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글 싫어하시는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요약해서 보고싶은 분들은 굵은글씨와 문단 마지막 문장을 같이 읽어주세요.
0) [나는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의 말할 권리를 위해 목숨을 다해 싸우겠다.]
는 말은 사실 볼테르가 했는지 누가 했는지 불분명하다고 합니다. 그래도 말이 참 좋아 인용합니다.
0-1) 사상검증
일베/충 극혐. 일베 혐오합니다.
일베는 사회적 루저들이 모여 변태적인 욕망으로 동질감을 형성하는 징그러운 커뮤니티라고 혼자 생각합니다.
1) 일베 손동상이 표현의 자유면 김구보고 테러리스트라고 하는것도 표현의 자유인가요? 일본이 조선을 근대화시켰다는 말도요?
네..표현의 자유입니다. 누구든지 그런 말을 할 수 있고, 그런 주장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심도있는 토론과 논리적인 대화를 통해 사회적 합의에 이르고 우리는 판단을 하게 되죠.
이 혼탁한 세상에는 법과 학문 그리고 더 나아가 양심이 우리의 저울이 되어줍니다. 감성에 치우쳐 섣불리 입을 막아선 안 돼요.
2) 그래도 통쾌한데. 반-일베 세력이 이긴 것 같아.
글쎄요. 오히려 제발 지금과같은 상황을 바라는 악한들이 넘쳐났을거에요.
일베 동상 저렇게 되면 일베가 뭐라고 할 것 같으세요? "으앙 우린 역시 어디서나 핍박받는구나 더 짜져있어야지.."라고 할까요?
글쎄요. "이것봐! 쟤내는 그냥 빨갱이 몰듯 일베 척살이라니까! 표현의 자유를 폭력적으로 억압하고 있어!" 라고 외치지 않구요?
2) 일베는 맞아도 싸. 일베는 욕먹어도 싸. 일베는 쓰레기고 충이야.
메갈리안이 외칩니다. 똑같이요.
생각없는 여자 몇명이 그 생각으로 강남역에서 일베 때렸다가 맞은 일베가 합의 안 해줘서 전과 생기기 직전이라고 알고 있구요.
3) 홍대가 그 동상때문에 엄청난 피해를 입었으니까 홍대생은 그깟 동상 파괴해도 괜찮지 않아?
홍대가 구체적으로 무슨 피해를 입었지요? 일베학교라는 구설수요?
일베학교라는 구설수는 누가 만들었지요? 대중들이 만들었습니다. 일베손 작가가 만들지 않았어요.
일베손 작가는 일베손 동상만 세워놨을 뿐입니다. "나 일베/충인데, 홍대 일베가 점령했다 ㅇㅈ?" 라고 외치면서 세워놓은게 아니에요.
설치 의도는 아무도 모릅니다. 명료하게 밝히지 않았으니까요. 혹자는 방금 저런 기분나쁜 의도를 생각할 것이고, 누군가는 표현의 자유 그 자체를, 누군가는 일베를 대표하는 동상이 대학 앞에 당당히 등장했음에도 아무도 자신의 신분을 들어내지 못하는 일베를 조롱하는 의도로.. 수 도 없이 많은 해석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어느순간 동상을 딱 하나의 뜻으로 정해버렸어요. 저 동상은 "일베가 홍대를 점령했노!"라는 뜻이다! 라구요. 누구 마음대로..?
4) 애초에 그런 동상 세운 작가가 잘못이야. 훼손되어도 싸.
애초에 손동상을 세운게 잘못이라구요? 이 나라는 표현의 자유가 있는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미니스커트를 입을 수도 있지요.
"받아들여. 동상이 부숴진건 애초에 그딴 동상을 만들어서야."는 "니가 나쁜 일을 당한건 애초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녀서야."랑 뭐가 다르지요?
5) 살다 보면 때로는 정의봉이 필요해
때로는 폭력이 필요해. 때로는 맞아야지. 때로는..
그게 도대체 언제에요? 그걸 왜 혼자 결정하세요? 그 위험한 일을? 당신은 그걸 결정한 권한을 갖고있지 않아요. 당신의 기본권이 심각한 수준에서 위협받고 있지 않다면요. 일베 손동상에 대해서, 동상이 머리 위로 떨어지는 중이라 손날치기로 동상을 파괴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 말고는 '정의봉'이 등장할 상황이 도저히 보이지가 않네요.
6) 민주화 혁명은 폭력이 필수불가결이었어! - 저항권에 대하여
맞습니다. 우리 헌법도 인정하지요. 4.19를 계승하니까요. 저도 자랑스러운 민주화의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를 사랑합니다.
그런데 자꾸 비슷한 말씀 드리는데, 지금 4.19나 5.18처럼 저항권을 사용할 타이밍이 아니에요. 약속되지 않았다구요.
"저항권은,국가권력에 의하여 헌법의 기본원리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행하여지고 그 침해가 헌법의 존재 자체를 뛰어넘어 다른 합법적인 구제수단으로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때에만 인정되는 권리입니다."
저항권을 쓰는 대가는 큽니다. 사회 혼란 그 자체. 잠시든 길든 무정부상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숭고한 권리입니다.
민주투사분들. 그분들은 맹목적으로 흑백에 쌓여 투쟁을, 저항을, 게릴라를 하신게 아니죠. 자유민주주의의 탈환을 위해 피를 흘리셨습니다. 숭고한 희생이고 헌법도 이를 계승합니다. 마지막 저항권이었습니다.
근데 지금 일베동상이 전두환 박정희인가요? 왜 동상따위에 같은 잣대를 들이대냐는 말입니다. 그 저항은 마지막 순간 절대적 가치를 위해, 모두의 표현의 자유를 위해 발현되었기 때문에 숭고했던겁니다. 지금처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기 위해 발현된것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분들은
[나는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지만 당신의 말할 권리를 위해 목숨을 다해 싸우겠다.]를 위해 서로 하나되어 싸웠다고 생각합니다.
7) 뿌신애가 책임진다잖아. 법적 책임 다 진다고 떳떳하게 뿌셨는데?
법은, 형량은 경제적인 개념이 아닙니다. 비용이 아닙니다. 형량을 지불해서 범법행위를 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 이야기 입니다.
이런 생각이 사회에 만연해지면 사람 사는 사회는 한순간에 붕괴됩니다. 도덕과 양심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훼손한 사람이 책임을 지네 안 지네를 논하는건 의미가 없습니다. 당연한 것을 이야기 할 뿐입니다.
8) 양심에 따르라며? 악법도 따라야 하나? 동상 하나 못 없애니까 맨날 갑질하는애들이 만만하게 보는거 아냐~!
착각이 가장 심각하신 분의 주장인데요. '표현의 자유'는 법 따위가 아닙니다. 기본권이에요. 이러한 기본권을 침해하는게 악법입니다.
완전히 거꾸로 착각하고 계시죠. 헛소립니다. 위험하신 분입니다.
정리)
a. 일베동상은 구성원들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훼손했는가?
답: 아니오
b. 일베손동상 이슈는 합법적인 절차로 절대 해결될 수 없었는가?
답: 아니오
그렇기 때문에, 손동상 훼손은 시원할 순 있어도 옳은 일은 아니었습니다. 잘못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