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평소 로긴도 잘 안 하던 눈팅회원인데, 이번 일들에 대한 이곳의 글들을 보며 도저히 감당이 안 되어 탈퇴하려고 들어왔다가,
(탈퇴하는 주제에 무슨 말이 많냐 싶으시겠지만) 그냥 끄적거려 봅니다.
예전 소라넷 논쟁 때부터 생각한 거지만, 여기는 이제 글렀어요.
뭐뭐의 자유 이딴 표현 쓰면서 소라넷을 옹호하고, 나중에 가서는 누구들 때문에 수사가 늦어졌다느니 그랬었죠.
동물게시판에서 힐링되고, 고민게시판에서 서로를 걱정하고 위로하고,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소수자와 약자들을 응원하고 존중하려고 노력했던 오유는 메갈이나 여시라든지.. 그런 것들이 얽히면 평소 사람취급도 안 하던 집단들과도 얼마든지 생각을 같이 하고 측은지심을 보일 수 있는 곳이 되어 버렸습니다.
평소에 ㅇㅂ충이니 일밍아웃이니, 학교나 직장에서 그런 사람 만나면 따돌리고 비난하고 뒤에서라도 차단하고, 그런 것들을 자랑스레 이야기하고 사이다라며 좋아하시던 분들은 다들 어디 가시고, 폭력은 나쁜 것이라는 인도주의를 보이시고 계신지 모르겠어요.
네? 벌레는 사람이 아니라면서요? 그랬잖아요. 안 그랬어요? 언어 폭력은 폭력이 아닙니까? 그동안 베충이라는 이유로 해 온 것은 폭력이 아니에요?
경우에 따라서는 사회적 매장까지 시켰잖아요. 아, 그건 공익을 위한 거였고 정의였습니까? 전부다요?
세상 어느 천치가 추모하는 곳에 분홍색 코끼리 옷을 입고 갑니까?
돌아가신 분께서 생전에 엄청 좋아하기라도 하셨대요?
판넬에 뭐라 적혀 있든 너무나도 조롱의 의도가 명확한 행동이었고, 실제 근처에 있던 분들의 증언으로는 코끼리탈을 벗기려 하고 밀치고 한 것 외에 어떤 물리적 힘이 가해졌죠? 탈을 벗기지도 못 했고 이미 SNS에서는 다 알려진 마당에 무사귀가까지 했는데, 여기에서는 무슨 테러리스트들이 비폭력평화주의자에게 침 뱉고 전치 몇 주쯤 되는 상해라도 입힌 줄 알겠습니다.
저는 탈퇴합니다. 뭐, 이 게시물에도 어떤 반응이 있을 지는 뻔해요. 기대도 안 됩니다.
그나마 제 바로 근처의 남자분들이 여기 같은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아서 다행스러워요. 제 주변의 여성 분들 역시 저와 비슷한 생각이어서 다행이에요.
여기저기서 오유 비난하는 게 다 여시고 메갈 같죠? 저도 메퇘지(...정말 역겨운 표현이군요) 같죠?
그렇게 생각하며 사세요.
당신들은 이제 똑같은 사람들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일베 하는 사람들을 상종하지 않으려 했듯, 이제 오유하는 사람들 역시 상종하지 않을 겁니다.
솔직히 말하죠 '혐오'가 아닙니다. '공포'에요. 무섭습니다. 당신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