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오유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싱글이기 때문입..이게 아니고, '촌스럽기' 때문입니다.
요새는 어딜가서 정의나 상식을 얘기하면 '저 x끼는 대체 뭘까' '진지충 극혐' '오글거린다' 란 비아냥을 듣기가 쉬워요. 그만큼 사회가 병들어 있다는 증거죠.
하지만 오유에선 거리낌 없이 그 주제에 대해서 얘기해 왔고,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할거에요. 전 오유의 이런 촌스러움이 참 좋습니다.
게시판도 굉장히 세분화 되어 있고, 서로 존대를 하며 때로는 진짜 짜증이 치밀어 오를 정도의 엄격한 출처 요구, 게시판 지키기 등이 있어서 선비란 말도 듣기도 하고,
몇몇 프로 불편러들의 존재로 인해 양질의 자료를 업로드 해 주시던 헤비 업로더들도 많이 사라졌지만
이건 결국 '상식과 정의' 를 좀 지나치게 따져왔기 때문이죠.
오유란 사이트는 그저 유머 사이트로 탄생 했고, 인격체처럼 투사해 과한 감정이입을 하는 것이 권장할 만한 것은 아니겠지만, 아무튼 그런 성향의 유저들이 많아짐에 따라 현재의 오유의 모습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오유는 마치 한국 인터넷 커뮤니티의 바로미터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특정 목적을 위해 탄생한 사이트(스르륵, 싸줄 등) 도 아니요, 특정 목적을 위해 탄생 했지만 변질 되어버린 사이트(디씨, 여시 등)도 아니요, 태생부터가 씨발인 사이트(일베, 메갈/워마드 등)도 아니죠.
이 분류가 왜 중요하냐면
1.특정 목적을 위한 사이트에서는 그와 무관한 주제로 토론이 시작되면 대차게 까이거나, 아예 반응도 없습니다.
그런 사이트들의 자게에 올린다고 해도 미미할 뿐더러 결국그 사이트의 본래 목적으로 회귀하게 되죠.
2. 변질된 사이트에서는 변질되어 버린 그들만의 카르텔에 반하는 의견을 내기만 하면 아예 추방까지 당합니다. 우린 여시에서 그 예를 아주 잘 살펴 볼 수 있었죠. 그래도 이건 인터넷 커뮤니티 안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3. 태생부터가 씨발인 사이트는 본인들도 알아요. 어디 가서 나 일베한다, 메갈한다, 이러면 정상인 취급 못 받고 현실에서 매장 당하기 십상이죠. 그러다 보니까 넷상에서 더 씨발스럽게 되는겁니다. 씨발들 -> 현실에서 매장 당함 -> 더더욱 넷상에서 씨발스러움의 심화. 뫼비우스의 띠죠.
그러나 오유는
여기만큼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토론하기 좋은 공간이 없습니다. 게다가 진입 장벽도 낮아서 조작이나 분탕을 치기에정말 안성맞춤이죠.
기본적으로 상호 존중이라는 분위기가 기저에 깔려 있으며, 이승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주제에 대한 게시판이 있고, 다소 오글거릴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도 너그러우니까요.
게다가 운영자님은 닉값을 엄청 잘 해서, 새로운 주제를 위한 게시판을 만들기도 하고 유저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계속 고쳐 나가려고까지 합니다. 이런데도 비영리 사이트에요.
자, 어떻습니까. 이 특성이 왜 중요하냐면, 위에도 썼지만, 오유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바로미터로 작용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과대평가일 수도 있지만요).
예를 들어서 지난 대선 때의 여론 조작 사례를 보죠.
1번 사이트에선 아무리 얘기해 봐야 크게 효과가 없습니다. '야이 씨발 정치 얘기는 다른데 가서 해. 그래서 메시 vs 호날두 누구?' 가 된다는 거죠.
2번 사이트에서도 비슷합니다. 여시에선 그저 지들 대빵이나 운영자 말만 처 듣는 머저리들이 많고 제가 알기론 그쪽 동네에서도 정치나 사회 이슈 얘기하는거 별로 안좋아 합니다. 여성이 관련된 이슈를 제외하면요.
3번은 뭐..굳이 말 안 하겠습니다.
일베나 메갈, 여시, 워마드, 국정원 이 씨발 것들이 그렇게나 오유를 통해서 분탕을 치고 장악을 하려고 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란거죠.
'야 심지어 오유에서도 이러는데?'
혹은
'ㅉㅉ 오유도 이제 끝났네. 오유나 일베나'
우리가 아주 많이, 최근엔 더더욱 많이 보게 되는 프레이밍이죠?
저같은 경우가 1번에서 유입된 케이스입니다. 축구 외에 다른 얘기가 하고 싶었는데 포탈은 이미 새누리 씨발들에게 점령 당한지 오래이고, 제가 2번이나 3번을 갈리가 없는데
남아있는 사이트 중에서 그나마 좀 괜찮네? 오..좀 깐깐하긴 한데 뭐 결국 저거 저작권 지키려는거 아니겠어? 와..아예 세월호 게시판이 따로 있네? 여기선 정의니 뭐니 해도 비아냥을 안 듣네?
가 됐던거죠. 저 같은 분들..알게 모르게 꽤 많을겁니다.
떠나가게 되는 이유도 결국 비슷해요. 기껏 정착 좀 해보려고 했더니 뭐만 하면 게시판 지켜라, 출처가 뭐냐(여기까진 괜찮죠. 규정이긴 하니까)
아닌걸 아니라고, 그것도 지극히 보편 타당한 원칙에 기반해서 말을 해도 '너 여혐임?' '너나 일베나 ㅉㅉ' 라고 정상인 코스프레 하고 있는 2번과 3번에게 까이고
슈발 그래..더러워서 아예 가치관이나 상식, 사회문제 이런 얘기 하지 말고 그냥 특정 분야에 대해서만 하자..응? 그럴거면 아예 1번 사이트로 가는게 낫잖아?
란 거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긴 합니다만..
전 바보님을 믿습니다만, 이번의 '언급 자체를 금지' 한 공지는 솔직히 납득이 잘 가지 않습니다. 효과도 잘 모르겠고요. 이미 원글은 그 주제가 아닌데도 댓글에선 그런 토론이 벌어지고 있는 글이 많아요.
시스템 구축(본인 인증 등)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미봉책이나마 세우신 것이라고 믿긴 합니다만..그 시간 동안에는 계속해서 오유는 변질 될 것이고, 정상적인 유저들의 이탈은 가속화 될 것입니다.
오유는 인격체도 아니고, 무슨 거창한 곳은 더더욱 아닙니다만..모든 주제에 대해서 열린 마음과 태도로 의견을 나눌수 있는 커뮤니티가 병들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