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글 읽다보면 대구가 어쩌구 하는 거 많이 봅니다.
근데 대부분 추측성이지 실제 대구 투표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없고, 정말 한나라 지지하는 골빈 사람들만 있는 걸로 이해하는 건 참 우스운 일입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한나라당 몰표로 보이지만 정작 속을 보면 그렇지 않거든요.
1. 정확한 데이터는 이미 잊었지만, 총선뿐만 아니라 광역의원투표에서도 늘 한나라당의 표비율은 열린우리당에 비해 평균 대략 55%~70%였다는 것입니다. 그때당시 유심히 살펴본 곳이 또 2군데 있는데, 전라도 지역은 열린우리당의 표 비율이 거의 85~95%였습니다. 기억의 왜곡이 있을 것 같아서 대충 적었는데, 실제 대구 경북에서는 표 차이가 그렇게 심하지 않았는데 반해, 실제 몰표를 던진 지역은 도리어 전라도 지역이었습니다. 부산과 경남지역은 한나라당 지지율이 평균 약 70~80%였습니다.
2. 이번에도 투표비율을 유심히 보겠지만, 그때당시 20대 투표율이 대략 20%내외였던 걸로 기억하고, 30대가 약 30%였던 거에 비해 40~50대는 60%가 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렇게해서 도합 평균 투표율이 약 40~50%였었는데... 이 부분도 잘 새겨두세요.
3. 내 나이가 서른중반... 이제 20대가 되어 세상에 처음 눈을 뜨기 시작한 후배들은 한가지 사실을 잊지 마세요. 압도적인 투표율을 보이는 내 바로 윗대 선배(50대이상)들은 제대로된 학교 교육을 받지 못했습니다. 또한 이제 인터넷을 통해 많은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한 시대가 된지 겨우 10년밖에 되지 않습니다. (정확하게 15년전 1990년초 처음 PC통신이 시작되었고, 286으로 PC통신을 하던게 생각이 납니다. 그땐 사진 한장 다운받는데 약 10~20분씩 걸렸었고, 모뎀속도 9600bps에도 감격했던 시절입니다.) 하여간 그들은 세상을 이해하는 눈이 어둡습니다. 물론 인격과는 상관없는 것이지요. 이 부분도 잘 새겨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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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이 착각하는 "대구는 왜 그러느냐?"는 심정은 마치 여기 대구지역에서 "어떻게 서울시민들은 이명박같은 정치인이 될 자격이 없는 장사꾼을 시장으로 뽑았냐"는 비판과 별반 다를 바 없습니다. 그 지역만의 사정을 잘 모르는 그저 피상적인 이해밖에 못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1.번의 이유로(실제투표결과 지지율 - 궁금하신 분들은 자료조사를 부탁드립니다. 검색에 좀 약해서) 대구경북지역의 40~50%정도는 한나라가 아닌 다른 당을 찍었습니다. 여러분들은 모든 의원들이 모두 한나라당에서 당선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비례대표중 민주노동당을 1위로 지지한 곳도 "대구경북"에서 2군데나 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어쨌거나, 네티즌들이 생각하는 것 처럼 대구사람이면 무조건 한나라 지지하는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는 건 억측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2,3번의 이유(연령대 투표율과 어르신들의 무지)를 덧붙입니다.
나보다 어린 젊은이들이 "선거하면 뭐해... 개나 소나 다 똑같은 놈들이지..."라는 말처럼 서글픈 말은 없습니다. 고등교육을 받고 세상보는 눈이 있는 20~30대 투표율이 20%내외라니 말이 됩니까? 이번 5.31선거때도 마찬가지겠지만, 세상 욕 많이 하면서도 정작 선거당일 아침에 투표하러 나가보면(저는 보통 아침 일찍 갑니다.), 거의 80%이상 나이드신 분들 뿐입니다.
정작 세상을 이해하고 변화시킬 능력이 되는 사람들은 자기네 권리를 포기하는 동안, 그저 "우리지역당이니 뽑아주면 우리 가정 보다 더 잘살게 해주겠지"라고밖에 생각할 줄 모르는 교육이 부족했던 어르신의 근면성실한 자세가 투표에 까지 이어져 또 한번 정치권에서 한나라당이 득세를 하는 겁니다. 그렇게 대구지역의 세상이 움직이고 있는 겁니다. 아니 어떻게 보면 자신의 표 한 장이 모 얼마나 클라구 생각하는 어리석음 혹은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세상의 변화를 더디게 하고 있는 겁니다.
"배운 자의 게으름과 배우지 못한자의 부지런함이 결국 나라를 망치는 겁니다." 어디선가 이 말을 들은 기억이 나는군요. 그냥 내가 떠올린 말인가요?
국민의 뜻이라고 착각하고 기고만장해지는 한나라당의 권력유지 비결은 위와 같습니다. 그들과 결합해 자신의 잇권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수구보수세력을 제외하고, 순수한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은 그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보다 더 잘살래나?"정도의 의식밖에 없는 것이지요. 이거 계몽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입니다.
여기서 여러분들이 한가지 더 이해해야되는 것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서로에게 영향을 미칠 뿐입니다. 수많은 토론과 설득을 통해서도 부모님이 살아오신 삶에서 배운 것들을 깨기란 정말 어려운 것이지요. 저는 약 10년정도 걸렸습니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모두 결국 민주노동당을 선택하더군요. (이번 선거땐 어떻게 될라나 모르겠네요.)
한가지 더 대구경북지역 사람들 모두가 잇권을 가지고있는 수구보수세력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진짜 땅부자에 부정부패로 권력을 누리는 졸부들을 일차로 빼고, 자기자신이 "노동자"의 신분이라는 것을 깨우치지 못하고 저 수구보수세력들이 던져주는 떡고물에 눈이 멀고, 선거때 던져주는 돈 몇푼에 헬렐레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대부분 내 주변의 30~40대 선후배들 모두 한나라당에 등돌린지 오래됩니다.
언젠가 여러분들도 어딘가 직장에 들어가서 사측의 종이 되기도 하고, 혹은 노조의 핵심이 되기도 하고, 그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이도 저도 아닌 중립의 입장을 지키기도하면서 가끔 불의에 분노를 표하기도 하겠지요.
어떤 위치에 가던지 한가지만 하세요. 불의에 분노하고, 정의에 힘을 실어주세요. 그것만으로도 세상은 변합니다. 이미 많이 변해왔습니다. 어느 개발도상국도 못해내고 있는 것을 우리나라는 해내고 있는 중입니다.
여러분들이 이번 투표장에 가서 정말 뽑을 사람이 없다고 그리고 무효표라도 던져서 정치권에게 충격이라도 주자고 이야기하는 거 정말 안타깝습니다. 한나라당도 싫고, 열린우리당도 싫으면 잘 모르더라도 미친 놈 같지만 않다면 무소속이라도 가서 찍으세요. 이제는 "당"때문에 당선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라는 겁니다. "무효표"는 사실상 별 효과가 없습니다. 정치인들이 얼마나 "낯"이 두껍고 뻔뻔한데 실제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무효표"론 거의 별 효과 없습니다.
난 "한나라, 열린우리 모두 싫다." 그러면 민주노동당 찍으세요. 아니 모든 당이 미우면 무소속 찍으세요. 나중에 정치인들 하나하나 공약따지고, 사람 인성따져서 찍는 성숙한 투표는 나중에 아주 나중에 해도 됩니다. 정치에 관심없더라도, 최소한 그정도는 할 줄하는 실천하는 사람이 되세요. 결국 그게 세상을 움직인다는 거 언젠간 깨닫겠지요.
입만 나불거리고, 정작 투표일날 이 핑계 저 핑계(아프다거나, 중요한 약속이 있다는 둥) 대면서 투표 빼먹지 마세요. 우리네 우직하고 순박하지만 배우지못해 세상을 이해하는 눈이 어두운 어르신들은 몸이 아파도 심한경우 오후에 수술이 있어도 아침에 투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야만 세상이 살기좋게 바뀌는 줄 알고 있으니까요.
어떻게 이기겠어요? 결국 지금처럼 무관심하게만 흐른다면 그 어르신들이 모두 돌아가시고, 우리가 그들의 자리에 앉았을 때나 가능하겠지요. 그러나, 워낙 우리세대중에서도 자신의 이익에 눈이 밝은 놈들이 많아서 개혁이 될 수 있을래나 모르겠지만서도... 보나마나 유유상종이라고, 지 몫만 챙기는 놈들끼리 또 세대교체를 하기도 하겠지요.
에휴... 하여간 투표하러 가세요. 9시 뉴스에서 연령별 투표율이 두 배이상 차이나는 거 보면... 결국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은 도리어 20대라는 거를 반증하는 거 밖에 안되는 거거든요. 헛똑똑이 가똑똑이란 말은 언제 쓰는지 아나요? 바로 이런 투표같을 때 쓰는 겁니다. 이론은 바싹한데 한 걸음도 실천하지 못하는 사람이거든요. 우리 20대의 80%는 "헛똑똑이" 거든요. 부모님보다 똑똑한 줄 아는데, 진짜 세상을 움직이는 거는 "실천"이라는 거 그거는 우리 부모님들이 더 잘 알고 계시거든요. 내 말이 맞죠?
이 글 안 쓸래다 오유에서 받은 게 많아서, 솔직한 심정 써봅니다. (술 좀 먹어서... 평소 생각하던 거 폭발한 거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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