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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326369
    작성자 : 익명YmNjZ
    추천 : 2
    조회수 : 305
    IP : YmNjZ (변조아이피)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5/01/20 23:34:21
    http://todayhumor.com/?gomin_1326369 모바일
    자기 뜻대로 안 되면 고래고래 화내는 사람 싫다
    우리 아빠가 그랬고
    어렸을 때부터 상처인 나는 아빠를 멀리했다. 

    그러다가 지금 살 곳이 없어서 
    작은 아버지네 들어와서 살고 있는데..
    작은 아빠가 욱하는 거는 알고 있었지만
    아빠랑 똑같이 나한테 고래고래하다니.. 
    이런 일이 있을 법도 했지만 오늘이라니.. 

    대화로 풀어갈수도 있는건데
    왜 그렇게 열을 내지? 오히려 작은 일에 에너지를 쏟는게
    낭비라고 생각한다. 


    우리집은 콩가루 집안인데.. 
    아버지 사업 망하고, 집에 수도세를 안내서 물이 안내려가서
    변기에 변이 쌓일도록 싸고 
    집 앞 상가가서 싸고 그렇게 구질구질한 삶을 살았고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이혼했으면서
    돈이 없으니까 같이는 같이 살았다..
    아버지가 외도한 것도 있었고 가정폭력도 있었고... 
    아버지는 우리 가족들 중에  안 때린 사람이 없었다. 
    아빠는 엄마를 허리띠로 때려서 엄마가 기절한 적도 있다고 했다... 


    나는 친오빠한테 성추행을 당했었고
    어차피 말해봤자 기댈 곳 없는 걸 알고
    그냥 혼자서 삭히고 지랄발광을 피웠던 것 같다.. 

    엄마는 나랑 같이 방을 쓰면서 투명인간 취급... 
    다른 사람이랑은 재잘재잘 하면서
    나랑은 그런 게 없었다..

    너무 가족들한테 상척 많았는데 그냥 이 쯤에 끝내고
    나는 정말 어렸을 때부터 할수만 있다면 가족의 연을 끊고 싶었다. 
    대학교 덕분에 기숙사 생활 아니면 자취를 했고
    그 때 나는 더 건강해졌다.
    장학금도 많이 받고, 학점도 평점 4이상 받았고, 어학연수도 다녀오고, 
    학교 활동도 잘 하고, 전공 자격증 1급도 따고... 


    이제는 미운걸 떠나서 감정이 아예 없는...
    좋지도 싫지도 않은 그런 사람들이 가족이 되었다... 
    생일이나 명절 때 어쩔 수 없이 보는 사람들... 

    그런데 갑자기 오늘 작은 아빠가
    나를 불러서, 저번에 형이 너무 마른 것 같다, 건강이 어디 안 좋은 거 아니냐 
    너희가 가서 챙겨드려라 이러는데 너무 기분이 나빴다. 
    물론... 작은아빠는 그냥 '불화'정도만 알지 내가 느꼈던 상처와 우리 집안의 파탄정도를 모르기 때문에
    그냥 한 말이었다...
    그래서 같이 살지도 않고, 연락도 안 하는데 같이 시간도 안 보내고 대화도 안 하는데
    어떻게 그 책임을 우리가 지어야하냐고 했더니
    작은 아빠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이 자식, 저 자식, 이 새끼, 저 새끼 하면서
    아버지는 아버지다 라고 하는데 어이가 없었다... 
    나는 내 아버지가 아니라고 한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건강까지 이제와서 나한테 부담을 주니까 
    도대체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줄도 모르고, 내가 어떤 상처를 가지고 있는줄도 모르고 
    무작정 그렇게 나한테 명령을 하니까 기분이 나쁜거다... 
    그리고 대화의 초점이 흐려진 거는, 나는 작은 아빠에게 화를 낸 것이 아니라,
    아버지에 대해서 우린 이런 관계다 라고 말한 것 뿐인데
    작은 아버지는 그 화살을 나에게 돌려서 정말 집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고
    그냥 네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했다. 
    우리나라는 나이 많고 촌수 많으면 무조건 네 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니가 그 사람으로부터 어떤 상처를 받았던, 너의 어린 시절이 눈물로 얼룩졌던... 
    무조건 일단 네... 

    나는 이성을 잃고 한대 칠 기세로 그렇게 소리를 지르자, 
    이 사람과는 이성적인 대화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고 
    내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그 사람이 원하는 대답을 해주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훈계질.. 

    내가 남의 집에서 지내는게 불편한데
    이렇게 나의 상처까지 함부로 지적받아야 하는게 서럽다... 
    돈만 있으면 남한테 싫은 소리 안 듣고 살지 않을텐데.. 
    취준생이라는 게 오늘따라 더 서럽다... 

    작은 아빠가 하는 말 뭔지 알고,
    작은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가 사는 이 가족들이랑
    우리가족들관계이랑 비슷한 줄 알고 그랬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 같은데,
    나는 우리 가족에 대한 정이 없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는 말이었다.
    여기까지만 말했다. 
    작은아빠도 이혼했잖아, 작은 엄마 보지도 않고 마음도 없는 사람인데
     그 사람 아프고 그런걸 작은 아빠가 챙겨주고 싶겠냐고 했다.. 

    작은 아빠는 이제 얼굴도 안 보는 상태이고, 너희 식구들이랑은 가끔 보고 그러니까
    다른 케이스 아니냐고 했다... 
    우리는 돈 때문에 그냥 같이 사는 거라고, 마음 없는 건  마찬가지라고 그렇게 말했다...

    이성을 잃은 거는 건드리고 싶지도 않았다... 
    이 집에서 살기 싫다는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우리 아빠랑 작은 아빠랑 똑같은 게, 
    자기가 반응하는 것만 듣고
    "내 말 무시해?" 이런 생각으로 상대방이 한 말에
    이성을 잃고 소리를 지른다는 거다... 

    내가 가족들이랑 따로 살고 누군가가 나한테 이렇게 고래고래 소리 치는 걸 
    들을 일은 없다고 생각 했는데... 

    그냥 서러워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마음 문은 닫혔고, 이 사람을 설득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작은 아빠가 미안했는지, 너희 식구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심한 것 같다,
    미안하다... 이러는데 그냥 흘려들었다...
    미안하다고 해서 내 상처를 후벼판 게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제는 웃자고 하는데 그 말이 더 싫었다... 
    그건 내가 나한테 하는 말이지, 상처를 준 사람이 하는 말이 아니다.
    그건 자기가 원하는 것을 강요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작은 아빠는 가족들에게 많은 것들을 강요해왔다... 

    애초부터 감정기복이 심한 작은 아빠한테 마음을 열고 기대고 그랬던 것은 아니라서 다행이다...
    작은 아빠는 나한테 실망했다고 했는데 
    나는 이런 구질구질한 내 인생에 또 다시 실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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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1/20 23:38:34  180.230.***.181  숲정이  59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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