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아래에 나스 가부키 브러쉬 얘기가 나온 김에 주절주절 해보아용.
일단 합성모냐 천연모냐 가 대표적인 차이겠지용. 천연모는 합성모에 비해서 표면에 거칠거칠한 구멍? 비늘?이 나 있기 때문에 파우더나 피그먼트를 쥐는 능력이 더 뛰어나고, 비늘 덕분에 모와 모 사이에 공간이 좀 생기기도 합니다.
덕분에...
-더 거칠고,
-더 색조 제품을 쥐는 힘이 뛰어나며,
-더 넓은 공간에 색조 입자를 뿌리는 능력이 있습니다.
반면 합성모는 섬유 자체가 매끈하고, 섬유의 입자? 굵기가 매우 가늘게 뽑을 수 있으며 모를 모아놨을때 모와 모 사이의 공간이 없이 밀착되는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덕분에...
-더 메끈메끈하고,
-색조 제품을 덜 먹으며,
-좁은 공간에 균일하게 색소 입자를 입힐 수 있습니다.
2. 그럼 용도에 맞는 브러쉬는?
위와 같은 특성 덕분에 천연모는 넓은 면적이 여리여리 하고 뭔가 두깨감 있게 입힐 때, 즉 블러쉬, 눈화장에서의 음영, 섀딩, 파우더를 촘촘하고 매트하게 입힐 때 등에 주로 추천됩니다.
합성모는 주로 좀 촉촉한 제형(크림 섀도우, 립, 젤 라이너, 파운데이션)을 이용할 때라든가, 좁은 면적에 집중해서 세밀한 작업을 하기에(아이섀도우 포인트) 좋지요.
또한 파우더 같은 경우에 촉촉한 바탕에 천연모 브러쉬를 이용해 파우더를 덧입히면 두껍게 올라가면서 뭉치기 쉽습니다. 반면 합성모를 이용하면 얇고 깔끔하게 올라가지요.
바탕 화장을 많이 촉촉하게 하는 경우에는 합성모가 여러모로 잘 맞습니다. 색상 표현을 투명하게 할 경우에도 합성모가 맞습니다.
반면 발색이 약하고(혹은 피그먼트가 약하고) 색감이 많이 연한 경우에는 천연모가 맞습니다. 피그먼트를 쥐는 힘 자체가 합성모 보다는 뛰어나거든요.
3. 천연모 소재의 차이.
1) 염소털
일반적으로 파우더형을 넓게 뿌리는 능력은 '염소털'이 더 뛰어납니다. 이건 위에 언급한 '비늘'이 좀 더 잘 일어나 있기 때문에 천연모의 특성을 두드러지게 보여주지요. 고로 파우더, 블러셔, 음영 눈화장 등에는 염소털이 은은하면서 확실한 발색을 주기 좋습니다. 나스의 야치요, 맥의 음영 브러쉬 등이 이에 해당하지요.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다른 브러쉬는 합성모로 어느 정도 대체 가능한데- 이 염소털 브러쉬는 대체가 잘 안되어요....
최근 동물 학대 논란 덕분에 많은 브랜드 들이 천연모 브러쉬의 단종을 결심하면서 여러 명작 염소털 브러쉬도 사라지고 말았습니당(...엉엉. 내 맥 219... 내 맥 217... 내 맥 129.. 어어어어어어어엉....)
2) 망아지털
말총? 이라고 하나요? 간혹 보면 아이섀도우 브러쉬, 컨실러 브러쉬 등 납작하고 작은 브러쉬에 뻣뻣하고 따가우면서 힘이 강한 두꺼운 직모를 쓴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는 합성모로 어느정도 대체가 가능하긴 한데, 강한 발색을 내는 특징이 있어서 연한 색상을 포인트로 강하게 주고 싶을 때 사용하면 유용합니다. 천연모 중에서도 뻣뻣하고 따가운 소재로 유명하죠.
3) 다람쥐털
얘는 부들부들 부드러운 소재와 특유의 원추형 구조 덕분에 파우더 브러쉬로 많이 애용되었습니다. 하지만 특히 동물 소재 천연모의 잔인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소재이며, 브러쉬 특성이 합성모와 확연히 다른 경우도 아니기 때문에 이 소재의 브러쉬야 말로 합성모로 교체가 가능합니다. (내 염소털을 내놓아라..)
4. 브러쉬 테크닉, 피부 민감도의 차이.
최근 들어 웹을 보면서 의아한 것 중에 하나가 나스의 야치요 브러쉬가 '발색 강한 제품을 연하게 물들이듯 사용하는 데 좋다' 라는 의견이 만만치 않게 많다는 것입니다.
위에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천연모는 합성모보다 발색도 강하고, 야치요 브러쉬 소재와 컷팅 자체도 결코 '연하게 물들이는' 소재로는 안맞는다는 생각 이었거든요. 그리고 야치요가 많이 따갑다!는 의견이 많았기도 했구요. 염소털이 좀 거칠긴 하지만 따갑다고...? 라는 느낌이랄까.
그러다가 최근 한국 유튜버 분들의 영상을 몇개 보고 깨달았는데... (전 해외에 삽니다...)
많은 한국 분들은 브러쉬를 세워서 제품을 두드려 묻힌 후에 톡톡. 하는 식으로 얼굴에 두드려 사용하시데요...?
(에.. 저는 브러쉬를 제품에 마구마구 문질러서 피그먼트를 브러쉬에 잔뜩 묻힌 후에 살짝 두드려 털어내고 얼굴에 빗자루 쓸듯이 슥슥 씁니다;;;... 제가 블러셔를 쉽게 힛팬 내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그런 경우엔 당근-_- 야치요 브러쉬건 뭐건 간에 다 연하게 나옵니다(...)
그리고 이 경우에도 안따가운 브러쉬는 모에 힘이 너무 없어서... 아마 발색이 안 나올겁니다(....)
그래서 야치요 같은 천연모 브러쉬로 피그먼트 강한 종류를 좀 흩뿌리듯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구나. '-' 하고 깨달았어요.
보시다시피 브러쉬 사용 테크닉에 따라 브러쉬 모질에 상관없이 많은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브러쉬 테크닉에 따라 피부 부담도 많은 차이가 나지요. 브러쉬를 세워서 두드리듯 사용하는 경우에는 피부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이 경우에는 합성모건 천연모건 다 따가울 가능성이 커집니다. 천연모는 브러쉬 모질 자체에 힘이 쌔서 찌르는 경우고, 합성모는 모의 굵기가 가늘어서 날카롭게 찌르는 경우가 많지요.
그러므로 피부가 예민하신 분들은 브러쉬도 두드리듯 사용하기 보다는 가볍게 쓸어내듯 사용하시는 것을 권합니다요.
사진을 붙이고 싶으나..-ㅅ- 음.. 월급 루팡짓 하는 중인 관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