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남편요..
살림 팍팍 도와줍니다 저녁밥상 설겆이 완전 자동으로 해줍니다
주말에는 빨래돌리고 청소기 밀어줍니다 빨래도 갭니다 애들 장난감도 정리해줍니다
매일 8시 반이면 퇴근합니다(친구가 없어서 술자리도 회식 1차 이외에는 없어요)
피곤하거나 힘들어 하면 아이들 재우는 것까지 다 해줍니다
주말에는 마누라 주무시라고 애들 아침식사까지 다 해먹이고 저 꺨때까지 데리고 놉니다
주말이면 장 다 봐줍니다 제가 먹거리가 좀 까다로워서 두군데 이상 가야 하는데 알아서 다녀옵니다
생일이나 출장다녀올떄면 선물 팍팍 사줍니다 명품 백 없는게 없습니다
돈 갖구 허튼 짓 안합니다. 게임? 관심없습니다. 담배? 안핍니다.
한달 월급액이 천만원은 가뿐히 됩니다
결혼할때 모아둔 돈이 10억원 쯤 되더군요 회사에서 인정받아 스톡옵션 받은게 대박났다나요
휴대폰은 일년에 두번은 바꿔줍니다 좋은 거 쓰라고
세일한다고 하면 휴가냅니다 제가 비싼거 겁나서 잘 못사니까 같이 가서 자기가 질러줍니다
일주일에 두번은 집에 와서 저 데리고 점심 외식 시켜줍니다
애들이 어려서 레스토랑 가면 정신이 없는고로..애들이 유치원가고 없는 낮에 호텔에서 사줍니다
머리 파마 잘 안나왔다고 투덜댔더니 퇴근길에 염색약 사왔더군요
색깔이라도 바뀌면 기분이 좋아진대나... 직접 발라주고 감겨주고...결과는 노홍철 금발이 됐지만;;;;
결혼 6년차인데도 밖에 나가면 장갑을 내밉니다
그리고 본인은 맨손으로 유모차 밉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산후조리 망쳐버려 쑤신데 많은 저를 위해 매일 밤마다 제 허리와 무릎에 뜸떠줍니다
그런데 저는 제 남편이 참 싫습니다
살림 도와주는 얼굴은 우거지입니다.
다들리게 말합니다 중얼중얼.."내가 이게 무슨 짓거리인가...도대체 내가 왜 이러고 사는가..."
하지 말라고 내가 한다고 해도 소용 없습니다 꿋꿋이 자기가 합니다
마음이 너무 불편하고 남편 눈치보게 됩니다 그리고 애들 보는 것보다 살림하는게 더 편합니다ㅜ.ㅜ
내가 할테니 애들 좀 봐줬으면 좋겠는데
애들 보느라 나도 힘들고 살림한 남편에게 무한한 애정과 감사를 어거지로 표현해야 하는것도 힘듭니다.
명품 백 저 절대로 매고 다니지 않습니다 좋아해본 적도 없습니다 전 만원짜리 티 입고 버리는 타입입니다
주말에 장 보는 것도 결코 시켜본 적 없습니다
명품 백 안사줘도 되고 장 안봐줘도 되니
차라리 카드 고지서 나올때마다 살림 개떡같이 한다고 욕이나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파마 안나오면 안나온대로 살테니까
너를 생각해서 염색약 사왔으니 너는 마땅히 해라, 이런식으로 나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일주일 내리 혼자 찬밥에 김치만 먹고 점심 떄울테니까
이렇게 점심 사주는 남편이 어딨냐고 넌 복 터졌다는 소리나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장갑 필요없으니까
애들 옷 챙겨입히고 가방 싸면 난 얼굴에 로션 하나 겨우 바르는데
제발 나는 널 챙기는데 너는 뭐냐 신경도 안쓰지..이딴 식으로 갈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세일할때 제발 제발 제발 제 것 좀 안샀으면 좋겠습니다
본인것은 절대로 안삽니다.. 그래놓고 옷장 열어보며 갈굽니다 넌 나 뭐해줬어? 니 옷장은 죄다 명품이네?
난 돈이 없는데 어쩌라굽쇼... 먼지 뽀얗게 앉은 명품 옷들과 가방을 저는 산산조각으로 찢어버리는
상상을 자주 합니다 저것들이 날 비참하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해주는 것은 많은데 저를 무시합니다
두달전에 두들겨맞았습니다. 피가 철철 났죠. .
맞은 이유도 제가 남편 말을 안들었기 떄문입니다. 저 하고 싶은대로 하겠다고 했다가 맞았습니다.
그떄 싹싹 빌면서, 앞으로 6개월간 지켜봐달라 했습니다
운전을 다시 배우고 있습니다. 비오는 날, 아이 셋을 유치원 데려가려면 너무 힘들기 때문입니다.
남편이 운전연수를 시켜주는데 세 번 나가서 세 번 모두 소리를 지르더군요.
세 번 모두, 제가 남편 말을 잘 못 알아듣고 왼쪽으로 가라는 데 안간거,
도로에 패인 곳이 있었는데 안피한거,
그리고 연수를 조금 더 하자는데 제가 피곤해서 싫다고 한 거 였습니다.
처음부터 피곤하니까 조금만 하자고 하고 시작했는데
계속 옆도시까지 가자고..가자고..가자고...
나는 싫다고..싫다고...싫다고..
그러다가 남편이 백미러를 주먹으로 떄려부수더군요
두들겨맞은지 두달도 안되서...............................................또 폭력을 쓰다니, 충격이었습니다.
하지만 남편이 진땀을 흘리며 제 반응을 살피길래, 그래 욱해서 그런가보다, 참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저번주.
제 친구가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남편될 남자가 좀 심하게 이기적입니다.
친구는 직장도, 가족도, 모두다 포기하고 사랑을 쫓아 생판 모르는 곳으로 와서 지내다가
임신을 하고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제 생각에는 이런 경우 남자가 좀 많이 위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남자는 엄청 쪼잔하게 구는 거 같더군요(친구는 아닌척 하지만...)
그런 얘기를 하는데 제 남편이 그럽디다
이 세상 남자들 다 그렇다고.
다 돈 아깝다고.
뭐가 대단해서 벌어먹이는 것도 모자라서 이것저것 해줘야 하냐고.
---내 친구는 많이 희생했잖아? 친구도 가족도 쉽게 볼 수 없는데---
그래서 뭐 어쩌라고. 결혼을 강요한것도 아니고 그 친구가 선택한건데 왜 남자가 그걸 보상해줘야 해?
---그래도 결혼준비하는데..임신부터 했고..장인장모 선물이라도 준비하면 좋을텐데----
뭐하러? 장인 장모가 무슨 상관이야? 내가 죽도록 벌어 온 돈 왜.남.에.게.써.야.하.는.데?
나도 처가에 돈쓰기 싫어! 용돈 드리기 싫어! 내 돈이라고--!!
...................
살림하고 육아하는건 공짜냐..뭐 이렇게 말할 수도 있었겠지만
더이상 싸우기도 싫더라구요. 무슨 대답이 나올지 뻔히 아니까요.
틀림없이 너만 힘드냐 나도 회사에서 힘들다..이렇게 나올테고..........
그럼 유치하기 짝이 없는 <누가 더 힘드냐 겨루기>로 넘어갈테니까요.
질렸어요. 지겨워요.
나를 자기 부속품처럼 아는 이 남자.
지가 해주면 해주는대로 다 받고 감사하고 아양떨어야 하는 그런 사람으로 살고 싶지 않네요.
지가 명령하면 아이고 어명을 받잡슴다 하고 꿈뻑 죽어야 하는 그런 사람으로도 살고 싶지 않네요.
밉기라도 했으면 그나마 실컷 미워하고 혼자 눈물짓고 말텐데
이제는..의지가 남아있질 않은 것 같아요.
어떻게든 사랑하고 살아보려 했고. 맞아도 부셔도 막말먹어도 참아보려 했는데.
사흘전부터 사람이 똑바로 안보이네요.
제가 원래 참 잘 웃고 잘 떠드는 사람이거든요...
근데 사흘동안 제가 먼저 한마디를 안하고 얼굴을 한번도 안쳐다봤네요...
두들겨맞아도 이런적 없었는데 아예 그냥 같은 공간에 있는게 구역질이 나요.
남편이 그래요. 너 무슨 일 있냐고. 왜 표정이 계속 안좋냐구요..
원래 말빨 좋은 사람이니, 아주 예쁜 말과 예쁜 목소리로 옆에서 듣기좋은 소리만 늘어놓는데
딱하기만 하고..빨리 꺼져줬으면 좋겠을 뿐이고..
예전에는 어떻게든 행복하게 살아야지 했었는데
이제는... 꼭 행복해야 하나 뭐...
우거지 상을 쓰고 곁눈질로만 쳐다보며 50년 사는 거,옛날에는 바보같은 일이다, 뭐하러 저렇게 사나
끔찍했는데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그렇게 살아주거나
아니면 이혼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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