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머님.. 좋은 분이십니다. <div><br></div> <div>자식들에게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 하시고.. 싫은 소리는 못하시는 분이죠.</div> <div><br></div> <div>결혼해서는.. 무뚝뚝한 저와는 너무도 달라.. 당황스러웠어요. 방임형인 친정 부모님과는 다르게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히 챙기시는 스타일이라.. </div> <div><br></div> <div>회사 관두고 집에서 프리랜서 한답시고 빈둥대는 며느리에게 도시락 싸다 주신 분입니다. 혼자 챙겨먹지 못할 거라고..</div> <div><br></div> <div>근데.. 그땐.. 어머님의 이런 면이.. 괜한 일.. 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싹퉁머리 없게.. </div> <div><br></div> <div>뭐 이런 것까지 챙기시나.. 그랬죠.. </div> <div><br></div> <div>뭐.. 무뚝뚝해서 표현은 못했어도.. 저도 어머님 좋아했어요. 쇼핑 너무 좋아하시고.. 이것저것 참견하시고.. 그런 게 잘 안 맞긴 했지만.. 그래도 인간적으로 좋은 분이었고 그랬거든요. </div> <div><br></div> <div>결혼하고 10년이 넘었는데.. 지금까지 어머님께 싫은 소리 한 번 들어본 적이 없네요.</div> <div><br></div> <div>근데.. 지금 어머님이 아프세요. 좀 슬픈 병에 걸리셨어요. </div> <div><br></div> <div>말도 없어지시고.. 쇼핑도 안 하시고.. 많이 변하셨죠.</div> <div><br></div> <div>이번 명절은.. 결혼해서 제일 힘든 명절이었어요. 음식 준비를 제가 했거든요. </div> <div>그동안.. 제가 너무 날로 먹긴 했었죠. 어머님이 다 준비해놓으시면.. 옆에서 수다 떨다 설거지나 쬐끔 하고 그랬었거든요. 이번엔 어머님이 못하시니.. 제가 준비했어요. 그치만.. 몸 힘든 건.. 뭐.. 그냥 그랬는데.. </div> <div><br></div> <div>어머님이.. 이젠 일을 하실 수가 없는데.. 제가 일하는 부엌에서 벗어나질 못하시더라고요. 전에 명절에 부엌에서 나오시지 못하고 일했던 것처럼.. 부엌에서 계속 뭔가를 정리하시고.. 치우시고.. 가스 불을 켜고.. 그릇을 꺼내고.... 오래된 습관이라 몸에 밴 듯.. 그러시더군요.</div> <div>일하는 제게 방해가 된다며 아버님이 어머님을 방으로 데려가도 곧 다시 나오셔서 반복..</div> <div>어머님 덕분에.. 일이 더뎌지긴 했는데.. 전.. 계속 슬프고 짠했어요.</div> <div>남편은 더 마음이 아팠겠죠. </div> <div><br></div> <div>더 좋아지시긴 힘들 거예요. 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순 없다는 것도 알아요. </div> <div>근데.. 우리 어머님 아직 젊고 고우신데.. 그냥.. 이 정도로만.. 유지하며 오래 곁에 계시면 좋겠어요. </div> <div><br></div> <div>명절 후라.. 여기저기 시댁에서 힘들었던 글들이 많이 보이네요.</div> <div>전.. 어머님이 건강하셨을 때 좀 더 살갑게 대할걸.. 더 잘해드릴걸.. 후회해요.</div> <div>어머님이 참견하신다고 투덜댔던 것도 깊이 반성하고요. </div> <div>다시 기회가 오면 좋겠어요. 그럼 쇼핑도 군소리 없이 따라다니고.. 밤 새고 수다도 떨어드리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