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네팔 포카라,
그리고 이곳은 매일 오후 나절이나 저녁에 비가 무서울 정도로 한바탕씩 쏟아 붓는 몬순시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몬순이 시작되면
슬슬 피싱시즌도 시작되는 것이구요, 비를 좋아하는 저로선 주량이 절로 느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작고 소소합니다만 이렁저렁 소식들을 전해 드릴까 합니다.
1. 촘롱 (전 주군을 버리고 새 주군을 찾아왔다가 다시 전 주군을 찾아 떠나간 네팔 토종견)
전주인의 집을 홀연히 떠나 새주인을 찾아 둥지를 틀었던 덩치 큰 네팔 토종견 촘롱. 그는 며칠전 이전 주인집으로 홀연히 떠난 뒤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새주인을 버리고 다시 전주인을 찾아 떠난 것일까요? 알 수 없습니다. 뭐....현재로선 어쨌거나
전주인을 떠나 새주인을 찾아 왔던 그가 새주인을 떠나 다시 전주인을 찾아간 케이스라고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얼마전 손이 아니라
발로 촘롱의 배를 쓰다듬 쓰다듬 해준 새주인 사장님으로부터 굴욕을 느끼고 가버린 것은 아닌지 하는 망상이...
사진을 자세히 보면 촘롱의 오른족 눈이 좀 이상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새로로 살이 좌악 찢어진 상처가 나있죠. 그가 수많은 도장깨기를 통해 동네 넘버원에 올랐음을 증명한다고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촘롱이 돌아와서 나루 경호를 해 주었으면 합니다.
2. 캔디 (이웃 한국 사장님 댁의 여직원이 집에서 가져 온 '스피츠'종의 강아지로서 현재 이가 난 지 10일째된 아기)
캔디는 처음 온 20일쯤 전보다 두 배 가량 자랐습니다.
이 녀석이 알고보니 '스피츠'란 종인데 한 성깔 한다는 군요.
주먹만 한 녀석이 장난치면 벌써 으르렁 댑니다. 꼭지가 돌면 왕왕거리며 짖기도 하더군요.
밥 먹으면 그 즉시 잡니다. 그리고 녀석은 나루에게 관심이 없는데 나루는 괜히 오버하면서 심지어는 깡총깡총 아장아장 다가오는 캔디를 향해
'하아아아아악!'......하악질을 하는 것까지 목격했습니다. 좀 심한 것 아닌가요?
나루는 캔디따위는 전혀 신경 안쓴다는 듯이 평온한 척 있지만, 귀는 속일 수 없군요. (캔디가 근처에 있었거든요) 하지만 나루는 캔디 주변에 맴도는 것으로 봐서 장차 친해질 듯.
3. 나루 (한국에서 함께 온 전형적인 코숏, 시니컬하고 내성적이지만 애교가 많고 심하게 똑똑함. 잘 삐침)
나루는 요즘 극 피곤합니다. 얼마전부터 나루를 따라다니는 네팔냥 때문인데요. 이 녀석이 방문 밖에서 나루를 부르기만 하더니 3일전엔
심지어 제가 방안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방안으로 대시했다가 나루와 저의 협공에 도망간후....어제는 대낮에 - 전 낮잠을 자고 있었습죠 -
유유히 방안으로 들어와서는 나루밥을 먹고 스윽 나가더라는. (뽀각뽀각 소리에 깨어난 저와, 나루는 기가막혀서 바라만 보고 있었습죠)
오늘 아침엔 일어나 보니 밥그릇이 싹 비워져 있더라는...(두 냥이를 봉양하게 생겼어요. 허리휘청)
여튼 나루는 덕분에 아침나절만 되면 피곤해서 떡실신합니다.
매일 밤 치근덕거리는 네팔냥 때문에 피곤한 나루는......아 잠깐....이 사진은...이 사진만큼은 제가 사진을 잘못 찍었다고 말하고 싶군요. 얼큰이라니...
아 피곤해...아 피곤해....하는 모습입니다. 나루는 표정냥입니다. 기분과 감정, 컨디션이 신기하리만치 표정으로 드러납니다.
4. 저의 근황
요즘 손님은 끊기고 우기는 시작된 까닭에 근처 한국 식당 사장님과 페와 호숫가로 낚시를 자주 나갑니다.
어제는 큰맘먹고 밤낚시를 둘이서 갔는데요. 제가 운전하고 덩치가 산만한 사장님은 - 용인대 체대 출신 - 뒤에 타고 조그만 스쿠터를 몰고ㅎㅎ
갔는데요...정작 낚시하고 한 시간도 안되서 태풍급 비바람이 몰아쳐서 돌아왔다는.
여튼 이곳은 피싱 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관련사진 : 본 사진은 글과 완전 관련 있음. but 낮 사진. 건너편의 건물이 드라마 '나인'에 나왔던 '피쉬테일 롯지'. 저는 릴낚시, 이웃 사장님은 전형
적인 찌낚시]
우리가 낚시를 가면 주위 네팔리들이 몰려 옵니다. 그들의 낚시 문화에는 '찌낚시'...'대낚시' 문화가 없기 때문이죠. 특히! 그들에겐 밤낚시 문화가 없습니다. 야광캐미, 야광찌...이런 것이 이곳엔 없기때문이죠.
이웃 사장님은 네팔어를 좀 아시는데 가만히 그들이 하는 말을 듣고선 저에게 말해 줍니다.
"쟤네들이 지들끼리 그러네요. 와...쟤네들 밤에 낚시하는 거 보면....저 한국인들 장어잡으러 온 것 같아. 와...신기하다"
여튼 네팔 포카라의 소소한 일상은 이렇게 흘러갑니다.
아래는...늘 그렇듯이 나루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잘 견디고 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