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수 있는 나이부터 '넌 다 컸잖아', '다 컸는데 그것도 못해?' 라는 소리는 꾸준히 들어왔고
학생으로서의 본분에도 충실했지만 작은 실수에도 '미x년', 'ㅆ년', '씨X년' 등, 보통 부모라면 자식에게 하지 않을 법한 욕설도 분식집 떡볶이 먹는 만큼이나 자주 들었네요.
이 밖에도 물리적 폭력 등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유쾌하지 않으니 여기까지만! :)
어느 새 저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에 멍이 생기고 생채기가 나더니 암세포처럼 주욱 퍼지더라고요.
자해와 자살 충동으로 얼룩진 사춘기를 보내고 20대 초반까지도 참 괴로웠는데 다 제 자신 탓을 해왔어요.
괴로운 기억이니만큼 누군가에게 하소연한다면 그 사람에게도 고통일거란 생각에 차마 말도 못 꺼내고 저만 볼 수 있는 싸이월드 다이어리, 블로그, 페이스북 가계정 등에 아픈 기억을 써내려간지 한참 되었네요.
제 마음이 너무 힘들었는지 10년 가량 원인을 알 수 없는 가슴통증에 고통을 받아왔는데 과호흡증, 불안, 몸이 떨리는 증세 등이 나타나기 시작했어요. 꾹꾹 누르다가 겨우 친구에게 입을 떼니 친구는 '참는 것도 한계가 있는 거야. 네 마음은 쓰레기통이 아니야. 왜 쓰레기를 네 마음에 계속 담아?' 라고 하더라고요.
아, 그렇구나. 내 탓이 아니구나.
프로긍정러답게 좋은 말만 하고 웃음만 보이려고 노력해도 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면 그건 가면일 뿐이구나.
저는 부모님에 대한 원망으로 인생을 갉아먹고 싶지 않고, 이유 없는 죄책감으로 소중한 나를 내면적으로 죽이고 싶지도 않고, 미래에 만날 제 자녀에게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요.
아동학대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고나서 한동안은 이제 나는 성인이라 위로받기도 글렀구나라는 이상한 절망감이 들었는데 사실 제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건 더 이상 고통 속에 허우적대지 않는 것이더라고요.
그래서 위로 말고 응원을 받고 싶어졌어요.
글이 너무 장황하지만 인터넷에 이런 얘기를 알지도 못하는 불특정다수에게 내보이는 것이 이상하지만 응원해달라 하는 것이 '답정너' 같지만
따뜻한 마음 나눠주신다면 앞으로 힘들 때마다 이 글 보며 힘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저랑 같은 분들이 상당히 많으시던데 우리 다 같이 힘내서 우리 대에서 상처를 끊어낼 수 있었으면 해요. 우린 강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