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맞은 생쥐와 빨간 우산-
첫 만남.
낯선 여자와의 첫 만남.
난 문득 나의 지난 기억들을 돌이켜보았다.
28년 동안 살면서 개인적으로 만난 여자가 몇 명이였는가.
한 명, 두 명....두 명........두 명 그리고??
어, 없다-_-;;
참 우스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남들은 미팅이니 번개팅이니 헌팅이니 소개팅이니 하며
이 여자 저 여자 만나고 다니는데 난 28년 동안 개인적으로 만남을 가졌던
여자가 두 명 밖에 되지 않는다.
그것도 8년동안 짝사랑해왔던 은하를 제외하면 단 한 명 뿐이다.
그럼 나머지 한 명은 누구였는지 궁금할테지?
4년 전, 택시에서 핸드폰을 주워서 주인에게 돌려주었는데
핸드폰의 주인이 여자였고 감사의 표시로 밥한끼 사주겠다고 그러길래
직접 만나서 식사 한 번 하고 헤어졌다. 그게 끝이다.
항상 그런 생각을 했었다.
'괜찮아. 나에겐 은하가 있으니까.'
'어떤 여자들보다 은하가 가장 돋보이니까.'
'내 마음은 오직 은하를 향해 있으니까.'
'지금은 날 보지 않아도 언젠간 돌아봐줄테니까.'
하지만 그렇게 8년이 지난 지금, 날 지켜보던 한 친구가 말했다.
"니 마음속엔 이미 은하가 있겠지.
하지만 은하 마음속에도 니가 있을까?
이 세상을 살면서 가장 소중한 게 누구야?
은하가 네 자신보다 소중해? 정말 네 심장보다 소중해?
친구니 뭐니 해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은하는 다른 남자랑 결혼해서
잘 살아갈테고, 그럼 넌 점점 잊혀지게 되는 거야.
추하야. 8년이면 됐어. 8년동안 노력해서 안되는 거면 안되는 거라구."
그래 강추하. 8년이면 된 거다.
넌 할 만큼 한 거야. 더이상 미련을 가질 필요 없어.
항상 내가 간절히 원하던 것들은 나의 손에 잡히지 않았고,
끝없는 기다림은 그저 기다림으로 끝날 뿐이였어.
안되는 건 끝까지 안되는 거야. 이젠 변하고 싶어.
그래. 난 더이상 엑스트라가 아닌 주인공이 되어보고 싶은 거야.
압구정동 맥도날드 앞. 저녁 7시 47분.
토요일이라 그런지 근처 일대엔 수많은 사람들로 붐볐고,
저녁에 비가 올지도 모른다는 기상청의 소식에 사람들의 손엔 저마다 우산이 들려 있었다.
항상 부지런하게 준비를 하고 다니는 사람들.
난 왠지 그들과 떨어진 다른 세상속에서 사는 사람같다.
그런 생각을 하니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드리워진다.
시계를 보니 8시 10분 이다. 약속시간으로부터 10분이 지났다.
여자 만난다고 머리도 짧게 자르고 왔는데..
시간이 흐르고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녀에 대한 궁금증도 커져간다.
핸드폰을 열어 그녀가 가르쳐 준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볼까 하는 생각도 해봤지만,
왠지 그럴 용기는 나지 않았다.
그녀에 대해 알지도 못할 뿐더러 그녀를 왜 만나는 건지도 모른다.
더 상세하게 얘기를 하자면 내가 만나려는 이 낯선 사람이 여자가 아닐지도 모른다.
모든 건 추측일 뿐이다.
나의 왼쪽편에 서 있던 남자도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는지
가만히 서 있지 못하고 내 앞을 자꾸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8시 40분이 될 무렵 어떤 여자와 팔짱을 끼고 사라졌다.
비 한방울이 머리위로 툭 떨어졌다.
깜짝 놀라며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어올리자 하늘에선 가을비가 한 두방울씩 툭툭 떨어지고 있었다.
맥도날드 옆에 있던 한 상가 안으로 들어가 비를 피했다.
투둑 투둑 소리를 내며 떨어지던 비는 잠시 후 쏴아아 하는 소리를 내며
쏟아지기 시작했고, 길거리에 북적대던 수많은 사람들도 점차 사라져갔다.
그때가 9시 25분이였다.
참고 잘 참았는데 기어코 나의 입에선 "씨발..장난하나." 하는 소리가
입밖으로 튀어 나왔다-_-;
만나자고 해놓고 그냥 펑크 내 버린 것이 틀림 없다.
그런 생각이 미치자 그녀를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은 깨끗이 사라져버렸고,
비가 조금이라도 그치면 잽싸게 자리를 떠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풋. 내가 그러면 그렇지.
난 평생 은하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가 없을 거야.
그때였다. 저 멀리서 빨간 우산 하나가 내 쪽으로 다가온다.
그냥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일 수도 있는데,
이상하게도 내 앞에서 멈춰설 것 같다는 느낌이 계속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빨간 우산은 정말 내 앞에서 멈추었고,
내가 서 있는 상가 안으로 들어와 우산을 접었다.
난 옆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차렷자세로 정면만 쳐다보고 있었다.
우산 접을때 얼굴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져 나왔다.
누굴까? 여자일까? 남자일까?
그냥 고개를 돌려서 보면 될 것을-_-; 몇 분째 그 생각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 옆에서 나의 코끝으로 전해져오는 여자 향수에
빨간 우산의 정체가 여자일 거라는 강한 확신을 가졌고,
2분 뒤 옆에서 다시 담배 냄새가 전해져 왔을 땐..-_-;
여자 향수를 뿌리고 다니는 남자일 거란 생각을 했다.
내가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을 땅바닥으로 떨어뜨린 건,
대략 5분이 더 지나고 나서였다.
허리를 숙여 핸드폰을 줍는데..빨간 우산의 정체가 여자라는 걸 드디어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미니스커트에 망사스타킹, 그리고 검정색 부츠를 신고 있었으니까..-_-;
항상 깔끔한 정장차림의 은하와는 상당히 대조되는 여자다.
핸드폰을 줍고는 다시 몸을 일으켰다.
혹시나 옆에 서 있는 여자가 내가 기다리는 그 사람이 아닐까 하는
짐작을 해봤지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더이상 여기 있을 이유가 없다. 집에 가자.
비가 그치면 가야지 하는 뻔한 핑계로 더이상 내 자신을 속이지 말자-_-;
잠바 상의를 벗고는 머리위로 올렸고,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하나..둘..셋!!
하면, 뛰쳐나갈 생각이였다.-_-;
마음속으로 하나 둘 셋! 을 외치고, 빗속으로 돌진을 하려던 바로 그때,
옆에 서 있던 빨간 우산 그녀가 날 불렀다.
"아저씨! 잠깐만요."
"네?" 하는 대답과 동시에 나의 고개가 빨간 우산 쪽으로 돌아갔다.
..........
내가 빨간 우산 그녀와 눈이 마주친 바로 그 순간,
나의 머릿속은 모든 것이 하얗게 변해 버렸고,
그 하얀 공백 위에 검은 글씨들이 타이핑 소리와 함께 하나 둘씩 생겨난다.
1. 맥도날드 옆 상가 (EXT/N)
비가 내린다.
상가 안에서 비를 피하고 있는 초조한 얼굴의 추하.
그때 빨간 우산을 쓴 여자가 추하가 서 있는 상가 안으로 들어와 우산을 접는다.
절라 긴장되지만 애써 태연한 척 하는 추하.
실수로 핸드폰을 땅에 떨어뜨린다.
추하. 핸드폰을 줍다가 옆에 서 있던 사람이 여자라는 걸 확인한다.
비가 그칠 생각을 하지 않자 잠바 상의를 벗는 추하.
마음속으로 하나 둘 셋을 외치고 빗속으로 뛰쳐나가려던 그때,
옆에 서 있던 여자가 추하를 부른다.
여자 - 아저씨! 잠깐만요.
추하 - 네?
하고 돌아보는데, 빨간 우산의 그녀. 천사처럼 예쁘다.
종이 위에 빨간색 물감이 번지듯 금새 빨개지는 추하의 얼굴.
내가 쓰는 시나리오와 글 속에서라면 항상 이때쯤 등장하는 여자라면,
연예인 뺨칠 만큼 예쁜 여자이거나, 무척 귀여운 여자로 등장할 것인데..
지금 현재 상황은 내 머릿속의 시나리오를 그대로 반영해주고 있었다.
그랬다.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그녀는 지하철을 매일 타고 다녀도
한 달에 한 번 볼까 말까 할 정도로 보기 드문 미인이였다.
여기서 더 시나리오 같은 상황이 만들어진다면,
지금 저 빨간 우산의 그녀는 내가 지금껏 기다리던 지식IN 그녀여야 한다.-_-;;
하지만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시나리오를 직접 쓰면서도 항상 하는 생각이지만,
영화와 드라마는 어디까지나 사람의 머리가 만들어낸 가짜 세계일 뿐,
현실에선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날 쳐다보는 빨간 우산 그녀가 입을 열었다.
"혹시 지식인..?"
-0-;;;;;;
그녀의 입에서 "혹시 지식인..?" 하는 말이 튀어나왔을 때,
나의 입은 크게 벌어졌고, 머릿속의 시나리오는 다시 새로 쓰여진다.
"아, 네, 네...바, 반갑습니다."
너무나 갑작스런 상황인지라 말을 더듬는 것까진 좋았다.
근데 왜 허리까지 90도로 숙이고 있었던 거지? 씨발;
마치.."이렇게 아름다운 여성과 대화할 수 있어서 너무 영광입니다!" 하는 병신처럼..-_-
날 뚫어지게 쳐다보는 빨간 우산 그녀.
아니, 이제 지식IN 그녀라는 걸 알았으니 명칭도 바뀌어야 한다.
날 뚫어지게 쳐다보는 지식IN 그녀.
아름다운 얼굴에 비해 입을 여는 그녀의 목소리는 상당히 차가웠다.
"뭐예요?"
"네??"
갑자기 "뭐예요?" 라고 물었기에, 난 당황스런 표정으로 "네??" 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
"핸드폰 번호까지 말해줬는데 뭐냐구요. 왜 전화 안 해요?"
"아..그, 그게 초면에 전화하면 실례가 될까봐.."
"어휴..나참. 이 아저씨 진짜 답답하네."
-_-..뭐, 뭐냐 이 싸가지 없는 말투는..
"아저씨 내 얼굴 알아요?"
"아니요."
"그럼 전화를 해야 누군지 알 거 아니예요?"
"아 그렇네요. 미안합니다."
그래. 그 점은 미안하긴 한데..몇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던 나는 뭐지??
그녀는 다시 입을 열었다.
"아저씨. 나 지금 아저씨 몇 시간 기다린지 알아요?
지금 몇 시예요? 얼른 계산해봐요. 나 7시 50분 부터 기다렸으니까."
"지금 10시 다 됐네요."
"10시? 그럼 나 아저씨 2시간 10분 기다린 거네? 아 진짜 어이없다.
역시 남자 새끼들은 다 똑같네. 약속개념도 없고.."
뭐, 뭐라? 남자 새끼들..?? 이런 싸가지 없는 뇬이...
아, 아니다. 강추하! 참아야 한다.
지식IN에 답변 달 때는 절라 멋있고 겸손하고 생각 깊은 캐릭터 였는데,
갑자기 욕하고 분노를 폭발해버리면 캐릭터 이미지가 너무 다르다-_-;
난 끓어오르는 분노를 꾸역꾸역 눌러 참고는 정중히 대답했다.
"저기요. 저 7시 47분 부터 기다렸는데 그쪽 9시 30분 다 되서 오는 거 봤거든요."
"........."
순간 크게 한 방 먹은 듯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는 그녀였다.
아무렴 속일 걸 속여야지..-_-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그럼 비오는 데 밖에서 왜 기다려요? PC방에 있다가 전화오면,
바로 나갈려고 그랬지."
변명은..-_-
"아무튼 그건 됐고, 나 따라와요!"
하곤 우산을 펼치고 혼자 앞장서서 걸어가는 그녀..
물론 지금까지의 싸가지로 봤을 때
우산을 같이 쓸 거란 기대는 하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그렇지, 미안한 기색도 없이 어떻게 지 혼자서 우산 쓰고 가냐..-_-
"안 따라오고 뭐해요?"
상가 안에서 머뭇거리고 있자 그녀가 내 쪽을 돌아보며 소리쳤다.
"가요! 갑니다! 짜증나게 자꾸 소리치지 마요."
물론 "짜증나게 자꾸 소리치지 마요."를 중얼 거릴 땐,
들리지도 않을 만큼 아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에이 시발. 상수의 열띤 헛소리를 믿는 게 아니였는데..-_-
그녀의 아이디는 날고싶은 엘프 였던가?
처음에 얼굴만 딱 봤을땐 아이디와 실제 이미지가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날고싶은 엘프 보단 날고싶은 오크가 더 어울리는 것 같다-_-;
압구정동에서 보자길래 술이라도 마시거나 제법 분위기 있는 곳을
찾아갈 줄 알았더니, 그녀가 날 데려간 곳은 평범한 식당이였다-_-;
식당의 테이블에 앉은 그녀와 난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았다.
난 비맞은 생쥐꼴이였고, 그녀는 그런 나의 모습에 다소 놀란 표정이였다.
"비는 왜 그렇게 쫄딱 맞았어요?"
"우산...없었습니다."
나의 대답에 비웃는 듯한 코웃음 소릴 내는 그녀였다.
그리곤 또 다시 날 물끄러미 쳐다보는 그녀.
그 눈빛은 마치 경찰이 수상쩍은 사람을 쳐다보는 그런 눈빛과 흡사했다.
난 그녀의 강렬한 눈빛을 견디지 못하고 시선을 피하기에 바빴다.
그런 와중에도 내가 그녀를 보며 한 가지 느낄 수 있었던 건,
어두운데서 보다가 밝은데서 보니 처음보단 덜 예뻤다는 것이였다-_-;
하지만 짧은 미니스커트에 다리를 꼬고 앉은 그녀의 자세하며,
아까부터 계속 눈에 거슬렸던 망사스타킹 패션은 여전히 부담스러웠다.
"내가 왜 만나자고 했는지 궁금하지 않아요?"
"별로..아니, 실은 조금."
"내가 가르쳐 줄 것 같죠?"
"네?"
이게 도대체 뭔 소린가? -_-;
"난 오징어 덮밥 먹을 건데..그쪽은 뭐 먹을 거예요?"
"음. 저는 제육 덮밥으로 할께요."
그러자 그녀는 아줌마를 부르곤 주문을 시킨다.
"여기 오징어덮밥이랑 제육덮밥 주세요.
그리고 오징어 덮밥에 오징어는 빼주세요."
-_-;;;;;;;;;;;
오징어덮밥을 시키면서 오징어를 빼달라니..-_-;
주문을 받은 주인 아주머니는 무척이나 어이없는 표정이다.
물론 그녀를 마주보고 있는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왜 오징어덮밥을 시켰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간단히 식사를 해결한 우리는..
우리가 왜 만났는 지에 대한 얘기도 전혀 하지 않은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계산서를 들고는 카운터로 걸어가는 그녀.
초면부터 남자가 여자에게 얻어먹는 건 실례되는 일이다.
"저기요 계산은 제가.."
하며 재빨리 그녀의 뒤를 쫓아가는데,
카운터 앞에 선 그녀는 계산서를 테이블 위에 턱 올려놓더니 한마디 한다.
"계산은 저 아저씨가 할 거예요."
그리곤 그냥 나가버리는 그녀..-_-
할 말이 없었다. 그저 기가 막힐 뿐이였다.
도대체 우린 왜 만난 걸까??
그녀는 무슨 생각으로 날 만나자고 한 걸까??
계산을 하고 밖엘 나가니 그녀는 또 담배를 피우고 있다.
담배 연기를 하늘로 내뿜으며 날 곁눈질로 쳐다보는 그녀.
"어디 갈래요?"
"아뇨. 전 이만 가봐야 할 것 같은데요.^^"
더이상 그녀와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무슨 사람을 자기 밑사람 쳐다보듯 하는 그 눈빛부터가 무척 거슬렸다.
왠만해선 화를 내진 않는 성격이지만, 제대로 폭발하면 내 스스로도 감당할 수가 없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더군다나 여자 앞에서 그런 모습은 보이기 싫었기에
이쯤에서 돌아서는 게 그녀에게도 나에게도 좋은 선택이였다.
"풋. 꼴에 튕기시네."
"예?? 뭐라구요?"
"다 들었으면서 뭘 다시 물어봐요."
참고 있던 것이 터지기 시작한다.
"저기요 아까부터 보자보자 하니까 참 말버릇 없으시네?"
"풉..아하하하..하하.."
누군 흥분해서 얘기하는데 이 싸가지 같은 기집애가 쳐 웃네??
한참을 웃던 그녀는 입을 열었다.
"어차피 우린 서로에게 관심이 없는 것 같으니까 뭐 잘 됐네.
이 근처에 나 아는 술집 있으니까 그쪽으로 가요.
어차피 할 이야기 있어서 보자고 한 거니까."
"........"
그리곤 내가 당연히 자신을 따라갈 거라 생각하고 앞장서서 걸어가는 그녀.
참 어처구니가 없다.
하지만 더 어처구니가 없는 건 당연하다는 듯 그녀의 뒤를 쫄래 쫄래 따라가고 있는 나 자신이였다.-_-;
Written by Lovepool
추천 해주시면 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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