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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freeboard_1313089
    작성자 : 타슈켄트
    추천 : 0
    조회수 : 528
    IP : 175.209.***.207
    댓글 : 10개
    등록시간 : 2016/05/10 16:20:51
    http://todayhumor.com/?freeboard_1313089 모바일
    층간 흡연 베오베 글을 보고 - 흡연자로서의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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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흡연/ 비흡연의 문제는 정치적 이념간 대립하고도 비슷해요. 더 나아가 다수vs소수의 대립하고도 연결되죠.

    어떤 한주제가 나에겐 '피해'로 비춰지고 그것이 정의라는 프레임을 덧씌우면서 나아가죠. 

    정치가 그중에 가장 인간의 시간중에 오래된 싸움이겠죠. 그 극한의 이념논쟁은 주로 반목과 대립으로 발전하죠. 

    채식주의자가 있어요. 이들은 처음에 고기가 자신에게 맞지 않기 때문에 고기를 먹는 다른이들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정의대로 채식을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주변에 육식을 하면서 비만이 되어가고 혈압이나 고지혈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가끔 채식의 효용성을 알려주는 정도로 대응을 하죠. 하지만 채식주의자중 일부가 이제는 고기를위해 동물을 사육하고 대량생산/도살하는 이들에게 항의하고 그 폐해를 얘기하기 시작했죠. 

    채식주의자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이젠 주변에 고기를 먹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손가락질 하기 시작해요. 대량의 육식활동으로 인한 환경오염, 생태계 파괴의 책임을 육식주의자들에게 돌리죠. 육식주의자중 개를 먹는 사람을 집중공격하거나 멸종위기의 돌고래를 포획하는것을 극혐하기 시작하죠. 

    육식주의자들도 어느정도 인정은 해요. 한뼘도 안되는 공간에서 평생을 단한줌의 빛도 못본채 반복적으로 계란을 낳고 늙으면 치킨이 되어버리는 것에 대해서 일말의 책임감이 있죠. 그리고 '그나마 싸게 먹기 위해선' 그러한 닭들의 희생이 담보되어야 한다는것도 인정을 하긴 하지만 특별한 리액션은 없는거죠. 개를 먹을 사람은 여전히 먹고 뭐 돌고래도 어떤맛인지 모르겠지만 암튼 잡아먹겠죠. 

    사회구성원의 반이상이 채식으로 동참하게 되거나 '지나친 육식을 위해 인간이 생태계를 파괴하면서까지 이뤄낸 산업화의 뒷면'에 대해 상식화가 되어갈 즈음부턴 이제 일부 육식주의자들은 일부 채식주의자들에게 혐오를 당해요.  

    한 프랑스 여배우가 아직은 개를 먹는 우리나라 사람들 전체를 가지고 비아냥거리고 대놓고 혐오를 했었죠. 이에 조용했던 육식주의자들은 조금 빡치죠. 그리고 그중 몇몇 언변있는 사람들이 나서요. 한 유명 아나운서가 해당 배우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 배우를 논리로 발라버려요.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개를 먹지 말자는 의견이 팽배해졌지만 그렇다고 개를 먹는 사람 모두를 매도할수 있을만큼 채식주의자 +육식주의자 중 개고기에 반감이 있는 사람들의 숫자가 많은건 아니에요. 

    그리고 양쪽간의 입장이 첨예해지게 되면 이제부턴 저 프랑스 배우보다 더 언변있는 누군가가, 혹은 저 프랑스 배우만큼의 뇌용량을 지닌 육식주의자가 반대편의 누군가를 물고늘어지는 살육전이 일어날테죠. 

    처음에 이 흡연에 대한 이야기를 정치에 빗대어 말씀드린건 어떻게 보면 오유 전체의 의견대립의 흐름이 이와 같아서에요. 

    오유는 정치적 성향이 매우 뚜렷한 곳인지라 한쪽으로 치우친 의견들이 많은곳이죠. 
    그중 대표격인 시사게는 그래서인지 상대진영, 혹은 내부진영이라 할지라도 그 호불호의 뚜렷한 치우침에 의해서 글의 거의 대부분이 [누군가의 욕]이에요. MB부터 ㄹ혜는 물론이고, 안철수와 김종인은 더불어 아작을 내죠. 삼성의 욕을 하고 현대차를 손가락질하죠. 왜냐면, 이게 쉽거든요. 무엇이 더 나은길인가를 논하는게 아니라, 그들이 결국 무얼 잘못하고 있는가만을 욕해요. 온통 게시판에 진중권만 있는 식이죠.

    반대로 노무현대통령을 그리워하고, 문재인의 행보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해요. 그리고 그게 끝이에요. 찬양 아니면 욕. 저 하나의 힘으로 이 큰흐름을 어찌할수 없기에 저는 이중에 저런 욕위주의 글들은 철저히 외면하고 보는편이에요. 

    그런데 이러한 흐름이 시사게뿐 아니라 다른 게시판에서도 종종 튀어오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 흡연/비흡연의 문제도 그중 같은 맥락이라 보여져요. 

    비흡연자들의 목소리가 뭉치면서 의견을 낼수 있을만큼 설득력(=힘)을 얻게되었죠. (여기에서 아재임을 드러내게 되는데..;) 젊은 여러분들은 미처 모르시겠지만 저 중고등시절때는 버스좌석 뒷편에 재떨이가 붙어있었답니다. 이 비흡연자들의 불편함이 세상에 드러나기까지 채 20년이 안되었다는거죠. 대학생때 저는 분명 1호선 회기역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전철을 기다렸던 기억이 있어요. TV드라마에서 사무실 씬이 나오면 당연하게 남자배우의 손에 담배가 쥐어져 있었어요. 

    그러한 시절을 겪어왔던 터라 작금의, 어딜가더라도 맘편히 담배한대 피우기 눈치보이는 이러한 상황들이 흡연자들의 입장에선 생소한게 틀림없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흡연자들은 이제 더이상 버스나 지하철에서 담배를 피지 않고 있어요. 


    걱정이 되는것은. 
    정치처럼. 
    서로 욕만하게 될까봐에요. 

    층간흡연 베오베글의 댓글중에 '실제 아무데서나 담배피는 사람들은 이런 글들이나 의견들은 들은척도 하지 않는다'라는 글이 있더군요. 네 맞아요. 그 이유가 비흡연자의 눈에는 [독선]처럼 보일지라도 실제로는 위 제가 시사게를 골라보는 이유와 같습니다. 흡연자들은 그 변화의 흐름에 어떻게든 적응해보려고 하는중인데 여전히 비흡연자들의 시선은 민폐덩어리로만 여겨지고 손가락질 당하거든요. 그러니 외면하는겁니다. 

    이게 장기화되면 이제 정치와 비슷해집니다. 완전히 배척하는셈이되죠. 보수는 진보를 빨갱이라 부르고 진보는 보수를 무조건적인 부패세력으로 간주합니다. 거의 상대를 죽여야 이겼다고 생각하고 선거의 결과에 따라서 기꺼이 [승리했다!]고 부르짖습니다. 


    나아가 지금의 진보와 보수처럼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갈라서면 어떻게 될까요? 흡연자만 가는 식당/카페가 있고 비흡연자만 가는 식당/카페가 있다면 100% 흡연자들이 이깁니다.(아직까지는요) 현직 자영업자들에게 둘중 어떤 가게를 차릴래?만 물어보셔도 뻔히 나오는 답이니까요. 

    흡연가능 아파트가 있고 비흡연만 되는 아파트가 있어서 이걸 나눠서 살게 하고 법으로 확실히 규제한다면 오히려 환영할건 흡연자들일겁니다. 이것도 당연히 기존에 뿌리내린 흡연자들의 기득권이 강하기 때문일뿐 '어느쪽이 옳으냐?'는 정의의 문제가 아닙니다. 비흡연자들이 흡연자를 꺼리는 이상이나 흡연자들 역시 비흡연자들을 꺼립니다. 그건 가족도 마찬가지에요.(방에서 문꼭닫고 혼자 필수 없는 이유)


    음 글이 너무 길어지는데.. 

    흡연과 비흡연의 문제는 '무엇이 옳으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비흡연이 100% 더 건강하고 행복해 지는게 맞지만, '공부열심히만 하면 서울대 간다'는 부모님의 '옳은'얘기를 귓등으로 흘려듣고 서울대를 가지 않은(!) 우리가 대다수인 세상에서, 이미 담배에 중독되고 찌들어 버린 이에게 담배피지 말라고 손가락질만 해선 사실상 결론이 나질 않습니다. 

    층간 흡연이 사회적 문제가 될 정도라면, 그게 단지 윗층과 아래층간 사람과 사람사이의 원만한 해결이 안될경우(그리고 대부분 이러한 갈등의 80%는 여기에서 해결이 될겁니다) 흡연자들이 낸 세금에서, 혹은 비흡연자들의 권리확충을 위해서 다른 세금영역에서라도 이를 보완하고 지원할수 있는 대책마련이 이야기 되어야 할게 맞습니다. 그리고 이이야기는 거의 대부분 흡연자들의 입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나'는 안피는 담배를 피는, 그중에서도 현재의 우리기준으로 '아주 몰상식한'행동을 하는 흡연자에 대해 비흡연자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온갖 인신공격만을 해댄다면, 일부의 흡연자들은 우리도 힘들다. 아직 법적으로 규제가 없다 등의 이유로 변명아닌 변명밖엔 할게 없습니다. 그리고 최후엔, 아예 대응자체를 안할테죠. 아니 이제는 거의. 아쉽지만 이미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끔 들러 베오베를 흟어보는 재미로 사는 저에게,읽어야 할 글들이 차츰 줄어가는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안타까움으로 인해 이렇듯 긴글을 썼는지도 모르겠네요. 긴글 읽느라고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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