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싶은 건 참 많았다.
스무살이 되면 니 맘대로 살아봐라 라고 말하시던 부모님의 말을 곧이 곧대로 듣고 처음엔 열심히 놀았다.
자기 맘대로 수업을 짜고 빠져도 상관없는 대학교 수업방식을 이용해 여기저기 놀러다니고 하고 싶은거 맘껏 하고 살았다.
연애도 여행도 취미도 맘껏 했다.
그와중 집사정때문에 학비나 취미생활에 필요한 돈들때문에 알바를 계속 해나갔지만, 부모님 원조로 살이가는 애들보단 떳떳하지ㅋ 혼자 웃어버리고 번돈 술값과 여행비에 다 날렸다. 물론 학비는 다 잘 냈다.
그리고 그 와중에 글쓰겠다 노래하겠다 연극하겠다 별별 꿈을 쫓으며 나 잘난멋에 살았다.
누가 부모님 손 안벌리고 멋지게 산다고 칭찬해줬을때도 그냥 웃었지만, 사실 더 칭찬 받고 싶어서 가만히 있었던거다.
근데 제대하고 졸업이 다가올수록 초조해졌다.
다른 친구들이나 후배들은 스펙도 쌓고 취업도 해서 돈도 버는데, 난 경력이라곤 별 능력도 필요없는 알바나부랭이들 뿐이었고 학점도 별로였다.
그래도 난 꿈이 있어! 아직 젊어! 혼자 위로했지만 세살 버릇 여든 가듯 놀고먹던 기질은 어디 안가서 꾸준히 놀고먹었다.
물론 걱정이 시작되자 꿈을 좀 멀리하고 공부도 했고 여기저기 꿈도 쫓고 돈도 벌 수 있는 그런 일들에 손도 넣어봤다.
하지만 열정페이에 밀리고 막상 꿈은 없는 현실에 마주하자, 이건 내가 원하는게 아니라고 혼자 포기해버렸다.
그때 포기하지않았으면 어땠을까? 아님 미리 현실을 좀 깨달았으면 좋았을까.
그러나 지나간 일들은 돌이킬 수 없을만큼 무정하게도 빠르게 흘러가버렸다.
작년부터는 나도 이런저런 자격증을 건드리고 취업해보려 여기저기 서류도 내보았다.
그러나 스펙도 별로고 나이도 많은 나 같은 놈을 신입으로 써주겠다는 곳은 없었다.
뒤늦게 후회도 하고 현실도피에 시작된 게임폐인 생활도 했지만... 자꾸 현실은 시궁창이 되어갔다.
장남이라고 언제나 기대를 하시던 부모님은 매일같이 질문하시고, 때로는 소리를 지르신다.
그덕에 나는 사춘기때도 안하던 반항을 계속 하게되고 혼자 울기도 하고 어느날은 그러다 자살도 생각해봤다.
그런데 나란 인간 참 웃긴게 막상 줄 매어놓고 보니까 무서운거 보다 못해본 게임에 못가본 여행지 사귀던 여자친구 그런거부터 생각이 나고 미련이 남더라.
죽는게 무섭거나 남겨진 가족들에 대한 미련이 아니라 그냥 내자신이 하고싶은게 죽는순간 우선시 되어서 자살이 꺼려지는 내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눈물부터 나왔다.
결국 매달았던 줄도 풀고 그냥 내려왔다.
이런 나를 아는지 모르는지 친구들은 니 힘든거 다 안다. 백수 고생이 많다. 이런 소릴 해준다.
나름 날 위하는게 고마우면서도 짜증이 난다.
가끔 꿈 쫓는다고 정신 못차리던 나를 비웃는 것 같고, 백수 으이그, 뭔가 그런 늬앙스도 있는 것만 같다.
그러면서도 친구들을 놓지는 못한다.
그마저도 없으면, 정말 다음번 자살은 금방 시도 할것만 같아서.
같잖은 위롤지라도 그나마의 위안이 나를 살려줄 것 같아서.
그냥 한탄할 곳도 없고 써봤지만 점점 횡설수설하는 내가 싫다.
사실 이 글 쓰면서도 조금 있으면 일어나실 부모님 얼굴 안보려 노력할 내자신이고, 현실도피하려고 이글 쓰는것만 같으니까.
그냥 다 짜증이지만 어쨌든 그냥 나도 보란듯이 살고싶다.
이젠 꿈이고 뭐고 츼업하고 싶다.
부모님의 자랑스런 장남이 다시 되고싶다.
어머니 친구분들 올때마다 어머니가 내가 대학원 다닌다고 거짓말 하지않게 하는 아들이 되고싶다.
내돈으로 부모님 여행도 보내드리고 싶다.
연애는 둘째치고 그냥 다시 누군갈 만나게 될 기회가 상긴다면 당당히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싶다.
나도 취업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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