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시험 교사 "학교 밖에서 더 잘나갔다"
'주식투자.경매'로 큰 돈 벌어..'정.관계 인맥' 은근히 과시
'벤츠 출퇴근.잦은 지각' 구설수..당사자 "사실아니다" 부인
(서울=연합뉴스) 안 희 기자= 검사 아들 C군 답안지 대리작성으로 물의를 빚고있는 서울 강동구 B고의 오모(42) 교사는 그동안 평교사 신분에 어울리지 않은 행적을 보였다는 증언들이 잇따르고 있어 소문의 진위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B고교 동료 교사들은 오씨가 평소 막강한 재력을 과시했으며 법조계와 정계 등에 퍼져있는 광범위한 인맥을 배경으로 학교의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해결했다고전하고 있다.
따라서 오씨가 성적조작을 위해 시험감독을 마음대로 바꾸고 잦은 지각 등 근무기강이 문란했는데도 무사할 수 있었던 것은 외부 실력자들을 동원해 학교측을 지원할 수 있었던 능력 덕택이 아니었느냐는 추론을 낳게 하고 있다.
◆ 벤츠 몰고 출퇴근= 오씨는 최근 5년 동안 국산 고급승용차를 바꿔가며 몰고다니다 최근에는 아예 '벤츠 승용차'를 구입해 출퇴근했다고 동료 교사들이 전했다.
특히 시가 2천만원 상당의 국산 승용차를 타고다니다 친하게 지내던 동료교사에게 공짜로 물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이처럼 재력을 과시할 수 있었던 것은 주식과 부동산 투자에서 '대박'을터트렸기 때문이라는 게 동료 교사의 전언이다.
그는 1999년 '코스닥 붐'이 일었을 당시 주식 투자로 거액을 챙긴 데 이어 인천과 양평의 부동산을 경매 등의 방식으로 싼 값에 사들여 전ㆍ월세 수익까지 생기면서 상당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는 것.
오씨는 누나 명의로 등록돼 있는 서울 우이동 소재 대형 식당도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씨가 짧은 기간에 큰 부(富)를 축적할 수 있었던 데는 평소 자신이 자랑했던법조계와 정.관계 인사들의 도움이 컸었고, 보은 차원에서 답안 대리작성 등의 비리를 저지른 게 아니겠느냐는 추측들이 학교 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 근무기강 문란에도 '무사'= 오씨는 학교 밖의 왕성한 사업과 사교 때문인지평소 지각을 자주 해 강의시간표를 짤 때 1교시에 도저히 넣을 수 없었다고 동료 교사들이 전했다.
오씨는 지각 외에도 시험감독 학급의 임의 교체 등 근무기강 문란 사례가 여러차례 발생했는데도 학교측으로부터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오씨는 2003년 7월 이 학교 법인 소속 중학교 운동선수가 전지훈련 도중숨졌을 때 "아는 분에게 부탁해서 사건을 잘 해결했다"고 과시했고, 교장도 "오 교사가 큰 역할을 했다"고 칭찬한 것으로 동료 교사들은 기억하고 있다.
오씨는 또 교장이 2001년 중순 보충수업비 횡령 의혹으로 고발돼 불기소 처분을받았을 때도 "검찰 인사들로부터 도움을 받아 일이 잘 처리됐다"고 주변 교사들에게자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씨가 당시 로비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검찰의 한 고위간부는 "오 교사와 일면식도 없다. 교장에 대한 불기소는 정당한 법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 나는 이 고발건에 대해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 광범위한 인맥이 '해결사' 비결(?) = 오씨는 정ㆍ관계에 걸쳐 광범위한 인맥을 구축해 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교사는 "오 교사는 국민의 정부 시절에 특정지역 향우회 '총무'로 행세하면서 주변 인맥의 힘을 수시로 과시했다. 이 때문에 학교보다는 밖에서 더 잘나가는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오씨는 자신의 결혼식 당시 집권 여당의 실세였던 모 국회의원이 직접 찾아와축하해줬다는 자랑도 늘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조폭 동생'들이 많아서 사업확장이 가능했다. 인천에 사놓은 건물에입주한 업소측에서 조폭을 앞세워 전세금 인상 요구를 거절하길래 '아는 동생'들을동원해 해결했다"는 말도 들었다고 한 교사가 전했다.
또, 이 교사는 "조폭들이 오 교사의 우이동 음식점으로 '보복'하기 위해 들이닥쳤으나 당일 오 교사와 친분이 두터운 경찰 간부들이 그 장면을 목격하고 조폭들을전원 소탕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소문들의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연합뉴스는 오씨를 상대로 수차례에걸쳐 전화통화와 대면접촉을 시도했으나 성사되지 않아 해명을 듣지 못했다.
다만 오씨는 'C군 위장전입 의혹' 등이 제기됐던 20일 연합뉴스 기자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나는 검찰이나 정계에 아는 인맥이 많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그 때까지 불거진 악소문을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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