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동남아로 여행 떠나요. 저 남편이랑 연애 8여년 동안 여행 1번 갔어요.
사실 저나 남편이나 여행 안좋아하기도 했고.. 신혼여행이 2번째 여행이었을 정도니까요.
남편이 벤처사업가라, 결혼하고 여름, 겨울 모두 하루의 휴가도 얻지 않았고 그러다보니 아예 또 여행을 못갔죠.
이번엔 어쩐지 여행가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가자고 했고 남편은 탐탁치 않아했지만 결국 오케이해서,
제가 다 준비했어요. 비행기, 숙소, 짐싸기, 보험까지.. 전 비행기공포증도 있어 오늘 병원에 들러 신경안정제까지 처방받아왔구요.
그런데요. 퇴근하고 와서 틱틱거려요. 정말 가기 싫대요. 그냥 조금만 참아주면 안돼? 라고 했더니 잘 안된대요.
애초에 여행도 싫어하고 회사도 걱정된대요. 그래요. 다 이해하죠. 며칠전에도 싫다고 계속 해서 제가 환불 알아봤는데,
한 50만원 정도 손해보더라구요. 그 말하니까 그냥 가자고 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진행했는데..
지금 환불 알아보니까 약 250만원 정도 손해에요. 환불이 거의 안되거든요.
돈 아깝지만 안갈까 생각중이에요. 중요한 교훈 얻었다고 생각할까해요. 절대 싫어하는 것을 요구하지 말아야겠다.
뒤끝이 엄청 길어요. 저한테 화난 게 있으면 몇날 며칠을 뭐라고 해요.
남편이랑 다시는 무엇을 같이 하고 싶지 않아요. 계획하고 싶지 않아요.
저 결혼생활 불행한 건 아닌데, 좋을 땐 엄청 좋고, 싸울 땐 또 싸우고.. 그러다보니 관계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공황장애 왔어요. 불안증이라고 해야하나. 불안, 우울, 공황장애 오늘 진단받았어요.
그냥 요즘 내내 우울하네요.
여행도 금, 월, 이틀만 회사 안나가면 되는 거에요.
이틀도 투자를 못하나 싶기도 해요. 술마시면 다음날 회사 안나가는 적도 종종 있으면서..
전 교사라 여름, 겨울 방학도 있고 시간도 많은데..
다른 부부는 정말 즐겁게 갈 수도 있는 여행이
저에겐 왜이렇게 힘든 걸까요..
제가 너무 이기적인건가요? 제 입장에서만 글을 썼네요..
남편이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닌데..
지금은 너무 속상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