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그렇게 열심히 ‘악플’을 달았던 이유가
혹시, 죽기 전 어떻게든 사람들의 기억에 남고 싶어서 아닐까요?”
지난해 12월 디시인사이드에는 ‘대세는전략’이란 ID를 쓰는 네티즌이 여러 갤러리와 게시판에 각종 욕설과 인신공격, 협박성 내용의 게시물을 올려 곤혹을 겪었습니다.
일부 디시인사이드 회원들은 “정말 그 같은 악플러는 첨 봤다”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고, 도대체 왜 이런 악플을 일삼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었죠.
수백 여 차례 욕설이 담긴 악성 게시물이 계속 올라오자 디시인사이드측은 ‘대세는전략’이란 네티즌의 IP를 차단했고, 계속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욕설 도배를 그치지 않자 김유식 대표는 올 1월 ‘대세는전략’이란 네티즌을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고소하기까지 이릅니다.
그런데 2월, ‘대세는전략’님은 ‘잘 있어라.. 형간다..’라는 제목의 글을 남긴 채 홀연 디시인사이드를 떠납니다.
“잘들 있어라. 얼마 못 봤지만, 정든 카툰갤 동생들아. 이런 허접한 작별인사를 마땅히 글 남길 데 없음
에 여기다 남김을 양해 바란다. 부끄러운 호칭이지만, 나름대로 명성을 얻게 된 찌질킹 ‘대세는전략’도 이제 추억으로 보내야겠지. 너희들에게 미안하다. 내가 말이 좀 심했다. 그래도 다 형이 너희들에게 애정이 있어서 그런 거다. 안 그럼 욕도 안한다.”
‘사과’라는 것을 결코 모를 것 같았던 악플러가 게시판에 “그동안 미안했다”며 사과의 뜻을 전하자, 디시인사이드 회원들 중에는 ‘도통 알 수 없는 사람’이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던 네티즌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8개월 후, 디시인사이드 측은 서울 강남경찰서로부터 ‘사건처리진행상황 통지표’를 한 장 받게 됩니다.
지난 1월 4일 공갈, 협박,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대세는전략’을 고소했던 사건이 ‘대세는전략’이 사망했기 때문에 공소권이 없어졌고 내사종결 처리됐다는 통보였습니다.
“정말인가요? ‘대세는전략’이 죽었다니…”
디시뉴스는 지난 26일 디시인사이드 내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경찰에 고소된 네티즌 ‘대세는전략’이 사망해, 사건이 종결됐음을 알리는 기사를 소개했는데요.
디시뉴스에 따르면, 디시인사이드 관계자는 “오랜 시간이 걸렸고 뒤늦게라도 처리가 됐지만, 이미 망자가 된 분이라 생각하니 매우 유감스럽다”며 “법적인 대응을 떠나 망자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죽기 전에 세상에 대한 분노를 악플로 표출한 것일까요? 이미 망자이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시한부 선고를 받고 죽기 전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싶었을까요? 안타깝네요.”
‘대세는전략’이란 네티즌의 갑작스런 사망소식에 디시인사이드의 회원들은 무척 놀란 분위기인데요. 그의 사인이 궁금하다는 네티즌도 많았습니다.
이에 대해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대세는전략’이란 네티즌은 지난 6월 투신자살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악플, 옮고 그름에 관계없이 비방, 욕설, 인신공격만 일삼는 글들. 그러나 ‘대세는전략’이 고인이 됐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은 “그가 악플을 달았던 것에도, 왠지 사연이 있지 않았을까”라며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물론, “악플은 남들에게 심적으로 큰 상처를 주기 때문에 절대 지양해야하겠으나 악플을 다는 사람들의 심리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야겠다”라는 것입니다.
한편, 도깨비뉴스 독자 ‘원조이런’님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대세는전략’이 정말로 죽었을까요? 올 초에 그가 남긴 유서 같은 것도 보입니다”라며 지난 2월 ‘대세는전략’님이 마지막으로 디시인사이드에 남겼던 글을 제보해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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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있어라..형간다..
잘들 있어라
얼마 못봤지만 정든 카툰갤 동생들아..
이런 허접한 작별인사 마땅히 글 남길 데 없음에 여기다 글 남김을 양해바란다..
난 이제 떠나려한다..
이때까지 나름대로 지켜온 나만을 위한 삶의 소신은 이제 의미가 없어졌음을 느껴..
한 여자를 알게 됐어.
그녀를 만나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지.
허나 지금 그녀는 너무 멀리 있다.. 내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곳에 있구나.
난 아무이유도 모른 채 떠난 그녀를 원망했지만.. 이제 알았다..
그녀에 대한 내 사랑이 부족했음을 말야..
그리고 사랑에 대해 전혀 몰랐던 내 무지함을 말야..
할 수 있다면 내 모든 것을 버리고 겸허한 자세로 사랑을 배우려한다..
내가 가진 가식의 덩어리를 이제 잘라내려 해..
나를 지탱해준 힘이기도 했지만 이제 빈껍데기 일 뿐임을 느껴..
모두 의미 없다.. 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애써 가식이란 포장지로 덮는 것은 이제 다 싫다..
내가 진심으로 원하고 바라는 것을 하고 싶다..
부끄러운 호칭이지만 나름대로 명성을 얻게 된 찌질킹 '대세는전략' 도
이제 추억으로 보내야겠지..
이제와선 정도 들고 버리기엔 아쉬운 닉넴이긴 하지만 이제 전혀 그런 생각 안하려 한다.
아직 대세는전략으로 할게 많지만 그러기엔 더 많은 사람들이 아파야한다..
너희들에게도 미안하다..내가 말이 좀 심했다..
그래도 다 형이 너희들에게 애정있어서 그런거다..
안그럼 욕도안한다..
여튼 이제 난 말이다..
돈이고 머고 이제 다 필요없다..존내 대세는 사랑이다..
한놈만 패고..한여자만 잡아야겠다..
......................
짧지만 그간 즐거웠고 고마웠다..
날 진심으로 대해준곳은 이곳 탐슨가젤외 너희 카툰 동생들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보답하마..비록 너희들이 날 가식으로 대했던 간에 난 진심으로 느꼈으니 말이다..
이제 갈 시간이 됐구나 모두 잘지내길 바란다..
- from 대세는전략 -
출처 :
http://board4.dcinside.com/zb40/zboard.php?id=composition17_skengus&page=1&sn1=&divpage=1&banner=&sn=on&ss=on&sc=on&keyword=대세는전략&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284 -------------------------------------------------------------------------------------------------
한편 '대세는전략'님의 악플 및 죽음과 관련해 29일자 동아일보는 그를 '손묶인 악플 폐인'으로 묘사하면서 그의 자살을 사이트 이용제한 및 고발 때문이라고 규정하는 기사를 올렸습니다. 다음은 동아일보 기사 전문입니다.
손 묶인 20代 ‘악플 폐인’“세상 살맛이 안나…” 투신
http://www.donga.com/photo/news/200510/200510290092.jpg《한 누리꾼이 인터넷 자유게시판에 지나친 ‘악플’(악의적인 댓글)을 달다 사이트 운영자로부터 이용을 제한당하고 경찰에 고발되자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 사이에 ‘사이버 왕따(CI·Cyber Isolation)’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S(22·무직) 씨는 지난해 11월경부터 익명 자유게시판으로 유명한 D사이트의 200여 개 게시판에 심한 욕설과 성적 표현 등이 담긴 악플을 ‘도배’(같은 내용을 복사해 여러 곳에 옮겨 놓는 행위)했다.
“×× 짱나는 ○○ 리플 글 게시자인 올드블랙죠. 니가 지울 수도 있는 거잖아? 너 그러다 죽는다. 그리고 합성 다시 해라. ×× △같다 ○○자식.”
이 사이트 운영진은 두 달여간 이처럼 욕설로 가득한 악플도배가 계속되자 인터넷 주소(IP)를 추적해 12월 중순부터 글을 삭제하기 시작했다.
S 씨는 전화로 이런 ‘제한’ 조치를 풀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관련 글을 올렸지만 D사는 글 지우기를 계속했다. D사는 올해 1월 4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진정서를 제출했으며, 이후에도 S 씨와 험한 말로 감정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S 씨는 올해 2월경 D사 사이트에 “짧지만 그간 즐거웠고 고마웠다. 날 진심으로 대해 준 곳은 이곳 동생들밖에 없었다”는 마지막 글을 남기고 종적을 감췄다.
9월 말경 진정서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S 씨가 6월 중순 고향의 부모 아파트 10층에서 투신자살한 것을 확인하고 사건을 종결지었다.
경찰 조사 결과 S 씨는 고교를 중퇴한 뒤 하루에도 몇 시간씩 PC게임을 즐기는 프로게이머(온라인게임 선수) 지망생이었다. 그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의 집에서 나와 자취생활을 했다.
가족과 학교에서 소외당한 S 씨의 유일한 의사소통 창구는 인터넷 익명 게시판이었다. S 씨의 형(24)은 “동생이 이곳에 매일 글을 남기는 것을 낙으로 삼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타인에 대한 비방이 심했던 글을 제한한 것이 옳았다’는 의견과 ‘익명 자유게시판의 취지와 달리 임의적인 제한을 한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을 둘러싸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郭錦珠) 교수는 “인터넷에 악플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것은 자신의 상태나 욕구를 알리고자 하는 과시욕과 사람들의 반응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싶어 하는 관음증의 발현”이라며 “이런 욕구가 좌절되면 익명성에서 오는 분노로 인해 더욱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 심리학과 허태균 교수는 “사이버 세계는 대리만족의 실현으로 현실보다 훨씬 큰 만족감을 준다”며 “이 때문에 사이버 세계에서 입은 상처는 오프라인에서 받는 상처보다 훨씬 커 자신의 존재가치를 잃게 만드는 부작용이 있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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