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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diet_130695
    작성자 : 감성남
    추천 : 4
    조회수 : 676
    IP : 218.147.***.4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21/08/17 13:56:23
    http://todayhumor.com/?diet_130695 모바일
    본격적인 감량 전 응원 좀 받고 싶습니다!

    다이어트 8일째 입니다. 2~3키로 정도 감량 했구요.

    본격적 감량 전에 여기에 각오를 남기면 성공 시에 더 뿌듯하게 글을 남길 수도 있고 동기 부여도 될 것 같아 주저리 몇 자 남기고자 합니다.

     

    글이 좀 길지만 과체중과 싸워온 저의 과거를 공유하며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기도 합니다.

     

    저는 어릴 때 부터, 아니 태어날 때 부터 체격이 큰 편이었습니다.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 때 또래끼리 찍은 사진보면 제가 몇 살은 더 많아 보일 정도로 키도 크고 덩치도 컸습니다.

    부모님, 누나 모두 호리호리한 체형인데 유독 저만 그랬습니다. 그래도 중고등학교를 지나 성인이 되어서도 심한 과체중은 아니였습니다.

    식성은 좋았지만 운동 하는 것도 좋아했고 제가 탄산이나 패스트 푸드, 과자 같은 걸 별로 안 좋아하기 때문일 겁니다.

     

    20대 때 키 184에 몸무게 80초반에서 많으면 80 중반을 계속 유지 했습니다. 제일 적었던 무게는 죽도록 고생하던 일병 때 76키로 정도로 기억합니다. 유지를 위해 크게 노력한 건 없었고 조금 살이 불었다 싶으면 일주일 정도 밤에 절식하고 운동 잠깐 하면 원래 무게로 돌아 오곤 했습니다. 다이어트에 대한 노력이 없어도 힘든 알바를 하거나 취미 삼아 했던 농구 며칠 하다보면 몇 키로씩 빠지기도 하더군요.

     

    70키로 대의 몸무게로 산다는 건 불가능 할 것 같았고 뚱뚱해 보인다는 얘기를 들을 일도 별로 없었기 때문에 그냥 그 무게에 만족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다 27살 정도에 취업준비 한다고 도서관에 처 박혀 살던 날이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도서관에 앉아 있으면서 운동은 전혀 하지 않고 평소 먹지 않던 단 것도 스트레스 탓인지 그 때 참 많이 먹었습니다. 그러다 그 당시 만났던 여자 친구랑 헤어지고, 취업은 늦어져 앞 날 걱정만 하다보니 외모에 신경쓰지도 않게 되고 그렇게 몸이 자꾸 불어 났습니다.

     

    그렇게 첫 취업을 했을 때 쯤엔 몸무게게 90을 훌쩍 넘어 버렸습니다.

     

    그 다음 단계는 다들 아시다시피...........회식에, 사무실에 앉아만 있고, 믹스 커피 달고 살고, 평일 내내 스트레스 받다 주말에 치맥+폭식...... 이러다보니 종종 3자리 몸무게를 찍기도 했습니다.

     

    노력을 전혀 안했던 건 아닙니다.

    헬스 6개월을 했는데(20대 때 처럼 먹는 거 조금만 줄이고 운동하면 살 쪽 빠질 줄 알았죠) 가슴 커졌다(?), 어깨 넓어졌다 이야기는 들어도 살 빠졌단 이야기는 못 들었습니다. 각종 운동에 디톡스, 간헐적 단식 등등 이것 저것 다 해봤지만 실패로 돌아 갔습니다.

     

    평소 등산도 자주 가고, 자전거도 타고, 축구도 하는데 한번 할 때 정말 무식하게 합니다. 산을 12시간 이상 연속으로 타 본 적도 있고, 자전거도 120키로 이상씩 타곤 합니다. 그렇게 매일 운동하면 살 빠졌겠지만 주말에 몰아서 하고 평일은 그냥 막 먹으니 무릎만 아픕니다ㅠ 

     

    결국 '나는 이렇게 태어난 몸이다. 그냥 스트레스 받지 말고 이렇게 살다 죽자' 라는 결론을 내 버렸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 아무런 기대도 없이 소개팅을 나갔다 대차게 까였습니다. 고백도 아닌 에프터를 이렇게 까인 적도 처음이였고, 대 놓고 거부감을 드러낸 것도 처음이였습니다. 정신적 충격이 상당히 크더군요.

     

    한번 만난 사이에 실연의 감정이 있지는 않았지만 '나를 바라보며 그녀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서른 후반을 바라보는 배 나오고 보잘 것 없는 나의 모습이 객관적으로 느껴지기 시작 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이지만 그래도 한 때 여자한테 먼저 고백도 받아보고, 전화 번호까지 따여봤던 부질 없는 기억까지 머릿 속을 스치더군요. 

    "정말 내가 한심한 시간을 보내왔구나. 이런 날 누가 좋아해 주겠냐" 하는 생각과 함께 다이어트를 겸심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혼자서도 잘 놀고 취미 생활도 많아 외로움을 못 느꼈는데 요즘들어 많이 외로워요. 이렇게 살다 노총각으로 늙어 죽는 건 아닌가 하고 겁도 납니다. 이래선 안되겠단 생각이 뼈저리게 들었습니다.


    동기가 한편으론 참 웃기지만 이렇게 삼십대 막바지에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단 지금 절식+유산소+웨이트 병행하면서 운동하고 있습니다. 상세한 내용과 결과는 다이어트 성공 뒤에 여기에 남기겠습니다.

    현재 94키로인데 1차 목표 한달 이내 85키로 입니다. 성공 후 꼭 글 남기겠습니다. 응원 부탁 드립니다.

     

    아, 하나만 질문 하겠습니다. 절식은 쉬운데 금주가 참 어렵네요. 일주일에 한 번만 소주 한병에 토마토 or 생선회로 한잔 하려고 하는데 이것도 악영향이 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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