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과 마찬가지로 욕해도 좋습니다. 저에게 손가락질 하고 욕해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올해 24살로 이번 5월 29일이 결혼한지 꼭 1년이 되는 젊은.. 아니 철없는 새댁입니다.
그리고 못난 저를 기꺼이 신부로 받아준 그 사람은 올해 25살로 나라를 지키는..
아니, 지금은 평택을 지키는 직업군인입니다.
아.. 평택을 지킨다... 조금은 거부감이 드는 말이 되겠군요.
아무튼.. 그 사람은 평택의 한 논바닥에서 달랑 천 하나로 되어 있는 곳에서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돌이 날라오면 돌을 맞는 .. 지금 그러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가방끈이 짧아서 저는 잘 모릅니다.
말주변이 좋지 않아 저는 잘 모릅니다.
요새.. 대추리.. 정말 큰 사건이죠.. 제가 아는건 그것 뿐입니다.
평생을 살아온 땅을 강제 철거가 될 상황에 놓여 시위하는 주민들과.
그것을 막기 위해 파견된 의경과 군인들... 그리고 대립하는 그들..
제가 아는것은 그것 뿐입니다.
저 역시 속물이라 군인 편에 서겠습니다.
욕하셔도, 손가락질 하셔도 괜찮습니다.
지금 제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여 할수 있는것은 고작..
매일을 기도하는 그런 소용없는 짓밖에 없습니다.
언제 끝날지 몰라 언제 복귀할지도 모르는 그 사람을 위해 기도를 하고,
언제 전화가 올까 전화기만 들었다 내렸다 하는것뿐,
온갖 뉴스와 인터넷, 라디오를 들으며 부상자 이름을 확인하는것밖에..
못난 아내는 할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제초작업을 하고 우리집에서 같이 저녁을 먹었던 병사님이 병원에 있는 장면을 뉴스로 보고,
내 사람이 존경하는 고참이 팔이 부러져 후송되는 뉴스를 들으며
내가 할수 있는것은 그저 눈물을 흘리는것과 기도를 하는것 뿐입니다.
도무지 손에 잡히지 않아 회사를 그만둔지 이제 일주일이 조금 안됐네요.
낮에는 평택에 진입할수 없다 하여 새벽에 출발하는 그 사람을 아파트 창문으로 내다 보며
얼마나 울었고,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르겠습니다.
한평생을 살며 팠던 땅에 시멘트를 쏟아붓고, 모내기를 하던 그 땅에 철조망을 뿌려서..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에 못을 박아 아프게 한거..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손주, 아들같은 마음으로 조금 이성적으로 시위를 하시면 안될까요.....
세살난 아기가 장난감을 안사준다고 길 거리에 누워서 발버둥치며 운다 해도,
이미 엄마가 마음을 굳혔다 하면 아무리 운다 해도 장난감을 사주진 안잖아요...
잘 참으면 어쩌면 다음에 엄마가 더 좋은 장난감을 사줄지도 모르잖아요.
죽창에 살이 꼿히는 그 전경들도..
철모가 벗겨지고 머리를 맞아 쓰러지는 군인들도...
이런걸 원하는건 아니잖아요..
언제 끝날지 모르는 그 시위에 밥 한끼 제대로 마음놓고 먹을수 없는.. 그 사람들...
조금만 .. 아주 조금만 이성적으로 하시면 안될까요..
여기 평택으로 진압작전을 나간 군인들의 가족들은.. 가슴이 찢어집니다. 미어집니다.
저는 무식해서 잘 모릅니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다치면 많이 힘들것 같아요.
제발.. 제발.. 부탁 드립니다.
욕해도 좋고 침을 뱉어도 좋습니다.
다만.. 저와 웃으며 인사를 했던 그 군인들, 전경들을...
쓰러지게 하지 말아주세요. 무차별 공격으로 쓰러지게 하지 말아주세요.
못나서, 힘이 없어 사랑하는 사람하나 지킬수 없는 제 자신이 원망스럽네요...
오늘도 다시 기도를 하는 제 마음이 평택 시위대님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따위 글을나 써 올려서 죄송합니다....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