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귄지는 2년정도 되는 커플입니다.
여자친구가 저보다 5살 연상으로 30대 중반으로 혼기가 꽉찼습니다.
저는 아직 20대 후반으로 2년동안 직장생활하다가 그만두고 1년정도 어머니께서 직접 운영하는 가게일을 돕다가
지금은 결핵판정 받고 7월부터 수술과 입, 퇴원 반복하고 매주 1~2번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습니다. 현재 수술만 3번했고 언제 다 나을지 기약이 없습니
다.
20대 후반 나이에 결핵때문에 일도 못해서 백수에다가 병까지 있으니 창창한 나이에 집에서 공부하며 지내고 있으니 집에서 눈치보이고 스스로도
위축되어있습니다.
여자친구가 11월말에 갑자기 결혼하자고 강경하게 나오는 바람에 얼떨결에 동의 했지만, 설마 이렇게 빠르게 결혼하게 될지 몰랐습니다.
12월 초에 여자친구 부모님과 함께 식사자리를 마련하여 결혼승락을 받았고, 그 다음주에는 우리 부모님과 여자친구가 만나 결혼 승락과 함께
상견례 날짜까지 잡았습니다.
그리고 2주전에 양가 부모님과 상견례을 마치고 올해 12월 마지막주 토요일에 약혼식을 하기로 했습니다.
다들 결혼식을 하라고 말했지만, 우선 저희집 소유의 건물 2층이 마침 세입자가 없어 비어있는 상태라 바로 입주해서 살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갑자스럽게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 우리가 미쳐 예식장및 예식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준비하지 못한 상황에서 준비를 하자니
너무 오랜시간이 걸릴꺼 같고, 제 건강 문제 때문에 우선 약혼식을 하여 혼인신고 후에 제가 취업하면 결혼식을 올리기로 양가 합의를 했습니다.
문제는 신부측으 혼수 문제 입니다.
여자친구 30대중반인데 모아둔 돈이 전혀! 없습니다 ㅠ.ㅠ
사치스러운 성격이 아니고 알뜰한 성격인데 취직후에 오랜 백수 생활을 하면서 있는 돈을 다 썼다고 합니다.
여자친구와 제가 혼수 준비하면서 여자친구가 아버지께서 1,000만원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는 여자친구의 말만 믿고 냉장고 세탁기을 우선 구입했고,
여자친구가 김치냉장고와 보통 제품보다 값이 조금 더 나가는 좋은 가구들을 사자고 했지만 제가 좀 더 생각해보고 구입하자고 보류했습니다.
그런데 어제 여자친구의 말로는 아버지께서 지원해주기로 한 1,000만원을 못 주겠다고 말했답니다. 아................ 1,000만원 지원 약속이 몇 년전에
이야기이고 여자친구는 그 말만 믿고 있었는데 아버지께서는 사정이 생겨서 못 주겠다고 합니다.
어제 저 말을 듣고 만약 좋은 가구들과 김치냉장고를 바로 샀다면 구입비용에 대한 감당하기 힘든 재정난을 생각하면서 안도의 한숨고 함께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저는 우리가 살 집을 위해서 제 돈을 들여서 싱크대부터 집안 오래된 물건들은 교체하고 혼수는 여자친구만 믿었는데 갑자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기분입니다.
현재 제 수중에는 500만원이 있습니다. 이 돈은 같이 살 경우 제가 일을 못 하기 때문에 취업하기 전까지 생활비 + 병원비로 활용하기 위해서
가지고 있는 돈인데, 지금까지 혼수를 위해 샀던 냉장고 + 세탁, 그리고 앞으로 사야할 가구들을 500만원 내에서 해결해야한다는 생각에 암담합니다.
여자친구가 12월 초부터 일해서 아직 1달도 안되었고 월급도 세후 120만원 전후입니다.
제 500만원도 제가 지금까지 모아둔 돈 2,400만원이 있는데 어머니 사업 때문에 다 빌려주고 며칠전에 500만원을 미리 받은것입니다.
우리 부모님은 우리쪽에서 집을 해결했으니, 여자친구 쪽에서 혼수용품은 당연히 하는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가 혼수제품까지 해결한다는걸 알면
분노 뿐만아니라 앞으로 결혼해서 같이 살아야 하는 여자친구에게 안좋은 선입견을 갖을것 같아서 말도 못 꺼냅니다.
이제 다음주 토요일 약혼식 이후 같이 살아야 하는데 답답해서 글을 적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