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의 세월간 친구라 소개할 사람 없이 지내왔던 오징어입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조용히 다니던 저는 친구들끼리 장난 치며 노는 아이들이 너무나 부러웠습니다.
그렇다고 그 당시엔 왕따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왕따를 당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어느 반에나, 어느 학교에나 존재하던 조용한 아이입니다.
대학을 갔을 때, 전 술이 너무나 고마웠습니다.
술덕분에 사람들과 웃고 떠들 수 있었고, 사람과 느끼는 갈등조차도 행복했었습니다.
하지만 술로 친해진 사람들도 시간이 지나니 연락이 뜸해졌습니다.
20대 중반이 되서야 주위를 둘러 보니 정말 휑했습니다.
일을 해도 말 그대로 일로 만나는 사람들 뿐이었지, 다가갈 엄두도 못냈었습니다.
마음을 털어놓을 사람 하나 없는 게 너무 무서워서, 사람이 그리워서 그 때부터 다니던 교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모태신앙이지만, 무늬만 그렇지 열심도 없고 어머니 성화에 그냥 다니는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교회를 좀 다니면서 나에게 다가와주는 사람도 있었고, 덕분에 누군가와 친해진다는 것도, 내가 친한척 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리고 아직 20여년 살면서 나도 남들처럼 누군가랑 장난도 치고 농담도 할 수 있는 '사람' 이라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아마 교회사람들은 모를겁니다.
내가 그동안 친구 없이 지내온 것도, 교회에서 뭐 하는 거 외엔 집밖으로 안나온다는 것도, 믿음따위 전혀 없는 것도.
일요일에 교회가서 사람들이랑 부대끼다 오면 정말 피곤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말 이제서야 사람답게 사는 것 같아 행복합니다.
그나마 이제 친하게 지낸다고 말할만한 사람들이 생겨서 기뻤습니다.
최근, 성탄절이 다가오면서 이것저것 준비하는 것도 많고 합니다.
그와 동시에 준비하면서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도 생기기 마련입니다.
참 이상합니다. 축제를 준비하는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건데, 왜 스트레스받으며 힘들어하는 사람이 꼭 생기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저랑 달리 활발하던, 같이 장난치던 그 사람도 그날 따라 표정이 되게 안좋았습니다.
몇 번 본 적도 없는, 처음보는 표정이었습니다.
그래서 기분이 안 좋다는 걸 더 잘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뭔가 도움이 되고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오히려 제 멘탈만 무너저내렸습니다.
그 사람에게 무슨 말을 건네야 할지도, 어떤 행동을 해줘야 할지도 몰랐으니까요.
기본적으로 도움을 받아본 적도, 구해본 적도 없는 입장에서 누가 누구를 도와준다는 건지….
집에와서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비참해서 펑펑 울었습니다.
혼자 방에서 소리죽여 울었습니다.
아무것도 도움이 되지 못해서..
그래도,
도움이 되고 싶었지만, 역설적으로 그러기 위해선 제가 도움이 필요하단 걸 알게되었습니다.
그래서 평소 눈팅만 하던 오유에, 불특정 다수에게 조언을 구하고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누구든지 좋으니 저 좀 도와주세요...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는 방법 좀, 누군가의 말을 들어줄 수 있는 방법을, 어떻게 말을 건네야하는지라도, 사소한 거라도 좋습니다. 오래걸려도 좋습니다.
제발 알려주세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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