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단 내가 화가 나있고 고민이 되는 솔로이므로 음슴 체를 쓰겠음.
지금 매우 흥분 상태라 막글이 될것 같음. 근데 한번 읽어 보고 판단해주기 바람.
오늘 명동에서 선생님 선물을 사려고 DAKs 수건을 샀음. 수건이 이렇게 비싼줄 몰랐음.
운동회에서 주는 것만 써서 수건은 원래 파는게 아닌줄 알았음.
3장 샀는데 5만원이 훌쩍 넘어감...
약 한시간 가량 걸려서 집에 도착함. 춥고 눈도오고 졸리고 해서 정신을 놓고 내릴뻔 하다가 겨우 챙김.
집에 올라가는데. 정신을 챙기느라 수건 산걸 버스에 두고 내린게 생각남. 아 슈바... 그거 살라고 명동 신세계에서 1시간 넘게 돌아다니고
연나 비싼거 (나한텐 비쌈....)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산건데!!!!
일단 114에 전화함
차고지 번호를 물어서 차고지에 전화함.
"지금 들어간 XXX번 버스맨 뒷자석에 혹시 쇼핑백 하나 있나 봐주세요"
참고로 내가 내린 곳은 차고지랑 15-20분 정도 거리임 역으로 따지면 10개 정도.
" 아직 분실물 들어온건 없구요 일단 8시 이후에 전화하세요"
나는 화가남. 나는 찾아야함. 나는 택시를 타고 빨리 가야함.
택시를 타고 차고지로 갔더니 내가 타고 왔던 버스가 도착해있음.
"기사님 제가 아까 놓고 내린 물건좀 찾을게요"
"그거 없으면 누가 들고 내린거야"
.....................헐!
버스에서 맨 뒷자리에 앉아서 갔고 앞좌석 뒷편에 바짝 붙여놨기 때문에 그걸 발견 할 수 있는 사람은 나와 같은 라인에 앉은 사람 2명뿐...
마침 보니 CCTV가 아주 좋은걸로 달려있던데....
CCTV라도 확인하고 싶어서 기사님께 여쭤봄
"기사님 CCTV 볼수 있어요?"
"지금 씨씨티비 보는 사람 퇴근했어 내일와"
나는 생각함. 내일 시시티비를 확인하면 누가 가지고 나갔는지 몇시에 어디서 내렸는지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실제로 가능함 버스에 있는 cctv가 얼굴을 확인 하기 좋은 위치에 달려있고 쇼핑백이 꽤 커서 누가 가지고 내리는지 확인이 가능함)
집에와서 아버지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고 내일 차고지에 가서 씨씨티비 영상을 확보후 해당 정류장에 붙여서 범인을 색출하겠다.
라는 계획을 들려드림.
참고로 분실물을 점유자의 의도에 반하게 가져간 후 손상, 영리를 위해 사용, 처분할 경우 '점유이탈횡령죄'에 걸리게 됩니다.
아버지는 처음에 그럴필요까지 있냐고 말씀하시길래
"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남이 놓고 내린 물건을 가지고 내려서 자기가 쓴다는건 말이 안되는 행동 아니에요? 그게 잘못 되었기 때문에
고치려고 하는거에요. 5-6만원이 중요한게 아니라 작은거 하나부터 바로 잡아야 되는거 아니에요?"
이렇게 말씀 드렸더니.
" 너 말이 맞긴 하다. 그렇지만 인생이 길고 할일은 많은데 그거 하나를 찾겠다고 고생을 하고 맘고생을 하는게 맞니?
그리고 너무 너의 입장에서 생각하니까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누가 그 붙여놓은 종이를 보고 좋은 마음이 생겨서 돌려주겠니?"
뭐 대충 이런 내용의 대화를 함. 솔직히 말해서 아버지 말도 일리가 있음 이런 사소한 일 하나하나 다 따지면 인생이 피곤하다는거..
근데 진짜 말이 됨? 바로 옆에 있던 사람 물건을 그냥 5000원짜리 모자라도 그걸 가져가서 쓴다는게....
나는 다른게 화가 나는게 아니라 가져간 사람이 ' 이런거 찾을 수나 있겠어?? 지가 놓고 내린게 잘못이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마음 편히 내가 산 수건을 쓰는게 화가 남. 그리고 그걸 곱게 봐줘야 한다는게 화가 남.
그래서 찾지는 못하더라도 그 정류장에 종이라도 붙여서 맘이라도 졸이게. 아니면 양심 털끝 하나라도 건드릴수 있었으면 함.
이렇게 말했더니 아버지께선 또 그걸 원한을 가지고 소심하게 그럴 필요 없다. 인생 살다보면 억울하고 어이 없는 일도 당하는데
이런 작은일에 너가 마음이 그렇게 움직여서야 되겠냐. 이런식으로 말씀하시는데 머리로는 이해가 되면서도.
마음으론 이해가 안감.
어떻게 생각함? 진짜 씨씨티비로 얼굴 보고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단돈 벌금 10만원이라도 받게 하고 다시는 남의 물건 집어갈 생각
못하게 만들고 싶은데 내가 소심하고 쪼잔한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