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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freeboard_1319129
    작성자 : 잉베이맘모스
    추천 : 9/5
    조회수 : 370
    IP : 211.47.***.109
    댓글 : 24개
    등록시간 : 2016/05/23 01:58:33
    http://todayhumor.com/?freeboard_1319129 모바일
    죄송합니다. 잠시 현재의 광기에 대하여 적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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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제가 생각하는 것에 비공감할 분들이 많다고는 생각하지만,

    소신껏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적습니다.

    4년간 매일 오유하면서 웃고 유저분들과 함께 분노할 일도 많았는데 이렇게 본격적으로 글 쓰는건 처음이네요.


    오늘 강남역에 갈 일이 있었는데, 놀랄만큼 사람도 많고 포스트잇과 편지도 많더군요.

    그리고 남녀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추모 중이었고, 그 뒤에서는 피켓 든 남자분들과 여자분들이 싸우고 있기도 했습니다.

    저도 추모의 글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는데 사진으로 SNS나 오유에 보고할 생각은 안 들더군요.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여길 다녀가서 얘기중이고, 그리고 설령 제가 어떤 감정을 느껴서 그 경험에 대해 얘기하더라도

    또 누군가 멋대로 패션 추모객 취급할걸 생각하니 답답해서 관뒀습니다.


    먼저 명확히 해둘 것은, 저는 여혐과 남혐 모두 극혐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추모객 중 여성인 분들, SNS 등에서 이 사건에 대해 개인 의견을 밝힌 남성분들을 비판하는 모든 여성이
    메갈이라고 단정하는 것 또한 광기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사이트 여성 회원들이 급진적인 언행을 했다고해서

    다른 여성들이 이 사건과 비슷한 폭력에 노출되었던 경험을 공감하고 공포를 느끼는 현상이

    전부 '선동'과 '남혐'으로 설명되어서는 안됩니다. 이것은 실제로 존재해 왔던 일들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그저 '일부 여자는 안 그렇다더라', '요즘은 여자들이 더 혜택 많다'는 식으로 눈가림해서 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자유게시판의 많은 분들이 바라시는 대로 추모에 관련된 '남혐'이 수그러들고 시간이 흘러 사건이 잊혀진다 해도

    결국 "대다수의 남자는 범죄자가 아니지만 대다수의 여자가 자신을 약자라고 여기며 조심해야하는" 사회는 계속될 겁니다.

    그게 당연하고 평화롭게 여겨진다면 직접 폭력을 당하지 않아서일 뿐입니다.


    이 정신병자는 여자에게 피해망상이 있는 인간이라서 피해자 분을 죽였고,

    이에 대해 하필 그 때 범인과 마주했던 운 나쁜 여성이었던 그 분을 보고

    정신이상자에게 그저 만만한 여자라서 폭언이나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공감하고 분노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저 역시 제 여자 사람 친구들과 평범한 시민으로서 그곳에 다녀왔지만 그저 그분이 그렇게 살해된 것에 분노를 느낄 뿐이었습니다.

    적어도 저는 그런 추모를 하는 현장이 남혐의 일반화라고 해석하고 그곳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게 개념 행동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차라리 남혐을 조장하는 메갈에 대한 반감이 크다면 메갈 그 자체에 돌직구를 날려야지,

    거기에서 여성으로서의 억울한 경험을 공유하고 피해자를 위로하려고 메시지를 남기는 것 자체를
    남혐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피켓들고 서 있는 건 완전히 핀트가 어긋났기 때문입니다.


    마치 과거에 지하철 계단 올라갈 때 가방으로 치마 뒤를 가리면 남자들을 잠재적 성범죄자 취급하는 나쁜 년이 되던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요?

    그러다가 진짜 그 여자분이 범죄자를 만나면 겪게 될 위험은 그저 어쩌다 일어나는 재수없는 일로 여기면서 말입니다.

    한 성이 다른 한 성보다 범죄를 저지르는 정신이상자들에게 더 타겟이 되는 현상이 있고 어떤 범죄자가 그 이유로 사람을 죽였다면

    어차피 비슷한 피해를 입은 여성들의 분노와 사회 변화에 대한 요구는 언젠가 터져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거기다 대고 남혐하지 말라는 피켓을 들고 있으면 당신이라면 뜬금없는 맥락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십니까?


    혹시 시위 나가신 분들 계신가요?
    시위 나갈때마다 보수 세력들이 쟤네는 극성 빨갱이 선동 때문에 나온거라고 생각하고 왜 시위를 나왔는지에 대한 요구는 보지도 않으려 하는 경우가 많죠? 정작 거기 나온 시민들은 사회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나온 건데도 말입니다.

    이 사건에 대한 모든 여성적인 이야기가 단지 메갈 선동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그 목소리를 무시하려고 생각하려는 흐름 자체가 저는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추모 현장에 "남혐 금지"를 들고 서 있는건 그래서 이상한 겁니다.
    마치 우리가 할말 있어서 나간 대국민 시위에 "너네 다 빨갱이니까 물러가라"고 가스통 할배들이 소리지르는 게 이상하게 여겨지는 것처럼요.
    그 노인들은 거기 있는 대부분의 사람이 빨갱이라는 전제를 진지하게 믿고 나온건데, 실제로는 아니지 않습니까?
    피켓을 들고 거기 있는 여성들을 보고 있는 자세가 그들과 다를 게 뭐죠?

    사실 제가 이 글을 쓴 이유는 베오베에 올라가는 글이나 댓글이 점점 도가 지나치다고 생각해서 입니다.

    특히 이번 사건에 대해 자신도 잠재적 가해자일수있고 여성 혐오나 폭력을 없애자고 말한 남자분들을 보고
    그냥 여자들한테 감사받으려고 그런다는 식으로 비꼰다던가,
    "앞으로는 여자를 돕지 말자"는 투로 나오는 글들이 사이다처럼 여겨지는 게 너무 이상하더군요.

    사실 이런 시각이 세상이 여자 아니면 남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나온것인데,
    여성 범죄 예방은 여성이라는 집단이 '사회'(기득권, 정치권, 도시 치안)에 대해 요구하는 것이지
    주변 남자들의 보호를 받아서 고마워해야 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 사건은 어쨌든 여성들의 요구가 있기에 거대한 추모 현장으로 발전한 것이지, 그것이 선동이나 단순히 남성에 대한 요구라고 착각해서는 안됩니다.
    애초에 여성들이 위험한 사회에 대해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진다고 그것이 곧 남혐이라고 해석하는 건 모 사이트의 시각에 너무 가깝지 않습니까?


    솔직히 비공 폭탄 받을 거 각오하고 지리하게 장문의 글을 썼습니다만,
    오유를 사랑한다면 누군가는 써야 할 글이라고 생각해서 씁니다.
    단순히 메갈에 대한 분노 때문에 눈이 머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만약 지금의 오유에 받아 들여지지 않을 글이라면 제가 겸허히 떠나야겠지요.
    제가 스파이라고 생각되는 분들은 저의 가입일자와 방문수를 확인해주십시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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