싶음.
     
    세번째로 아들이 시아버지한테 살갑게 안한다고 잔소리함.
    그걸 나보고 어쩌라고 ㅠㅠ 아들입장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음.
    시아버지는 가만히 양반다리하고 손자를 부름. 그럼 손자가 와서 무릎에 앉아서 할아버지하고 안기고 애교를 부리길 바람.
    그런데 우리 아들은 할아버지 무섭다고 도망감. 나같아도 도망가겠음. 근데 우리가 잘못 가르쳐서 그렇다고 함.
    동네에 있는 아이들은 길가다가 자길 만나도 할아버지 하고 안긴다고 함. 우리 아들도 길가다가 만나는 사람들한테 인사 잘함.
    아마 그 아이들도 낯선집에 데려다놓고 시아버지가 앉아서 부르면 안올거임. 근데 시아버지는 자꾸 우리가 잘못 가르쳐서 그렇다고 함.
     
    마지막으로 내조를 잘하라고 함.
    이번에 결혼식때문에 시댁옴. 남편이 자기 와이셔츠가 있는 줄 알고 안 챙겼다가 출발전 와이셔츠가 없는 걸 보고 급하게 마트에서 사서 가져옴.
    그리고 여기 와서 다림. 시아버지가 남편 와이셔츠도 못 챙겨놨다고 날 혼남.
    우리집에서는 각자 입을 옷은 각자가 챙기는 거임. 일정이 갑자기 생겨서 남편이 옷을 챙길 여력이 없었다면 모를까
    한달전부터 잡힌 일정인데 남편이 자기 와이셔츠도 챙기지 않은 것때문에 출발전에 나한테 혼남.
    여기서도 남편이 와이셔츠 다리니까 시어머니가 뺏어서 다림. 난 남편한테 자기 와이셔츠도 스스로 못 다리고 어머님한테 맡기는 건 불성실한거라고 함.
    근데 시아버지는 이게 전부 내탓이라고 내조 잘하라고 날 혼냄. 그냥 앞에서는 네 했음.
    남편은 나한테 잘못했다고 빔.
     
    또 하나있음. 자꾸 친정에 잘하라고 함. 친정부모님하고 나하고 관계 좋음. 다만 시아버지가 생각하는 것보다
    적게 왕래하고 적게 전화할 뿐. 만나도 같이 뭘 하지 않는게 사이가 나쁘다고 생각함.
    하다하다 내 친정하고 내 관계까지 꼰대질하는게 성질남. 우리는 사이 좋다고 말해도 부모님이 속으로는 섭섭할꺼라고 함.
    아니라고 아무리 말해도 네가 부모 속을 아냐, 하고 화냄. 이쯤되면 친정은 핑계고 자기 속상하다는 거 티내는 것 같음.
     
     
    하... 시아버지가 자기가 미즈넷 많이 보면서 며느리들이 뭐 싫어하는지 잘 아는 신세대 시아버지라고 생각하는데
    절대 아님. 진짜진짜 다름을 인정 못하는 시아버지 너무 싫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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