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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istory_13192
    작성자 : Belisarius
    추천 : 27
    조회수 : 8570
    IP : 24.55.***.225
    댓글 : 14개
    등록시간 : 2013/12/25 14:51:08
    http://todayhumor.com/?history_13192 모바일
    중국사 최강의 막장 왕가, 유송(劉宋) - 完
     
     
     
    전편에서 쭉 열거한 유자업(劉子業)의 패륜행위들 외에도 그가 달성한(?) 인간말종 행위들은 많았다.
     
     
    현존하는 부모나 친족일가에게 치는 패드립도 모자라 나중에는 애꿎은 조상에게까지 패드립을 시전하는데, 그 중에는 송(宋) 왕조의 시조이자, 유자업에게는 증조부가 되는 고조(高祖) 무제(武帝) 유유(劉裕)도 포함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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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宋) 고조(高祖) 무제(武帝) 유유(劉裕).
     
    미천한 출신이었지만 자수성가하여 황제의 자리에까지 올라 인생성공이란게 무엇인지를 보여준 남자.
    일찍이 동진(東晉)을 섬겨 장군이 되었지만 남다른 판단력과 정치감각으로 곧 권신이 되어 나중에는 동진(東晉)의 마지막 황제인 공제(恭帝) 사마덕문(司馬德文)에게 황위를 양위받음으로서 송(宋)을 개국했다. 
     
    여담으로 말하자면 이전까지는 선양한 망국의 마지막 황제를 잘 대접해주는 것이 관례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때부터 선양 받은 후에 전직 황제에게 칼침을 놓는 전통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개국황제인 무제(武帝) 유유(劉裕)는 본래 미천한 천민출신이었다. 그러나 본인이 출세하고자 적극노력하여 동진(東晉)의 신하가 되었고 나중에는 황제까지 된 이른바 자수성가한 인물이었다.
     
    그래서인지 유유(劉裕)는 황제가 되고 난 뒤, 궁중에다 건물하나를 지어 자신이 소싯적에 종살이 및 농사일에 쓰던 쟁기나 낫 등과 같이 여러 물건들을 전시해두고 후손들에게 대대손손 보여주고자 했다. 일종의 박물관 같은 시설이라 하겠는데, 취지는 한마디로 내가 이렇게 고생해가며 세운 나라이니 후대 황제들은 이를 잘 보고 할애비가 뭣빠지게 고생한 걸 봐서라도 경각심을 갖고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도록.. 으로 보면 된다.
     
     
    개국황제의 이와 같은 작은 바램이었는데, 어느날 증손자놈이 이곳에 들어와 쭉 둘러보더니만 증조부의 초상화를 보고 한마디 내뱉었다.
     
     
    "이놈은 본래 미천한 출신이었거늘, 어떻게 감히 황궁에 함께 있을 수 있단 말이냐? 너무 과분하지 않은가?"
     
     
    개국황제 증조부의 눈물겨운 노고따윈 안중에도 없다는 발언이었다. 그저 인간말종 유자업의 눈에는 더럽고 추잡한 물건들로 가득찬 창고에 불과했던 것.
     
    무제(武帝) 유유(劉裕)가 이 말을 들었으면 빡쳐서 무덤을 박차고 뛰어나가기 보단 아마 땅을 치고 울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세운 나라가 증손자놈이 말아먹는다고 말이다. 사실 굳이 증손자 대까지 갈 것도 없이 당장 유유의 아들 대부터 망조가 보이던 나라였던지라 그냥 본인의 자식농사가 대흉년이었던 것을 한탄하는게 빠를지도.
     
     
    아무튼, 인간말종 유자업은 패드립 뿐만아니라, 근친상간에도 손을 댔다.
     
     
    선대 황제이자 유자업의 아비인 효무제(孝武帝) 유준(劉駿)도 일찍이 자신의 사촌누이를 탐하여 애까지 낳았음은 앞서 전편에서 밝혔다. 그나마 저 혼자 그랬더라면 그냥 그러려니 하겠는데 문제는 유송(劉宋)의 역대황제들 중 여럿이 그러한 성향을 보였다는 데에 있다. 근친행위를 벌여서가 아니라 유독 색(色)을 탐하는 모습이 종종 보여서인데, 그냥 일족의 유전자가 그리 생겨먹었는지는 몰라도 유송(劉宋)의 황제들은 물론이고, 다른 황족들까지 그러한 모습을 보여 색골집안임을 증명했다.
     
     
    제 사촌누이에게 손을 댄 효무제(孝武帝) 유준(劉駿)의 피를 물려받아 그런지 유자업도 근친행위에 몰두했는데, 상대는 다름아닌 친누나인 산음공주(山陰公主) 유초옥(楚玉)과 고모 신채공주(新蔡公主) 유영미(劉英媚)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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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음공주(山陰公主) 유초옥(楚玉).
     
    효무제(孝武帝) 유준(劉駿)의 딸로, 유자업과는 오누이 관계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것이 있는데 인간말종 유자업(劉子業)이 먼저 접근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누나인 산음공주(山陰公主) 유초옥(楚玉)이 먼저 추파를 날렸다는 점이다. 이쯤되면 정말 핏줄을 의심해봐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용모가 빼어나고 풍류를 즐기기를 좋아했다는 산음공주(山陰公主) 유초옥(劉楚玉)은 일찍이 남편도 둔 유부녀였다. 그런데 남편으로는 만족못하고 친동생인 유자업(劉子業)과 놀아났다고 한다. 그런데 웃긴건 유자업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친누나의 유혹에 호응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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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자업(劉子業)과 놀아나는 산음공주(山陰公主) 유초옥(劉楚玉).
    말세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말이다.
     
     
     
    기록에서는 이 둘이 매일 밤을 같이 지내며 흡사 부부처럼 지냈다고 한다. 무슨 일본 AV 시리즈 물에나 나올 법한 시나리오를 실제로 찍고 있던 것인데,
     
     
    유자업도 그렇지만 그 누나도 막장스러운 인간이었던 것이다.
     
     
    산음공주(山陰公主) 유초옥(楚玉)은 본래 음탕했다. 그래서 주색을 즐겨 항시 집에는 외간남자들의 출입이 끊이질 않았고 날마다 연회가 열렸다고 한다. 이와 관련한 일화가 있는데 소개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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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음공주(山陰公主) 유초옥(楚玉) 삽화.
     
    말이 필요없다. 그냥 막장이다.
     
     
     
    훤칠하고 단정한 용모로 당시 송(宋)에서 최고의 미남으로 불리우던 '저연(褚淵)' 이란 사람이 있었다. 어찌나 잘생겼는지 궁중의 관료들이나 외국사신들도 그의 외모를 보고는 감탄하며 그의 모습이 사라지는 것을 아쉬워 할 정도였다고 한다. (근데 왜 아쉬워 하지?)
     
    뛰어난 외모로 장안의 화제였던 저연의 소문을 색을 탐하는 산음공주(山陰公主) 유초옥(劉楚玉)이 몰랐을리 만무했을 터.
     
    아니나 다를까, 유초옥(劉楚玉)은 저연을 자기 집에 데려다 즐기고(?) 싶다고 동생 유자업에게 졸랐다. 동생이 황제폐하이시니 황제가 까라면 깔 것이라고 여긴 것이다.
     
    유자업은 누님의 요청에 응하여 그날로 저연을 불러다가 유초옥에게 넘겨준다. 사실 저연(褚淵)도 문제(文皇帝) 유의륭(劉義隆)의 딸, 남군공주(南郡公主)와 혼인하여 황실의 어엿한 부마(사위)였고 촌수로 따지면 막장남매에게는 고모부가 된다. 하지만 친오누이 간에도 근친행위를 일삼는 남매가 그런 걸 신경이나 썼겠는가.
     
    황제의 명령으로 산음공주(山陰公主) 유초옥(劉楚玉)의 저택에 불려온 저연은 평소 품위있는 행동거지와 대쪽같은 성품으로 이름이 높았던 만큼, 유초옥(維楚玉)이 던지는 추파나 부리는 교태에도 아랑곳 않고 끝까지 체통을 지켰다.
     
    아무리 유혹해도 저연이 넘어오질 않자 유초옥(劉楚玉)은 화가 난 나머지 이렇게 물었다.
     
     
    "풍채가 당당한 것으로 보아, 분명 대장부이거늘, 어찌 이리 양기(陽氣)가 없소?"
     
     
    즉, 너 고자냐? 라고 물은 것이다. (고모부에게 조카가 말하는 싸가지가 훌륭하다)
     
    그리고 이어지는 저연의 답변.
     
     
    "제가 비록 재능은 모자라나, 도리에 어긋나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그러자 유초옥(劉楚玉)은 계속해서 관계를 맺을 것(?)을 요구했고 저연(褚淵)은 참다못해 정 이러면 차라리 자결해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기에 이른다.
     
     
    결국 완강하게 나오는 저연을 못당해낸 유초옥(劉楚玉)은 포기했고 저연은 정절을 지킬 수 있었다고 한다. 근데 뭔가 바뀐 느낌이다?
     
     
     
    유초옥(劉楚玉)의 주색잡기는 계속 이어져 또 동생 유자업에게 조르기 시작한다.
     
     
    "비록 남녀가 다르다고는 하나, 폐하와 신첩(臣妾 : 유초옥을 말함)은 모두 선대 황제의 혈육입니다. 그런데 폐하께서는 후궁을 수없이 거느리시고 신첩(臣妾)은 부마(사위) 한명 밖에 없으니 이 얼마나 불공평한 일입니까?"
     
     
    즉, 아무리 우리가 남자 여자 다르더라도 너나 나나 모두 같은 혈육인데 왜 너는 하렘을 조성하고 나는 왜 남자가 달랑 하나냐 이런 말이다.
     
     
    그런데 유자업은 이와같은 누이의 말에 수긍하고 그 날로 미남 서른여명을 누이의 저택으로 보내준다.
     
     
    누이 유초옥(劉楚玉)이 서른 명의 꽃미남 무리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바람에 누이와의 관계가 멀어지자 유자업은 다른 상대 물색에 나섰고 그래서 찾은 이가 고모 신채공주(新蔡公主) 유영미(劉英媚)였다.
     
    평소 신채공주(新蔡公主) 유영미(劉英媚)는 궁중에서 미인으로 소문나있던 터라, 유자업은 그 소문을 듣고 무려 고모를 상대로 근친행위를 시도한다.
     
     
    방 안에서 강제로 겁탈하려 들자 유영미(劉英媚)가 고모와 조카간에 이래서는 안된다고 소리치며 저항했지만 유자업은 막무가내로 누이와도 동침했는데 고모와는 안될게 무어냐며 칼을 빼들고 위협하자 결국엔 굴복했다고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고모를 황후로 책봉하려 들었는데 사건의 전말을 모두 들은 신채공주(新蔡公主) 유영미(劉英媚)의 남편이자, 유자업에게는 고모부인 하매(何邁)가 대노하여 반란을 일으키려 들자 숙청해버리고 마치 아버지 효무제(孝武帝) 유준(劉駿)이 그러했듯 주위의 시선을 고려해 고모의 성씨를 '사(謝)' 씨로 고치며 황후로 책봉하지만 고모의 완강한 거부로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이 사례들 뿐만 아니라 유자업이 건드린 친족은 위에서 말한 둘 외에도 여럿 더 있다. 그 중 한가지 사례만 더 보겠는데, 이번에는 본인이 아니라 신하더러 황족 가운데 한명을 겁탈하라 지시했다.
     
     
    우위장군(右衛將軍) 유도융(劉道隆)이란 신하가 있었는데, 유자업은 여기서 유도융에게 전편에서도 언급한 일찍이 조카 유자업에게 온갖 굴욕을 당한 바 있는 건안왕(建安王) 유휴인(劉休仁)의 어머니인 태비(太妃) 왕씨(王氏)를 강제로 겁탈하라 명령했다. 태비(太妃) 왕씨(王氏) 또한 불혹에 가까운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색이 곱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숙부의 어머니면 제아무리 친 조모(祖母)가 아닐지라도 자신에겐 어쨌거나 조부모 뻘임에도 불구하고 그것도 숙부 건안왕(建安王) 유휴인(劉休仁)이 지켜보는 앞에서 그 짓을 시켰다고 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유휴인(劉休仁)의 표정이나 행동에 조금이라도 불손하고 불편한 기색이 돌면 즉각 둘다 죽이겠다는 협박과 함께.
     
     
    그 밖에도 인간의 탈을 쓰고는 도저히 저지를 수 없는 행위들을 일삼으며 여러 친척일가 황녀(皇女)들을 범했다. 개중에는 유자업의 근친행위 요구를 거부하여 분노한 유자업에 의해 죽어나간 이도 여럿 있었다.
     
     
    당시 유자업의 흉악스러운 짓거리들은 예나 지금이나 봐도 도저히 용납이 안되는 행동들이다. 그래서 폭군의 악정에 참다 못한 황족들의 반란이 일어난다.
     
     
    먼저 반란을 일으킨 이는 강하왕(江夏王) 유의공(劉義恭)으로, 유자업에게는 작은 할아버지 뻘이 되는 사람이었다. 임지에서 거병하여 황제를 폐위할 모의에 한창이었는데, 안타깝게도 누군가의 밀고로 오히려 유자업의 어림군에 의한 급습으로 강하왕(江夏王) 유의공(劉義恭)의 병력은 무너지고  유의공(劉義恭)은 사로잡혀 유자업이 친히 휘두른 칼에 여덟조각이 나 죽었고 그 네명의 아들들도 모조리 죽임을 당하고 만다.
     
     
    강하왕(江夏王) 유의공(劉義恭)을 시작으로, 황제를 모살하려는 움직임은 계속되었다. 모두가 하나같이 유자업의 폭정에 피해를 입거나 혹은 그 가족이 피해를 본 황족들에 의한 반란이었다.
     
     
    만인이 뜻을 함께하여 오직 한 목숨을 노리는데 그 한 목숨이 안 죽고 배기겠는가. 머지않아 17세의 어린 폭군에게도 최후가 찾아온다.
     
     
     
    폭군답게 그 최후도 주색잡으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궁궐 뒷뜰 화원에서 한창 연회를 벌이던 유자업은 문득 주위의 시종들과 궁녀들에게 옷을 벗으라 하고 개, 말, 양, 원숭이 등, 한 무리의 동물들을 데려와서는 그것들과 수간(獸姦)을 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평소 유자업이 사람 죽이기를 파리 죽이듯이 일삼는 것을 잘 아는 시종들과 궁녀들은 군말없이 시키는데로 따랐는데, 한 궁녀만이 끝까지 버티며 거부했다고 한다. 유자업은 항명하는 그 궁녀를 바로 죽였고 그날로 돌아가 잠자리에 들었는데, 여기서 그 죽은 궁녀가 유자업의 꿈에 나타난다.
     
     
    "내가 너 때문에 억울하게 죽어 이 억울함과 너의 죄를 하늘에 고해 바쳤으니, 너는 아무데도 도망가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한맺힌 궁녀의 저주에 유자업은 잠에서 깨 두려운 생각이 들어 무당들을 불러 굿을 벌였다. 그 중 한 무당이 유자업에게 아뢰기를,
     
     
    "그 궁녀가 죽은 후원에 귀신이 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유자업은 칼을 빼들고 감히 자신을 협박하려 든 그 궁녀귀신을 잡겠다고 뛰쳐나간다. 무슨 자신감이었는지는 몰라도 그렇게 뛰쳐나간 유자업을 기다리고 있던 이는 귀신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사람이란 앞서 건안왕(建安王) 유휴인(劉休仁)처럼 함께 조카 유자업에게 능욕을 당한 바 있는 '돼지왕' 상동왕(湘東王) 유욱(劉彧)이 보낸 자객들이었다.
     
     
    귀신을 찾아 두리번 거리던 유자업에게 한 무리의 자객들이 덮쳐갔고 뭔가 일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은 유자업은 꽁무니를 뺐지만 곧 붙잡혀 무수히 날아드는 칼에 의해 죽임을 당하니, 재위에 오른지 불과 1년만인 서기 465년의 일이었다.
     
     
     
    저번에 능욕을 당하며 죽음직전까지 갔던 상동왕(湘東王) 유욱(劉彧)이 평소 조카 유자업으로부터 신변의 위협을 느껴 일을 꾸민 것이었다. 무당도 유욱이 보낸 사람으로, 매복해있던 자객들에게로 유자업을 보내 죽인 것이다.
     
     
    폭군을 몰아냈으니 의당 그 공로는 상동왕(湘東王) 유욱(劉彧)에게로 돌아갔을 터. 그리고 유자업의 뒤를 이어 즉위하니 그가 유송(劉宋)의 제6대 황제, 명제(明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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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宋) 태종(太宗) 명제(明帝) 유욱(劉彧).
     
    명제(明帝) 유욱(劉彧)이 전 황제인 유자업(劉子業)에게 올릴 시호나 묘호따위는 없었다.
    오히려 진작에 폐했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을 담아 그저 폐제(廢帝)라고 부를 뿐.
     
     
     
    명제(明帝) 유욱(劉彧)은 즉위하자마자 폭군의 잔재부터 청산하려 했다. 자신을 돼지취급하며 멸시와 모욕을 준 조카놈과 관련된 것들만 보면 치가 떨렸을 터.
     
     
    먼저 음란마귀가 씌여도 단단히 씌인 산음공주(山陰公主) 유초옥(劉楚玉)부터 죽여 없앴고 폭군에 달라붙어 함께 놀아나던 이들도 죄다 제거되었다. 게다가 유자업의 친형제들, 즉 효무제(孝武帝) 유준(劉駿)의 자식들도 모두 연루되어 죽임을 당했다. 행여나 친형제인 유자업의 복수를 하려 들까봐 후환을 없애기 위한 조치였다고는 하는데, 내 생각에는 순전히 명제(明帝) 유욱(劉彧)의 앙갚음 같다.
     
     
    특히 유자업의 시체는 죽임을 당한 후원 뜰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는데 애당초 명제(明帝) 유욱(劉彧)은 그 시체를 수습하여 묘를 만들어 줄 생각도 없었다. 아무리 폭군이었어도 명색이 황제였는데 그 묘도 없다는 것은 그냥 황제 취급도 안해준다는 얘기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선제(先帝)의 시신이 그냥 널부러져 있는 것을 보다 못한 채흥종(蔡興宗)이란 신하를 필두로 한 여러 신하들이 유자업의 시체를 거두어 장사지내 줄 것을 건의했다.
     
     
    "아무리 폭군이었다고 하나, 한때는 천하를 다스리던 주인이었으니 예를 갖추어 장례를 치루어 주는 것이 옳습니다. 선제(先帝)의 시신을 방치해두었다가는 천하가 어지러워 질 것입니다."
     
     
    명제(明帝) 유욱(劉彧)도 그게 옳다 여겼는지 건의를 받아들여 유자업의 시신을 수습하여 장례를 치룬다. 하지만 시호나 묘호는 없었다.
     
     
     
    아무튼, 명제(明帝) 유욱(劉彧)의 즉위로 비로소 혼탁했던 정치가 바로 잡히고 숙청의 피바람에서부터 벗어나 황실이 편안해졌는가 하니, 그건 아니었다. 
     
     
    비록 전대인 유자업의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워낙 유자업이 가공할만한 일들을 벌여놔서) 명제(明帝) 유욱(劉彧)의 대에도 선대의 잔혹함은 이어져 숙청의 피바람은 계속 불었고 덩달아 조카의 방탕함과 음란함까지 물들었는지, 명제(明帝) 유욱(劉彧)도 폭군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잔인함에 있어서는 유자업보다 심했으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았다라는 것이 후세의 평이다.
     
     
    즉, 송(宋) 왕조는 지도자 황제는 물론이고 여러 황족들의 정신머리가 괴상하여 못살겠다 갈아엎자 해서 황제를 갈아치워도 결국엔 그놈이 그놈이라는 식으로 결말이 나버려 그렇게 악순환이 거듭되다가 8대 59년 만에 단명해버린 왕조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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