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연말에 나쁜 일이 있으면 액땜이라는 게 정말이면 좋겠어요'라는 제목으로 올렸는데
삭제하고 다시 올려요. 위로받고 싶어서요... ㅠㅠ
알바 구하기 힘들다고 남친에게 하소연하다가 차였어요.
알바 자리를 절실하게 구하고 있는데 너무 힘드네요...
사람을 급구한다는 가게에 연락했더니
택시비를 준다고 즉시 면접보러 와달라고 해서 설레는 마음으로 갔어요.
지도 어플에 검색되지 않아서 전화로 가게 위치를 물어봤는데
데리러 갈테니 큰길가에서 기다리라고 하더라구요.
차가운 밤공기에 덜덜 떨면서 20분을 기다렸는데
다시 연락이 와서 인상착의를 알려달라기에 대답했습니다.
그랬더니 됐다고 가라고 하네요...
택시비를 주신다고 해서 택시타고 왔다, 만원이나 나왔다고 했는데
일을 해야 택시비를 줄 거 아니냐며 가라는 말만 반복합니다.
크리스마스 이브 밤이라 통행인이 많아서
저를 일방적으로 관찰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찾을 수가 없어 택시비도 못받고
지방이라 버스가 일찍 끊겨서 왕복 택시비만 2만원이나 날렸어요. ㅠㅠ
집에 돌아오는 택시를 잡으려고 길을 건너는데 눈물이 줄줄 흐르더라구요...
오늘... 아니, 이제는 어제네요. 크리스마스 당일.
사람을 급구하는 또 다른 가게에 연락했는데
구인광고에 담당자 전화번호는 없고 카톡 아이디만 있더라구요.
지하철 OO역 O번 출구에 나와 있으면 데리러 온다고 해서
시린 손을 호호 불며 30분을 기다렸는데 카톡을 차단당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지나간 사람들 중에
저를 아래위로 훑어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사람이 2~3명 있었는데
그 중 한명이었나봐요.
바보같이 또 눈물이 나오려고 해서 꾹 참으며 남친과 제 친구에게 카톡으로 하소연했는데
친구가 힘내라고 맛있는 걸 사준다고 해서 친구 덕분에 몇 시간을 즐겁게 놀고 기분이 풀렸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남친에게 카톡을 하려고 보니
이름이 (알수없음) 으로 나오고 프사가 없네요...
이렇게 나오면 카톡 탈퇴한 거... 맞죠?
사람을 앞에 두고 카톡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평소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서
오프라인으로 사람을 직접 만날 때는 전화가 걸려오는 것 외에는 휴대폰에 거의 손을 안 대는 편인데
제가 불과 몇시간 전에 알바 구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할 때 카톡으로 대화한 내용이 마지막이고
한마디 말도 없이 카톡을 탈퇴했네요...
전화를 걸었더니 없는 번호라고 나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까 공휴일에는 번호변경이 안된다는데
제 번호를 스팸 등록한 걸까요...?
최근에 제가 힘들다고 할 때마다
남친은 듣고 싶지 않다고 정신이 피폐해진다고 했는데
며칠 전부터 헤어지자는 걸 제가 붙잡고 매달렸더니
결국 이렇게 차이네요...
처음 사귀기 시작할 때부터 친구들이 말렸고
저도 그동안 자존감이 낮아지는 것을 느끼면서 헤어져야겠다고 마음의 준비는 했지만
헤어져서 다행이라는걸 머리로는 받아들여도 너무 갑작스러워서 아직 가슴으로는 받아들이질 못하겠어요...
옆동네에 산다는 건 알아도 집이 어딘지 몰라서 찾아갈수도 없고...
서로의 집 거리가 가깝다고 데이트할 때마다 저희 집으로 데리러 오고 헤어질 때 데려다 주는게 고마웠는데
이럴줄 알았으면 집 주소를 한번 물어볼걸 그랬어요.
선물을 받은 순간에 기뻐하는 얼굴을 직접 보고 싶어서
남친에게 줄 선물을 인터넷으로 구매할 때도 매번 저희 집 주소로 주문해서 직접 전달했거든요...
이메일 주소는 알고 있어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이메일로 보냈는데
제 번호를 스팸등록했다면 제 이메일도 스팸등록했을 것 같구요...
남친은 SNS도 안하고 취준생이라 직장에 연락할수도 없고
저는 남친 친구들의 연락처도 몰라서 연락할 방법이 없는게 답답하네요.
헤어진다는 건 기정사실이고 언제 헤어질지 시간문제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갑작스레 끝나는 건 너무 마음이 아픈데...
다음주가 남친 생일인데 아직 축하해주지도 못했는데...
휴대폰 번호변경이 공휴일에는 안된다는 정보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지금이라도 공중전화를 찾으러 다녀볼까, 아니면 편의점 유선전화라도 빌려볼까 생각하는 제가 너무 한심합니다.
이 시각에 전화해봤자 저라는 걸 눈치채고 안 받을 게 뻔한데...
2014년은 일년 내내 하루하루가 힘들더니
제가 제 생일보다 더 좋아하는 날인 크리스마스에도 이틀 연속으로 울어서 정신이 멍하네요.
2014년에 힘들었던 것만큼 2015년에는 좋은 일만 생기면 좋겠어요...
저뿐만 아니라 힘든 한 해 보내셨던 분들 모두요.
우리 모두 힘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