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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주 : ‘임형철의 아시안컵’은 2015 호주 아시안컵이 진행되는 1월 9일부터 31일까지 매일매일 작성되는 아시안컵 특집 칼럼입니다. 실시간 경기 소식과 대회에서 발생하는 이슈들, 다음날 있을 주요 경기들의 프리뷰까지 ‘임형철의 아시안컵’과 매일 함께하세요!
한국의 8강 상대는 우즈베키스탄으로 결정됐다. 우즈베키스탄은 지난 18일 열렸던 B조 조별예선 3차전에서 경쟁국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를 3:1로 꺾고 B조 2위에 올랐다. 이로써 미리 B조 1위를 확정 지었던 중국은 A조 2위인 호주와, B조 2위가 된 우즈베키스탄은 A조 1위인 한국과 맞붙는 대진이 완성됐다.
우즈베크전은 이번 주 목요일인 22일에 치러질 예정이다. 벌써 여러 축구 전문가들과 기자, 팬들은 우즈베크전에서 경계해야 할 대상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남기고 있다. 특히 혜성같이 등장한 이 선수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데, 사우디아라비아전에 깜짝 선발 출전해 두 골을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끈 ‘사르도르 라시도프’가 그 주인공이다.
#. 우즈베키스탄의 8강행, 라시도프가 있기에 가능했다.
본래 라시도프는 이번 대회에서 우즈베키스탄의 핵심 선수라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던 선수였다. 소속팀인 분요도코르에서는 2013시즌부터 출전 시간을 늘리기 시작하더니 2014시즌에는 총 33경기에 출전해 15골을 넣는 등 빼어난 활약을 남겼지만, 이번 대회에서 우즈베크 대표팀의 주축 선수로 떠오를 거라고는 많은 이들이 예상하지 못했다. 국내 축구팬들의 시선만 봐도 마찬가지였다. 카파제, 제파로프, 이스마일로프 등 그동안 자주 접할 수 있었던 선수들에게는 관심이 집중됐지만, 그렇지 않은 라시도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했다. 자연스럽게 지금도 라시도프가 왜 우리의 경계대상이어야 하는지 의아해 하는 축구팬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그가 우즈베크를 위해 남긴 활약상을 보면 왜 8강전에서 그를 주의해야 하는 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사우디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만 8강에 진출할 수 있는 힘든 상황에 놓였던 우즈베크의 쿠오시모프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이름값은 뛰어나지만, 이전보다 기동력이 저하된 베테랑 선수들을 선발 라인업에서 대거 제외하고 신인 선수들과 후보 선수들을 대신 선발로 기용한 것이다. 많은 이들이 우즈베크의 선발 라인업을 의아해 할 때, 자연스럽게 1991년생의 어린 선수인 라시도프도 선발 명단에 포함됐다.
그리고 라시도프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자신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전반 2분,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비진이 볼을 처리하지 못하던 상황에서 볼을 뺏어낸 라시도프는 그대로 빠른 속도를 살려 사우디의 왼쪽 측면을 허물기 시작했다. 사우디의 수비진이 힘없이 그의 스피드에 공략당한 상태에서 골문과 마주한 라시도프는 침착하게 왼발로 슈팅을 마무리하며 압둘라 골키퍼의 다리 사이로 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선제골을 기록한 우즈베크는 기세를 살려 더욱 적극적으로 전반전에 임할 수 있었고, 이는 우즈베크가 전반전 내내 리드를 잡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이후 사우디의 모하마드 알 샬라위가 페널티킥을 성공해 동점을 만들고, 교체 투입된 우즈베크의 쇼디에프가 헤딩 골을 넣어 다시 경기는 우즈베크가 앞서가기 시작했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어진 사우디는 동점 골을 넣기 위해 라인을 최대한 높여 많은 선수가 공격에 가담하는 경기 방식을 취했다. 그리고 사우디의 이러한 상황은 다시 한 번 라시도프의 스피드가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무대가 되어주었다.
(사진 출처 : 스포츠투데이)
다급한 사우디 선수들의 볼을 뺏은 우즈베크는 곧바로 역습을 시도했다. 왼쪽 측면에 있던 하사노프는 뒤에서 들어온 패스를 받아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고, 그의 눈에는 사우디 수비수들을 따돌린 채 엄청난 스피드로 전방을 향하던 라시도프가 감지됐다. 이후 하사노프가 라시도프에게 정확한 패스를 넣어주었고, 패스를 받은 라시도프는 침착하게 골키퍼와의 1:1 상황에서 왼발 슛으로 골을 넣어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3대 1. 우즈베크가 승리를 확신할 수 있는 점수였다.
득점 장면 이외에도 라시도프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라시도프의 빠른 발을 사우디의 수비진이 막아내질 못하면서 우즈베크는 경기 내내 상대의 왼쪽 측면을 공략할 수 있었다. 이전까지 나이가 적지 않은 베테랑 선수들이 출전했을 때는 상대 수비수들을 교란시킬만한 동료의 빠른 돌파와 움직임이 없어 우즈베크가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지만, 라시도프가 활약을 시작하면서 이제야 우즈베크의 공격이 제대로 완성된 듯 보였다. 이날 라시도프가 없었더라면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라시도프의 활약상은 굉장했다.
(△ 라시도프를 언제,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우즈베크가 한국전에 나서는 방향을 알 수 있다.)
#. 라시도프는 어떻게 한국을 상대할까?
이전까지 역동적인 공격을 구사하지 못하던 우즈베크는 라시도프의 합류로 드디어 공격의 활로를 찾게 됐다. 그만큼 라시도프의 장점은 좋은 무기가 되기 때문에, 이기는 경기를 펼쳐야 하는 한국전에서도 라시도프는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발로 출전할지, 교체로 출전할지는 어디까지나 우즈베크를 이끌고 있는 쿠오시모프 감독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전자를 택할 경우 우즈베크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한국을 상대로 맞불을 놓겠다는 의미가 되고, 후자를 택할 경우에는 후반 초반까지 한국을 상대로 수비에 집중하다 후반 중반 즈음에 교체 투입해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일 가능성이 높다. 라시도프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따라 우즈베크가 한국전에 나서는 방향도 어느 정도는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다.
라시도프의 장기는 역시 스피드다. 빠른 발을 지닌 그는 경기 내내 팀의 오른쪽 측면을 지배했다. 사우디의 왼쪽 풀백인 알 도사리는 그를 따라가지 못했고, 끝내 후반 84분에 교체되어 나와야 했다. 소속팀 분요도코르에서도 그는 빠른 발의 장점을 극대화한 플레이를 즐기는 선수다. 하지만 이 선수에게는 일정한 플레이 패턴이 있는데, 아무래도 왼발을 주로 쓰는 선수가 오른쪽 측면에 배치되는 만큼 왼발의 슈팅각을 만들기 위해 주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는 시도를 즐기는 특징이 있다. 이에 대해서만 확실한 대비를 해도 한국은 라시도프를 상대로 안정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라시도프와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김영권과 김진수. 두 선수가 안정된 경기력으로 라시도프의 드리블 방향을 미리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 사진 출처 : 일간스포츠)
라시도프가 한국을 상대로도 오른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는 플레이를 즐긴다면, 그가 노릴 공간은 한국의 왼쪽 중앙 수비수와 왼쪽 측면 수비수 사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호주전에 출전한 한국의 선발 명단으로 살펴보면, 김영권과 김진수가 라시도프를 상대로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아직 김영권과 김진수가 실수 없이 안정적으로 경기를 마친 것은 아니므로, 라시도프를 상대하는 우리 선수들이 실수를 허용하지 않고, 중앙 수비수와 측면 수비수 사이의 공간을 튼튼하게 봉쇄해주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즈베키스탄은 분명 우승후보는 아니다. 우승을 노리는 한국에게는 수월한 상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인 이유는 이렇듯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해 상대를 위협할 수 있는 적진의 선수들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라시도프 이외에도 우즈베크에는 개인 기량이 출중한 선수들이 제법 있다. 상대에게 역습 기회를 허용하거나 순간적으로 수비진의 집중력이 무너진 경우에는, 라시도프를 포함한 우즈베크의 선수들에게 위협적인 찬스를 내줄 가능성도 있다. 우즈베크와의 8강전에 임해야 하는 한국 대표팀은 상대의 위협적인 선수들에 대한 견제는 분명히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 중국 vs 북한
중국은 북한을 상대로 2대 1의 승리를 거두며 3전 전승으로 조별예선을 통과했다. 북한 수비수가 경기 시작부터 실수를 연발하는 사이 이를 잘 공략한 중국의 순커는 두 골을 기록하며 팀의 2:0 리드를 이끌었다. 하지만 후반전 들어 경기를 이대로 마치고 싶지 않은 북한의 선수들이 공격적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하자 중국의 수비진이 여러 차례 기회를 내주는 장면도 있었다. 결국, 이 과정에서 볼을 잘못 처리한 중국의 장린펑이 자책골을 기록하며 경기는 2대 1로 마무리됐다. 후반전 들어 수비가 불안한 모습은 있었지만, 중국이 조별예선을 3전 전승으로 통과한 모습은 분명 낯선 광경이다. 기세가 좋은 중국이 과연 어디까지 좋은 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 우즈베키스탄 vs 사우디아라비아
경기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전반 2분, 깜짝 선발 출전한 라시도프의 빠른 발이 팀의 첫 번째 골을 만들었다. 라시도프는 사우디의 왼쪽 측면을 허물고 다니며 침착한 왼발 마무리를 통해 상대 골키퍼의 다리 사이로 공을 통과시켰다. 이후 우즈베크는 더욱 적극적인 모습으로 사우디 선수들을 공략했고, 사우디는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며 실망스러운 전반전을 마쳤다.
하지만 후반 60분, 우즈베크의 측면 수비수인 데니소프가 상대 공격수 하자지와의 몸싸움 과정에서 PK를 내줬고, 이를 알 샬라위가 성공해 사우디는 1:1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PK 판정이 석연치 않았다는 논란이 있어, 주심의 판정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골이 급해진 우즈베크는 다급하게 공격을 시도하며 리드를 되찾기 위해 노력했고, 끝내 물라드자노프가 올려준 얼리 크로스를 교체 투입된 쇼디에프가 헤딩으로 마무리하며 다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마음이 급해진 사우디 선수들이 뒷공간을 비워놓은 틈새를 노려 우즈베크는 카사노프가 전방으로 찔러준 공을 라시도프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는 역습까지 성공해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3대 1로 우즈베크는 사우디를 제치고 B조 2위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Day 11 경기 프리뷰]
※ 개인적인 사정으로 11일자 칼럼은 작성되지 않습니다!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 오마르 압둘라흐만은 이란을 상대로도 건재할까?)
(1) 이란 vs UAE (1/19(월), 18:00)
C조 1위를 가리는 결정전이다. 두 경기에서 2전 전승을 기록한 두 팀은 D조 1위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일본을 피하고자 C조 1위 자리에 오르려는 욕심을 가질 것이다. 만약 두 팀의 경기가 무승부로 끝날 경우, 골득실에서 우위를 가진 UAE가 C조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그래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이란도 수비에만 치중한 채 경기에 임하지는 않으리라고 보인다.
UAE는 압둘라흐만을 중심으로 한 막강한 공격력이 장점으로 꼽히지만, 반대로 불안한 수비력을 약점으로 지적받는다. 이란을 상대로 실점을 허용할 경우, 경기의 리드를 아예 빼앗겨버릴 위기가 있는 만큼 불안했던 수비가 이번에는 제대로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또한, 카타르와 바레인을 공략하며 막강한 힘을 과시했던 UAE의 공격진이 끈끈한 이란의 수비진을 상대로도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줄 지도 관건이다.
(2) 카타르 vs 바레인 (1/19(월), 18:00)
탈락이 확정된 두 팀도 맞대결을 펼친다. 경기의 중요성은 덜하지만, 아시안컵에서 당한 2연패의 흐름을 이후 A매치에서까지 이어가고 싶지 않다면 승리에 욕심을 낼만한 경기다. 바레인은 이란과 UAE를 상대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였지만, 끝내 결과를 챙기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상대인 카타르는 C조의 상대국 중 가장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높은 팀이다. 이는 카타르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회 이전까지 좋은 흐름을 유지하던 카타르는 아시안컵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일관하며 2전 2패를 기록 중이다. 과연 두 팀 중 어느 팀이 아시안컵에서의 좋지 않은 분위기를 깨고, 이후 A매치를 위한 분위기 전환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임형철 칼럼 / facebook.com/gudcjf758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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