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보람차게!
서울 벼룩시장을 다녀왔습니다.
그런 고로,
약간 시간을 들여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으로 후기를 써볼까 합니다.
1. 아침 으슬으슬한 공기를 느끼면서 밖으로 나와보니, 아직 해가 쨍쨍하게 뜨지는 않았습니다. 대략 오전 8:30분 경에 기차를 타러 가기 위한 택시를 잡으려고 나왔는데, 해가 저렇게 희미하게밖에 보이지 않아 좀 의아해했었습니다.
사실 오늘은 원주 국제 걷기대회가 있는 날이기도 하고, 일요일은 토요일과 그 코스가 달라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곳을 지나치기에 매년 참가했었는데 올해는 벼룩시장을 위하여 과감하게 포기했습니다. 뭐, 이리저리 따지자면, 걷기대회를 하고나면 체력소모가 굉장히 커서 일주일간 매우 힘들어하는데 이번에는 그럴 일이 없다는 것에 위안을 삼을 수 있겠지요?
게다가 몸살감기를 심하게 앓고 떨쳐낸 지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냥 안전빵으로 가보자는 생각이 크게 작용한것 같습니다.
좋은게 좋은 거잖아요?
여튼 택시를 잡아서 원주역에 갔습니다.
2. 이럴수가, 저기 저놈 보이십니까? 가 아니라 저 역이 보이세요?
저는 이상하게도 역에만 가면 가슴이 마구 울렁거리더라구요. 물론 좋은 방향으로요.
기차를 탄다는 것은, 정말이지 묘한 설렘을 가슴에 심어주는 일입니다. 기차를 타고 한적한 시골을 지나칠 때 밭을 매던 사람들이 손을 크게 흔들며 인사를 해주는 모습이 좋고, 빠르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게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내 삶의 한 구석을 파노라마처럼 같이 훑어보는 것과 같아 좋습니다.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에게 기차는 참 좋은 교통수단인듯 합니다.
3.그리고 심심해서 찰칵.
요새 식단조절과 하루 1시간 이상 걸어주는 것을 병행해서 살이 7kg정도 빠졌는데, 그것때문인지 살이 빠지지 않았을 적에 샀던 청바지를 입었더니 바지가 자꾸 내려가버렸습니다. 발목에 살짝 접혀있는 바지가 그것을 말해주네요. 본래는 재단을 조금 해서 발목에 알맞게 내려오던 길이었습니다.
바지가 헐렁대서 좀 불편했지만, 살이 빠졌다는 사실을 실감하니 기분이 급 좋아져서 그냥 입고 나와버렸네요.
다이어트 하세요~
4. 이슬입니다.
원주역 안에 들어가보면 장끼와 까투리를 놓은 우리가 하나 있는데, 오늘 가보니까 그 우리 앞에 커다란 화초 몇개를 놔두었더라구요. 크기가 제법 큰 화초들이어서 무심코 구석구석 둘러보았는데, 저렇게 이파리가 움푹 들어간 곳에 이슬이 고여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예뻐보여서 찍었네요.
식물은, 물이 살짝 맺혀있을때 순결한 아름다움이 확 살아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 원주역에서 청량리역까지 가려면 대략 1시간 20분이 걸리는데, 흥분상태에선 기차안에서 잠을 잘 수가 없으니 미리 챙겨둔 책을 꺼내어 읽었습니다.
여행중에 너무 딱딱한 책은 사양이라 무협지를 챙겨갔는데, 도착할때까지 한 권 하고도 반을 읽었습니다. 총 3권을 챙겨갔거든요.
아아... 이때 저는 좀 느긋하게 읽었어야 했습니다.
그 이유는 좀 더 밑에 가서 설명해드리죠.
6. 책읽느라 멍때리다보니 어느덧 도착! 엄한 사람들의 얼굴이 찍히지 않도록, 좀 앞에 나와서 저 팻말을 찍었습니다.
청량리역은 익숙하면서도 그리운 곳이에요.
구 역사가 허물어지기 전부터 줄창 다녔던 곳인데, 가끔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된 신 역사를 보니까 가끔 그 소박함이 느껴지던 시절이 그립기도 해요. 조금 비좁았던 구 역사에선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풍겼거든요. 아, 신 역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은 아니고요 ㅎㅎ
그 때 그 시절, 서로 어디를 놀러갔다왔느니 자랑을 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시던 어르신들은 지금도 잘 계실까요? 살짝 요란하면서 그 속에 익살이 들어있던, 환한 웃음소리가 그립습니다. 비록 지나가다가 들었던 웃음소리지만요.
이름모를 할머님, 잘 계시는지요?
7. 어쨌든 사진을 찍고 후다닥 빠져나와서, 바로 매표소에 가서 원주로 돌아갈 기차표를 미리 사둡니다. 이 때 사두지 않으면, 안그래도 한마리 벼룩으로 빙의해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입석을 타야하기 때문에 사지 않으면 안됩니다.
표를 사고나니, 어떤 외국인 커플이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가평으로 가고싶다는데 입석이 구매되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같이 끙끙거리다가 결국엔 직원아저씨를 모시고 와서 같이 도와드렸습니다. 미소가 아름다웠던 커플. 웃는 얼굴로 서로 인사를 하며 가는 길을 배웅해주었습니다.
100% 제 능력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곤경에 처한 누군가를 도와줬단 생각에 괜시리 뿌듯해져 발걸음에 힘이 잔뜩 들어갔었네요.
8. 벼룩시장에 도착했는데, 그 순간에는 사진을 못찍었습니다.
엄청난 인파에 휘말려서 폰을 들 새도 없이 그냥 사람의 바다로 풍덩 빠져버렸거든요.
사람이 많다고요? 절대 아니에요.
재앙이었어요...
9. 한참을 휘말려서 빙글빙글 돌아다니다가 뭐지? 하고 보니까 요런 앙큼한 설문조사가... 반갑게 스티커를 붙여주었습니다.
이 사진은 부연설명을 더 붙였다간 괜히 의기소침해질것같아요. 얼른 다음으로 넘어갑시다.
10. 위에 설문조사 옆엔가? 붙어있는 플래카드에요.
눈썰미가 좀 있으신 분들은 베스트와 베오베 글 목록을 보고 "어? 뭐지? ㅋㅋㅋㅋ" 하실 겁니다.
오유인에 오징어를 엮어버리는 것은 개인적으로 탐탁찮아하지만, 이때는 그냥 기분좋게 넘어갔습니다.
잠깐이지만, 아주 잠깐이지만 저 캐릭터가 귀엽게 느껴지더라구요.
11. 드디어 첫구입!
이 엽서를 판매하시는 분들을 기억하고 있어요. 네팔인가 어디의 어린이들을 지원해주는 일을 하시는 분들이래요. 이 엽서, 꼭 한 장씩 샀었으니 이번에도 한 장 샀습니다. 엽서 봉투는 개인적으로 구해서 나중에 엽서보내드리기 이벤트를 할까 해요. 아름다운 말들을 담아서 말이에요.
이 엽서 말고도 다른 곳에 가서 두어장을 더 구입했습니다.
엽서의 그림 안에 추억이 녹아들어있는것같아서 너무 좋아요. 다음에는 좀 더 두둑하게 살 요량입니다.(으흐흐흐)
12. 조금 더 돌고 돈 후에 이 글귀들을 보았습니다. 제국주의 일본... 성질이 뻗쳐서 오래 못읽고 지나쳤습니다.
이 뒤켠에 있는 판매대에서 배지를 하나 사서 달았어요. 사진을 못찍었으니, 이따가 댓글로 달아야겠네요.
13. 제가 이런 걸 사게 될 줄은 몰랐는데, 정신차리고보니 주저없이 돈을 건네고 있었습니다. 서울 코믹월드에 간간이 찾아가서 앤솔로지를 사곤 했었는데, 참으로 오랜만에 구매한것 같았습니다.
이리저리 쓰고싶지만, 그러면 내용이 스포일러가 되니 자제하도록 하겠습니다. 분량은 얼마 없는데 의외로 꿀잼이었어요. 사길 잘했네요:)
14. 와 이거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쓰라린 기억이 있는 육포 다발들입니다. 올해 상반기 열렸던 서울벼룩시장에서 무심코 사먹으려했던 육포성애자의 비애가 담겨있는 코너였어요.
이번에도 어김없이 육포를 발견하고 눈을 빛내며 "어머! 저건 사야해!"를 연발하며 달려갔다가 데자뷰를 느끼고 그냥 사진만 찍고 나왔네요. 는 개뿔 옆에 귀여운 강아지가 있길래 "응?" 했다가 "아!" 하고선 사진만 찍고 후다닥 도망갔습니다.
기실 이런 치부를 아는건 그냥 저 혼자일텐데 뭐가 그리도 부끄러웠는지, 제 큼지막하면서도 섬세한 손으로 저 앙증맞은 북실북실함을 느끼지도 못하고 바로 빠져나와버렸습니다.
중간에 또 산 엽서를 이렇게 찰칵! 하고,
리락쿠마를 보고 내심 환호하면서 폰을 들이댔는데 몸이 흔들리는 바람에 스티치가 화면 중앙으로 와버렸고,
이렇게 노골적인 섹드립에 얼굴을 붉히며 당당하게 사진을 찍어가고,
앞에꺼에 관심있어 가격을 물어봤는데, 4500원이래요. 사고싶었는데 눈물을 머금고 포기했어요. 자금사정에 여유를 둬야 하니까...
15. 소달구지? 달구지? 뭐지? 쿠키같은거 파는 곳에 늘어선 줄이었어요. 앞에분에게 물어보고 섰는데, 여기서 지옥을 경험할 줄이야...
기다림이 오래될것 같아서 무협지를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이전에 남았던 반권은 먼저 지하철 안에서 시간 때우려고 읽었기 때문에, 이제 남은 것은 한 권. 다 읽을때쯤이면 내 순번이 오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다 읽고나서 좀 있다가 찍은 사진입니다.(5번에 쓴 문장의 부연 설명 격이에요) 이제 남은 책이 없어 ㅜㅜ 휴대전화 배터리는 아껴야하니 인터넷 함부로 할 수도 없고 ㅜㅜ
제 뒤에 서 계셨던, 눈이 샛별같았던 여자분도 이 즈음에서 좀 힘들어하는 기색이 보이셨어요.
그냥 어쩌다보니 말문이 약간 터서, 근데 갑작스레 그렇게 되다보니 이야기거리도 없어서 같은 이야기를 조금 반복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처음 오셨다고 하셨었는데, 많이 힘드셨을것같아요. 저는 2회, 3회를 연속으로 나왔었는데 그때도 이렇게 사람이 많진 않았거든요. 경험자인 저도 인원폭주로 힘들었는데 처음 오시는 분은 어떠셨을까... 집에 무사히 잘 돌아가셨길 바랍니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려서, 1시간 40분만에 뙇!
뙇!
뙇!
저 울어버릴 뻔했어요. 따지고보면 별거 아닌 일인데도 왜이렇게 감격에 겨웠는지, 과자가 담긴 봉지를 보며 헤실거리다가 "앗!"하고 바로 다시 가서 사진을 저렇게 찍었습니다.
얇은 과자 두 봉지는, 쓰디쓴 커피를 한 컵 사서 벤치에 앉아 조신하게 먹었습니다.
달달한 쿠키에 씁쓸한 커피가 조합이 이렇게 좋을줄은 몰랐네요. 처음으로 신세계를 경험했습니다.
3초 정도 뉴요커 된 기분이었음 ㅎㅎ
게이브 뉴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웃겨서 찍었고,
"헉? 유물이다!!!!" 라고 감탄하며 찍었습니다. 다마고찌는 한 8살때 만져봤나? 기억이 잘 안 나네요.
16. 아, 이거! 진행하시는 분이 눈빛이 참 악동같았어요. 귀여우면서도 활기찬 모습에 절로 미소를 지었네요.
공짜 사탕을 주는 이벤트가 벼룩시장 한 구석에서 나름 열심히 열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서 문득 호기심을 느끼고 참가해봤습니다. 상품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운좋게도 턱걸이로 참가를 하게 되어 상품을 받았습니다. 카드 게임이라고, 내가 잡은 카드가(볼 수 없는) 진행자가 든 카드의 숫자보다 높거나 낮음을 맞추는 게임이었는데 순식간에 맞혀버렸어요. 기억하시려나? 패기있게 바로 내려버리면서 정답을 정해버렸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확률 50%인 상황에 도달하면 그 종류를 불문하고 반드시 실패하는 징크스를 가진 제가 이렇게 황당하게 정답을 맞혀버리다니, 올해 얼마 안 남았지만 남은 운 혹시 다 써버린건 아니려나;;; 아니겠죠?
사탕을 꺼내먹으니, 뭔가 메시지가 쓰여있네요.
죄송한 일이지만, 울 집 TV는 기본채널만 나온답니다 ㅋㅋㅋㅋ... "대한민국, 넘버원!"을 못들어본지가 벌써 몇년이야;;;
17. 왘ㅋㅋㅋㅋㅋㅋ 이분 진짜 ㅋㅋㅋㅋㅋㅋㅋ 뛰어난 연기력에 감탄했어요.
첨에 어디서 절규하는 소리가 들리길래 "누가 싸우나?" 하고 가봤는데 즉석 연극을 한바탕 부리면서 물건을 팔고 있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연기가 뛰어남에 감탄하면서도 자꾸 웃음이 터지길래 사진을 찍고 자리를 슬그머니 떠버렸습니다. 나름 열심히 하시는데 자꾸 웃는게 실례가 될 것 같아서...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이후에 좀 돌아다니면서 아이컨택이 약간 있었는데, 웃는 모습이 참 귀여웠답니다 :)
18. 아.. 이거 그냥 지나가는 말을 담아서 넘어가려했는데, 갑자기 야구공 사건이 생각나네요.
기부하신 분 말씀으로는 나름 희귀성 있는 공이었는데, 중간에 야구공에 싸인을 가리키면서 DJDOC의 김창렬씨가 싸인한 공이라고 하니까 사람들이 사회자의 너스레에 웃어주기만 하고 아무도 안사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기부하신 분에겐 어쩌면 추억이 담겨있을 공이었는데 기부를 결정하신 바에 찬사를 보냅니다.
복받으세요~
그렇게 좀 돌아다니다가 앉아서 아까 달구지 뭐시기에서 산 녀석을 주섬주섬 챙겨먹고,
지하철로 가니 분식집이 반겨주네요. 허나 따로 먹어야할 것이 있어서 꾹 참고 넘겼고,
장르소설 진짜 짱짱 좋아하는데 돈이 없어서 넘어가고...
청량리역에 도착!
날씨가 우중충한게 왠지 비가 금방이라도 쏟아질것 같았어요. 어쩌면, 제가 벼룩시장에서 역으로 출발한 타이밍이 딱 적절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조금 이른 시각에 몸뚱아리를 움직였지만 말이죠.
19. 사실 여기가 벼룩시장 탐방의 주된 이유일지도?
징거더블다운맥스였던가... 크리스피가 빵 역할을 대신 해주는 버거에요. 저 이거에 환장합니다. 그리고 배가 좀 고파서 크리스피닭다리도 하나 더 시켜서 같이 먹어줍니다.
맛있어... 울것같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
여기는 청량리역 옆구리의 롯데마트 안 할배치킨!
자, 다시 말하지만, 여기는 롯데마트입니다.
올라가면 아주 특별한 상점이 하나 기다리고 있죠?
올라가고,
또 올라가고,
또 또 올라가서!!!
쨘!!!!!
.......????
헐...
여기서 체면이고 뭐고 나자빠질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토이저러스!!!!!
으아아아아아!!!!!!!!!!!!
저주할꺼야! 저주할꺼라고!!!!!!
으허허헝 ㅜㅜ
어허허허허헝 ㅜㅜ
그냥 매장 옆구리에 기계쪼가리 사진이나 찍고 가야겠다.
덤으로 던전 최상층의 전경도.
아 씁...
그래서 머리를 식히려고 잠시 앞에 광장으로 나왔는데,
왼쪽 귀퉁이에 표지판 보이시나요? '전기위험'
머리 식힐 새도 없구나...
토이저러스에서 남은 시간 느긋하게 보내려고 했는데 그게 안되어서 calm down하러 나오니 의외의 복병이 있었다니...
일단 안으로 들어가서 볼 거 별로 없는 청량리역 내부를 뽈뽈뽈 돌아다닙니다.
열심히 돌아다니다가 아무 생각없이 책 파는 곳 사진을 찍고...
이제 시간 좀 지났겠지?
40분 남았네요.
썩을...
한탄하다가,
급똥이 느끼는 바람에 희희낙락하며 화장실로 들어갔습니다.
정말 보람찬 10분을 소비했어요.
2단어 요약: 쾌변
그럭저럭 시간이 지나서 아침에 미리 사둔 차표를 꺼내고,
털썩!
이제 집에 갑시다!
zzz....
피곤에 쩔어서 기차 안에서 좀 졸다가 깨어보니 타이밍 좋게도 원주에 딱 도착!
어느새 날이 어두컴컴해졌어요.
어서 집으로 가고 싶어요.
20.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
정류장 앞에 있는 치킨집이 절 반겨주네요.
미안하지만 난 이미 서울에서 한 번 영접하고 왔어 ㅜㅜ
갑자기 생각나는데, 처갓집 양념통닭집이 잘 보이지 않는것같아요.
이 집은 기름을 깨끗한걸 쓰는지, 맛이 굉장히 깔끔합니다. 닭고기의 육질도 연해서 먹기 좋구요. 뼈있는 치킨은 좀 싫어하지만, 이 집이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미치고 환장할 고소함이 나를 반겨요. 앞에 아파트에서 종종 팔아주니 장사 잘 안 될 염려도 없고, 아주머니도 친절하고 여튼 여러모로 좋은 곳이에요. 이 집 오래오래 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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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름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원정을 다녀오고나니 엄청 노곤하네요. 씻기 귀찮아져서, 비누칠하는 샤워만 간단히 했습니다. 막 벅벅 닦지는 않고 그냥 몸에 냄새가 없어질 정도만 하고 바로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이 글을 썼어요.
아예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으로 쓰려니 뭔가 찍어둔 사진이 좀 부족해서 난감했네요.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다음 벼룩시장이 열리면, 사진을 더 많이 찍고 그중에서 이야기가 될 만한 것들을 엄선한 다음 더 신중하게 써보고 싶어요. 이렇게 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게 굉장히 즐거운 일이었네요. 즐거운 만큼 열심히, 열심히 한 만큼 즐겁게 쓰고싶어요.
일주일의 마무리...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