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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istory_13052
    작성자 : Belisarius
    추천 : 24
    조회수 : 1345
    IP : 24.55.***.225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3/12/17 03:13:07
    http://todayhumor.com/?history_13052 모바일
    삼국을 통일한 진(晉) 제국 - 19
    영가의 난 전후의 진(晉)은 앞에서 쭉 살펴보았듯이,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제국의 각지는 반란으로 들끓고 있었다. 팔왕의 난으로 병력을 거의 소모해버린 중앙에서는 이를 모두 막을 방도가 없어 각지의 주자사(州刺史)이나 번왕들에게 거의 위임하다시피 떠넘겨 버렸고 이들은 이를 기회로, 암암리에 독립과 자치를 도모하며 점차 진(晉)과는 별개의 세력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 한(漢)의 본격적인 공세와 진(晉)의 선방 -
     
     
     
     
    다시 흉노(匈奴)의 한(漢)으로 돌아가자면, 황제의 자리에 오른 유연(劉淵)에게 이제 남은 일은 앞서 그가 천명하였듯이 '하늘로부터도 버림받은 진(晉)을 멸하고 한(漢)을 다시 부흥하는 것' 뿐이었다.
     
    이미 하북(河北)은 거의 점거한데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경기권에 비할 수 있는 사주(司州)도 점령하여 진(晉)의 도읍, 낙양(洛陽)은 이제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놓여있었다.
     
    유연은 바로 출정할 장수진을 꾸린다. 자신의 차남 유총(劉聰)을 필두로 하여 귀순한 왕미(王彌)와 함께 곧장 낙양(洛陽)으로 진격하게 했고, 조카 유요(劉曜)는 후속부대로서 그 뒤를 받쳐주게 했다. 이때가 진(晉)의 연호로는 영가(永嘉) 2년 정월, 서기 308년이다.
     
     
    유총(劉聰)에게 명하여 왕미(王彌)와 함께 낙양(洛陽)으로 진격해 침범하게 하고, 유요(劉曜)에게는 조고(趙固) 등과 함께 그들을 위하여 뒤잇도록 하였다. - 진서 유원해기
     
     
    유총이 이끄는 이 주력군 외에도 유연은 기주(冀州) 상산군(常山君)이란 곳에서 주둔하고 있던 석륵(石勒)도 별동대로서 따로 보내 양갈래에서 협동작전을 펼치게 한다.
     
     
    한편, 흉노(匈奴)가 발족하여 어느새 사주(司州)까지 진출해 낙양까지 넘본다는 소문을 접하고만 있던 진(晉)의 조정에서는 당시 실질적 군책임자이자 승상(丞相)으로서 회제(懷帝) 사마치(司馬織)을 보좌하던 동해왕(東海王) 사마월(司馬越)이 이를 요격할 군사를 낸다.  
     
     
    동해왕(東海王) 사마월(司馬越)이 평북장군 조무(曹武), 장군 송추(宋抽), 팽묵彭默) 등을 보내 이를 막게 하였으나 왕사(王師)가 대패하였다. - 진서 유원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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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기 308년경의 한(漢)과 진(晉)의 접전도.
     
    한(漢)의 공격요도                   
     
    빨간선 : 유총의 진군로
    초록색 : 석륵의 진군로
    하늘색 : 왕미의 진군로   
     
    진(晉)의 요격요도
     
    갈색 : 조무를 필두로한 송추, 팽양의 좌회로
    보라색 : 왕감(王堪)의 요격로
    주황색 : 배귀(裵鬼)의 요격로
    핑크색 : 수도 낙양
     
    본문에서는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마월은 조무(曹武), 송추(宋抽), 팽묵(彭默) 외에도 지도에도 보이듯이 예주자사(豫州刺史) 배귀(裵鬼)를 원군으로 부르고 따로 거기장군(車騎將軍) 왕감(王堪)라는 무장을 뽑아 요격하게 했다. 여기서 조무(曹武)는 좌회하여 유총을 치려했지만 지도에 조그맣게 표기되어 있는 사주(司州)의 홍농군(弘農郡) 의양(宜陽)이란 곳에서 오히려 유총에 의해 격파당한다. 주력군이 패하니 원군들 역시 하릴없이 후퇴하고 말았는데, 배귀는 아예 전사해버렸고 왕감은 패해 낙양으로 쫓겨왔다.
     
     
    여기서 '왕사(王師)' 란 진(晉)의 군대를 의미한다. 기록대로 교전은 진(晉)의 대패로 끝이난다. 패인이 수적열세인지 아니면 전술이나 지휘에서의 실책인지는 기록에 나와있지 않아 모를 일이지만 첫싸움부터 진(晉)은 패했다.
     
     
    다만 한(漢)이 보낸 다른 군세 중 하나였던 석륵(石勒)은 진(晉)의 안북장군(安北將軍) 왕준(王浚)이 이끄는 선비(鮮卑)족 기병대에게 패했다. 이 바람에 낙양(洛陽)을 두갈래의 길로 공격하려던 한(漢)의 계획은 어그러진다. 그리고 이 왕준은 앞에서 살펴본 군벌 중 하나였던 그 왕준이다.
     
     
    진(晉)에서는 이에 위기라도 느꼈는지, 당시 장안(長安)에 주둔하던 평창공(平昌公) 사마모(司馬模)란 황족에게 도움을 청한다. 사마모(司馬模)는 전에 팔왕의 난을 다루면서 한번 나온 적이 있는데, 동해왕(東海王) 사마월(司馬越)에 편승하여 하간왕(河間王) 사마옹(司馬顒)을 죽인 인물이다. 이 무렵에는 본래 사마옹(司馬顒)이 근거로 삼고 있던 장안(長安)을 비롯한 관중(關中)일대를 사마옹이 죽자 대신해서 차지하고 있었다. 본래 작위는 남양왕(南陽王)이었지만, 무슨 연유로 한 단계 깎여 평창공(平昌公)으로 격하되어 있었는데, 조정에서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병력을 내어줄 것을 요구하며 그와 동시에 작위도 다시 남양왕으로 복위시켜줄 것을 약속한다. 당시 진(晉)의 다급함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 하겠다.
     
     
    이를 받아들인 사마모는 자신의 사병(私兵)들을 내어 의양(宜陽)까지 이르렀던 유총(劉聰)이 이끄는 한(漢)군을 공격한다.
     
     
    유총(劉聰) 등이 멀리 달려가 의양(宜陽)에 이르자 평창공(平昌公) 사마모(司馬模)가 장군 순우정(淳于定), 여의(呂毅) 등을 보내 장안(長安)으로부터 가서 이를 쳤는데, 의양(宜陽)에서 싸워 순우정 등이 대패하였다. - 진서 유원해기
     
     
    기록대로다. 또 박살나고 말았다. 두 차례 대규모 교전에서 대승을 거둔 한(漢)군은 기세등등했을 것이다. 승리에 도취해 경계를 소홀히 한 탓인지, 이때 진(晉)이 그 틈을 타, 반격을 가한다.
     
     
    유총이 연달아 이긴 것을 믿고 방비하지 않으니, 홍농태수(弘農太守) 원연(垣延)이 거짓항복하고는 유총을 야습하였다. 유총이 대패하여 평양(平陽)으로 돌아가니 원해(元海 : 유연(劉淵)의 자(字))가 소복(素服)을 입은 채 돌아오는 군대를 맞이했다. - 진서 유원해기
     
     
    진(晉)의 홍농태수(弘農太守) 원연(垣延)이라는 사람의 계책에 휘말려 야간에 기습을 당한 유총이 대패하여 한(漢)의 수도, 평양(平陽)으로까지 쫓겨갔다는 기록이다. 얼마나 크게 깨졌는지는 몰라도 유연이 돌아오는 패잔병들을 위로하는 의미로 소복을 입은채 맞이했다고 하니 대강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아무튼, 원연(垣延)의 기지로 한차례 한(漢)을 물리치기는 했지만, 여전히 우세한 쪽은 한(漢)이었다.
     
     
    그리고 이듬해(서기 309년) 10월, 유연은 다시 군사를 일으킨다.
     
     
    영가(永嘉) 3년, 10월에 유총(劉聰), 왕미(王彌)를 보내 유요(劉曜), 유경(劉景) 등과 함께 기병 5만을 이끌고 다시 낙양(洛陽)을 침범하게 하고, 호연익(呼延翼)에게는 보졸(步卒 : 보병)을 이끌고 뒤잇게 하니, 하남(河南)에서 왕사(王師)를 격파했다. - 진서 유원해기
     
     
    한(漢)의 공격에 다시 한번 진(晉)이 대응하지만 역시 사주(司州) 하남군(河南郡)에서 되려 격파당한다. 그리고 이 전투를 계기로 한(漢)은 낙양(洛陽)으로 즉각 진격할 기회를 얻어, 낙양(洛陽)에까지 도달한다.
     
     
    유총이 진격하여 서명문(西明門 : 낙양성(洛陽城)의 서쪽 문들 중 하나) 밖에 진을 치고 주둔하니 진(晉)의 호군(護軍) 가윤(賈胤)이 밤에 공격하여 대하문(大夏門 : 낙양성 북쪽 문 들 중 하나)에서 크게 싸워 유총의 장수인 호연호(呼延顥)를 베자 그 군사가 무너졌다. - 진서 유원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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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魏)- 진(晉)시대 낙양성(洛陽) 지도.
    유총은 낙양까지 진격해 낙양성의 서쪽 문들 중 하나인 서명문(西明門 : 지도에 빨간 동그라미로 표시되어 있는 문) 밖에 진을 쳤다. 
    그리고 기록에 나와있는대로 가윤(賈胤)의 야간기습으로 난전을 벌이다 대하문(大夏門 : 파란색 동그라미로 표시되어 있는 문)에서 크게 패해 후퇴한다.
     
     
    낙양에까지 진출하여 그 성(城) 밖에 진까지 치고 공방전을 준비했지만 진(晉)의 장수, 가윤(賈胤)이란 사람이 분전해서 다시한번 유총의 군대를 깨뜨린다. 여담이지만 이 가윤(賈胤)이란 장수의 성씨인 '가(賈)' 에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만, 가윤은 예전에 전횡했다가 폐살당한 황후 가남풍(賈南風)과 같은 가씨(賈氏)집안 사람이다. 역적집안의 사람이 멸문지화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무렵에는 되려 진(晉)을 외침으로부터 구하고 있으니 아이러니하다. 그리고 혜제(惠帝) 사마충(司馬衷)을 다루면서도 나온 일화이기도 한데, 밤에 개구리들이 우는 것을 듣고 "저 개구리들이 공적으로 울까, 사적으로 울까?" 라는 우문에 "공유지의 개구리들은 공적으로 울고 사유지의 개구리들은 사적으로 울고 있습니다." 라는 현답을 준 그 인물이기도 하다.
     
     
    아무튼, 가윤의 선전으로 노리고 왔던 낙양 공방전은 커녕 그 문턱에서 진(晉)에게 패한 유총은 군을 뒤로 물려 낙양근처에 있는 낙수(洛水)라는 강가까지 후퇴한다.
     
     
    유총이 군을 돌려 남쪽으로 가서 낙수(洛水) 가에 진을 내리고 주둔했다. 곧이어 진격하여 선양문(宣陽門 : 낙양성 남문들 중의 하나)에 주둔하고 유요(劉曜)는 상동문(上東門 : 낙양성 동문들 중 하나)에 주둔하고, 왕미(王彌)는 광양문(廣陽門 : 서문들 중의 하나)에 주둔하고 유경(劉景)은 대하문(大夏門)을 공격하였다. 유총은 친히 숭악(嵩嶽)으로 가서 기도를 올리며 그의 장수인 유려(劉厲), 호연랑(呼延朗) 등으로 하여금 남은 군대를 독려하게 하였다. - 진서 유원해기
     
     
    작전상 후퇴했지만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낙양(洛陽)을 사방으로 포위한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제발 깨지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를 올리는 정성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하늘이 그와같은 유총의 기도를 무시하기라도 했는지, 이번에도 다시 진(晉)의 반격에 운이 따른다.
     
     
    동해왕 사마월이 참군(參軍) 손순(孫詢), 장군 구광(丘光), 누부(樓裒) 등에게 명하여 휘하의 경졸(勁卒 : 굳세고 강한 병졸) 3천여명을 이끌고 선양문(宣陽門)으로부터 호연랑(呼延朗)을 공격해 베어 죽였다. 유총이 이를 듣고 급히 돌아왔다. 유려(劉厲)는 유총이 패전의 책임을 물어 자신을 처벌할까 두려워하여 강물에 몸을 던져 죽었다. - 진서 유원해기
     
     
    진(晉)은 앞서 낙양성 근교 전투에서 승리한 기세를 몰아 내친김에 유총의 한(漢)군을 격파한다. 유총의 휘하부장들인 호연랑은 난전 중에 전사하고 유려는 패전의 책임을 추궁받을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낙수(洛水)에 뛰어들어 자살하고 만다. 작년에 이어 낙양을 코앞에 두고 또다시 패한 것이다.
     
     
    두번이나 패해 실의에 빠져있는 유총에게 왕미(王彌)가 넌지시 권한다.
     
     
    "이제 이미 우리 군이 패배하였고 낙양(洛陽)이 여전히 굳건하니, 전하께서는 환군하시어 천천히 뒤에 다시 군대를 일으키느니만 못합니다. 저는 연주(兗州), 예주(豫州) 사이에서 군사를 모으고 곡식을 거두며 기한을 기다려 명을 받들겠습니다." - 진서 유원해기
     
     
    아직은 진(晉)의 방어가 견고하니 일단은 돌아가 나중에 다시 치러 오자는 왕미의 권유에 유총도 마땅히 방도가 없다 여겼는지 한(漢)의 수도, 평양(平陽)으로 회군한다. 그리고 기록에서 보듯, 왕미는 일찍이 거느리고 있던 사병(私兵) 병력을 데리고 따로이 연주(兗州), 예주(豫州)에서 머무르며 훗날을 기약하겠다고 한다. 사실 말이 '군사를 모으고 곡식을 거두겠다' 는 것이지, 왕미는 그길로 연주, 예주를 유린했다. 도적출신이라 그런지 그런 분야는 훗날에 보이는 석륵의 모습과 비교했을때 석륵과 더불어 전문가이지 싶다.
     
     
     
    한편, 평양(平陽)의 유연 태사령(太史令 : 천문을 담당하는 관리) 선우수지(宣于脩之)라는 신하가 패전을 예고해 어느정도 예감은 하고 있었는 듯 하다.
     
    "신미년(辛未年)에 낙양(洛陽)을 얻을 것입니다. 지금 진(晉)의 기운이 여전히 성하고 우리의 대군(大軍)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으니 필시 진(晉)에게 패했을 것입니다." - 진서 유원해기
     
     
    신미년(辛未年)이란 그때를 기준으로 십이간지로 계산하면 서기 311년을 의미한다. 그때는 서기 309년. 2년 후에나 낙양을 함락할 수 있다고  예언(?)하며 못박아 버린 것이다. 당시에는 아무래도 천문을 통해 미래를 예견하고 믿다보니 유연도 불안했는지 아들 유총에게 돌아올 것을 명한다.
     
     
    원해(元海 : 유연의 자(字))가 급히 황문랑(黃門郎) 부순(傅詢)을 보내 조칙을 내려, 유총 등에게 환군하도록 했다. 왕미(王彌)는 환원(轘轅 : 낙양의 남동쪽 지역)을 통해 예주(豫州)로 나갔는데, 사마월(司馬越)이  박성(薄盛) 등을 보내 왕미를 뒤쫓아 공격하게 하니, 예주(豫州) 신급(新汲)에서 싸워 왕미가 대패하였다. 이에 평양으로 돌아갔다. - 진서 유원해기
     
     
    유총은 이미 환군하고 있었을 것이고 유총에게 말한대로 예주(豫州), 연주(兗州)에 있던 왕미는 사마월의 공격으로 쫓겨나 다시 평양(平陽)으로 돌아온다.
     
     
    두차례에 걸친 출정이 모두 실패하고 사주(司州)와 그에 속한 수도 낙양(洛陽)의 진(晉)의 방어가 의외로 만만찮음을 깨달은 유연은 여기서 전략을 바꾸기로 한다.
     
     
    지금까지는 사주(司州)와 낙양(洛陽)에만 매달려 집중공략해 왔는데, 이번에는 진(晉)의 중앙이 아닌 지방의 여러 주(州)를 차례로 점거함으로서 포위망을 좁혀 낙양(洛陽)을 고립무원의 처지로 만들어 함락하려 했다. 전쟁을 장기적으로 보고 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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