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짜기 시골에 조그마한 마을이 있었다.
이 마을은 너무도 가난해서 교통편이라고는 마을 사람들이
한푼 두푼 모아 장만한 고물딱지 마을 버스가 고작이었다.
버스는 고물이었지만..
그나마 이 버스가 있어 마을사람들의 발이 되어 주었기에
마을 사람들은 버스가 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해하며 소박한
인생을 꾸려가고 있었다.
더군다나 얼마전까지 못된 행패를 부리던 깡패들이 마을을
점령하고 있다가 간신히 자유를 찾았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의
행복감은 더 클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고물 버스가 힘들게 산중턱을 오르던 도중 구덩이에 빠졌다.
누군가 나가서 버스를 구덩이에서 꺼내야할 상황이었지만...
눈보라가 치고 살을 에는 추위 때문에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결국 운전사가 승객들 한사람 한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었다.
운전기사: 거기 앉아계신 남자분들. 좀 도와주시죠
특별승객1: 어.. 저는 눈이 나쁘거든여
특별승객2: 허리가 아파서....
특별승객3: 저는 무릎이..
특별승객4: 저는 미국 국적이라 버스를 구덩이에서 빼내는 지저분한 일은 못합니다.
특별승객5: 저는 연예인인데여
특별승객6: 우리 아버지가 누군지 알어?!!!
상황은 좋지 않았다.
누군가 나가서 버스를 구덩이에서 꺼내야 했지만...
수많은 사람들은 나름의 이유로 자신은 그 일을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제 버스에 남은것은 노인과 어린이들.
그리고 5명의 여자와 5명의 남자들이었다.
운전사는 차마 노인과 아이들에게는 말을 할수 없었다.
그래서 좌석 순서대로 남은 10명에게 의견을 묻기로 했다.
운전기사: 저.. 거기 계신 여자분들...좀 도와주실수 있을까요?
조금전까지 속닥거리며 빨리 집에 가야되는데 하던 여자들의 눈에
갑자기 불이 켜졌다.
여자1: 모라고욧?!!!
여자2: 어머어머 세상에 기막혀. 아니 우리보고 이 추운데 나가서
고생을 하라는 거예욧?!!
여자3: 우리는 여자예요!! 여자!!
여자4: 우리는 연약하단 말이예욧!! 여자는 사회의 약자라구요!!!
여자5: 그래도 같은 승객인데 좀 도와야하지 않나요?
여자1: 모라고욧?!!!
여자2: 어머머 이 여자 좀 봐, 우리가 왜 그래야 하죠?
여자3: 우리들은 이런 고물버스에 타고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수치
스러웠다고욧!!!
여자4: 여자의 적은 여자라더니 그말이 맞지. 그렇게도 남자들한테
잘보이고 싶을까?
여자5: ........
여자1: 우리동네사람들은 왜 이렇게 여자들을 못살게 굴죠???
여자2: 여성을 우대할줄 모르는 마초들만 살고 있어요!!!
여자3: 당신은 여성의 인권을 탄압하는 남성우월주의자예욧!!!!!!
여자4: 어쨋든 우리는 저런 드럽고 힘들고 재수없는거 절대 못하니까
여자5: ........
그렇게 아세욧!!!!!
여자들의 입장은 강경했다.
결국 운전사는 남은 5명의 남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들 역시 사람인지라
나가서 고생하기는 싫었지만...
차마 환자와 높으신분들, 노인, 어린이들, 그리고 여자들에게 나가라고
할 수는 없었다.
결국 이 5명의 남자들은 밖에 나갔고 눈보라가 치는 궂은 날씨 속에서
2시간 동안의 고생끝에 겨우 버스를 구덩이에서 꺼내게 되었다.
이들은 버스에 올라탔고 버스는 서서히 출발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2시간동안 고생을 한끝에 여러사람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된것에 뿌듯함을 느꼈고 서로 자신들이 고생한 이야기들을 늘어 놓
으며 잠시 즐거워했다.
앞바퀴쪽에서 밀다가 새로산 목도리에 진흙이 묻었다는 등..
뒷바퀴쪽에서 밀다가 매연을 마셔서 목이 따끔거린다는 등...
미끄러지면서 손도 조금 까졌다며 무용담을 늘어놓으며 잠시 즐거워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여자들이 수근거렸다.
여자1: 아우 재수없어
여자2: 나는 드러운이야기랑 야구이야기가 제일싫더라.
여자3: 지들이 뭐 잘났다고 저런 이야기를 늘어놓을까?
여자4: 지들이 못났으니가 저러고 자빠져있지.
여자1: 돈많고 빽있으면 안할수도 있는건데.. X신들..
여자2: 평생 그모양 그꼴로 살아라..
여자3: 나는 돈많고 빽있는 남자만나서 팔자필랑게.
여자4: 어쨋든 칙칙하고 드럽고 재수털린당.. 그치?`
남자들은 그 이야기를 듣고 기분이 언짢았지만 여자들에게 한마디라도
했다가는 `````남성우월주의자``````자상하지 못하고 속좁은 남자````
라는 소리를 들을까봐...
그냥 `우리가 참지..` 라며 조용히 창밖을 응시했다.
버스가 내리막길에 이르렀을 무렵 앞쪽에 조그마한 휴개소가 보였다.
그러자 운전사가 말했다.
````우리모두 저 휴게소에서 음료수라도 좀 먹을까요?````
승객들은 동의했고 운전사는 사람들에게 500원씩을 걷기로 했다.
그러자 한 노인이
- 저 청년들은 아까 고생 많이 했으니까 400원만 받는것은 어떨까요?-
라는 제안을 했다.
운전사는 아주 좋은 생각이라고 응했고
대부분의 승객들 역시 청년들의 노력으로 자신들이 집에 편안히 갈수
있게 되었으므로 기쁜 마음으로 찬성했다.
특히나 노인들은 자신의 아들뻘들인 청년들이 수고했다고 기쁜 마음
으로 칭찬을 했다.
그러자 버스 뒤쪽에 앉아 수다를 떨던 여자들이 갑자기 목청을 높였다.
여자1: 뭐라고욧?!!!!!
여자2: 어머머! 저 사람들만 100원을 깍아준다고욧?!!!
여자3: 왜 우리가 손해를 봐야하죠?!!!
여자4: 이건 남녀차별이예욧!!!!!!!!
여자5: 그래도 수고를 하셨는데 우리가 양보해야하지 않을까요?
여자1: 뭐라고욧?!!!
여자2: 어머머 아까부터 저 여자 왜저래?? 정말 꼴불견이야..
여자3: 흥~! 여자가 저렇게 순종적이니 남자들이 가부장적 이데올로
기에 빠져있는거에요.. 같은 여자지만 정말 싫어.
여자4: 남자들이 이런 고물버스로 편안하게 해주지도 못하는데 우리가
손해까지 보라고욧?!!!
이런 동네에서 여자로 사는거 정말 저주스러운 일이에욧!!!
여자5: .......
여자1: 어떻게 우리동네 남자들은 여자들에게 희생을 강요할 수
있죠????
여자2: 남자로 태어났으면 당연히 해야되는건데 왜 유세에욧!!!!
여자3: 우리나라의 여성차별이 이정도일줄 몰랐어요. 정말 실망스
러워욧!!!!
여자4: 그거 조금했다고 남자들이 득을 보고 여자가 부당하게 손해
보는 건 차별이라고욧!!!!
운전사는 할말을 잃었다...
여자들의 입장이 너무나도 강경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고 뭐라고
토를 달수가 없었던 것이다.
보다못한 노인들이 나섰다.
노인1: 저.. 우리가 괜히 깎아주자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저 청
년들 때문에 위기를 모면했고 집에도 편히갈수 있게 됐지않소...
노인2: 저 청년들이 추운 날씨에서 고생을 했으니..좀..깎아줘야
되지 않나 하는데..
여자들이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여자1: 노인네는 조용히해욧!!!!!!!
여자2: 당신이 페미니즘에 대해서 알엇?!!!!!!!!
여자3: 하여튼 무식한 노인네들이란..남자라고 기득권 유지하려
발악을 하네!!
여자4: 깎아줄려면 우리도 깎아줘야 양성평등한거 아니예욧?!!!!
여자들이 얼마나 힘들게 사는데...
노인은 수그러드는 목소리로 단 한마디밖에 할수 없었다.
노인들: 단지 저 청년들이 너무 고생을 한거 같아서 좀 깎아주자
는 거였는데....
이 와중에서도 특별승객님들은 창밖을 내다보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특별승객1: 바보들, 왜 사서 고생해? 능력없는 것들이란. ㅉㅉ
특별승객2: 오빠가 다 이해해 줄께 이리로 와~ 흐흐
특별승객3: 남자 페미니스트로서 여자들 말이 맞아.
특별승객4: 난 연예인이야...인기를 먹고 살지..
특별승객5: 정치를 하려면 여성표를 얻어야 해....
결국 운전사는 5명의 청년들에게도 500원을 걷을 수밖에 없었다.
버스안에는 어색한 기운이 감돌았다....
승객들은 뭔가가 잘못된 것 같다고 느꼈지만 똑똑한 여성들의
큰 목소리를 당해낼수는 없었다.
5명의 청년들은 할말을 잃고 이렇게 중얼거렸다.
청년1: 이게.. 아닌데....
청년2: 마치 우리가 댓가를 받으려고 한것처럼 보여지잖아. ㅡㅡ?
청년3: 고생 다하고 죄인이 된것 같네..그깟 100원 생각도 안했다.
청년4: 에효...말을 말지..
청년5: 다음부터는 차 고장나서 모두 갇혀 죽는 한이 있어도 안도와준다.
뒷자석의 여자들은 의기양양한 자세로 다시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양성평등을 이루고 여성차별을 타파한 여전사가 된듯....
고물 버스는 다시 힘겹게 산비탈을 오르기 시작했다
.
.
.
어
.
색
.
한
.
.
.
분
.
위
.
기
.
.
.
.
.
.
종착역에 다다르자 승객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부산한 가운데 한 여성이 청년들에게 조용히 다가왔다...
여자5: 아까는 정말 수고하셨어요..
집에 못가면 어쩌나하고 많이 걱정했거든요.
정말 감사해요 ^^
찝찝한 기분에 불만에 가득차있던 청년들 5명은 갑작스런 말에
당황하면서도 표정이 많이 밝아졌다.
청년1: 아... 뭘요.. 별것 아니죠..^^
청년2: 누군가해야 할 일 이었는데요 뭘...
청년3: 하하..뭘..그까짓것..^^ 날도 추운데 어서 들어가세요.
청년4: 긁적..^^
.
.
.
.
.
.
.
청년5는 집으로 가며 하늘을 보았다.
후후..
아까 그 여자들만 있었다면 정말 난 이동네를 떠났을지도 몰라...
너무 끔직했지...
그래도 아직 우리동네엔 희망이 있는것 같아.. ^^
후~~~~
바람이 차갑지만 그래도 상쾌하네....
---------------------------------------------------------------------------------
군대, 가고 싶어서 간거 아니다.
대한민국에 대한 애국심이 그리 크지도 않다.
다만, 이 땅에서 태어났고 빽없고 돈없고 힘없어서 2년을 끌려갔다올 뿐이다.
우리는 군가산점 제도 만들어달라고 한 적 없었다.
여자들에게 군대를 가라고 말하지 않았다.
여자들에게 어떤 보상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제발 개념탑재요망 페미니즘만 없어졌으면 좋겠다.
너네 위해서 2년동안 조뺑이치는 거, 그냥 "알고만" 있어주면 좋겠다.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