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좀 넘은 예비엄마입니다. 애기 때문인지 요즘 굉장히 그립고 계속 생각나는 가게가 있어요.
10년전 휴학하고 노량진 대성학원에서 알바하던 시절 거기서는 식대를 지급하지 않아 같이 일하던 언니들과 매일 저렴하고 좋은 맛집을 찾아 배달을 시키곤 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찾아낸 집인데 칼국수와 밥한공기 그리고 단무지를 주는 곳 이었습니다. 비빔밥그릇(깊은)에 칼국수를 가득담고 뚜껑이 안닫힐 정도로 밥을 많이 주셨는데 남길수가 없었어요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가 엄청 나온 배에 쟁반을 걸치고 뒤뚱뛰뚱 배달을 오셨었거든요 아무리 많아도 남기는게 너무 죄스러워서...ㅎㅎ 할아버지가 들어오시면 절대 앉아서 받을 수 없어서 항상 받으러 뛰어나가곤 했어요.
저희 먹는거 보고는 선생님들도 많이 시키셔서 배달이 늘었죠 그래서 처자들 덕분이라고 그담부턴 고봉밥을...배불러서 안된다고해도 항상 그렇게 주셨던...
어느날은 할머니가 오시길래 속으로 어디 편찮으신가하고 놀래서 여쭤봤는데 할아범 딴데 배달갔어 라는 말에 어찌나 안심이 되던지...
사실 배에 걸친 쟁반에 국물이 1/3은 맨날 흘려있었지만 더럽다거나 기분이 나쁜적은 없네요. 맛있게 먹었을 뿐...
상호도 기억안나고 전화번호도 당연 기억안나고 배달만 시키고 직접 가서 먹은적이 없어서 어딨는지도 모르겠고..ㅜㅜ 요즘 칼국수가 땡기는데 그 맛하고 비교될 게 뻔해서 안먹고 있어요
그 때 당시 일흔이 넘으셨던걸로 기억하는데 그저 아직도 계속 뒤뚱거리시며 배달가고 계시길 바랄뿐.. 손녀들 밥주려고 오시는 할아버지 같아서 참 좋았습니다. 근데 너무 먹고싶어요ㅜㅜ 흑... 10년전에 적어둘걸.... 적었어도 언젠간 잃어버렸을게 뻔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