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날 밤 아가씨가 묻더군요.
살빠진 기분이 어때요??
음...?
어떻지?
갑자기 머리가 하얘졌어요.
옷을 매장에서 사는게 신기하고 재밌다는 심심한 대답을 했지요. 아가씨는 조금 어리둥절해하는 표정이었어요. 그것말곤 더없냐 묻더라구요.
그것말곤 진짜 없었어요.ㅋㅋㅋ
다음 날 헬스장 휴무니 안양천을 달렸습니다.
명절 오전9시부터 밤12시까지 쉬지않고 먹어댄지라
글리코겐이 왕창쌓였나봅니다.
12키로를 내리달려도 안지치더라구요.(뿌듯)
페이스도 이전보다 좋아져 10km기준 1시간1분 기록나왔어요.
발목과 고관절쪽 인대에 무리가 오는 느낌에 그만달렸습니다. (아쉽)
달리는 내내 생각해봤어요.
ㅡ나는 지금 내 몸이 어떻다고 생각하지?
저와 같이 달리는 그림자를 보니 뱃살도 없이 늘씬하고
근육라인도 슬금있는게 아주 만족스럽더군요. 얼마전까지 1분도 못달리는 고도비만인이란 사실을 누구도 모를것 같은 라인이었어요.
ㅡ 난 왜 내 몸매를 즐길 생각도 못하고 체중 0.1에 매일 울고 웃고 뭐한거지? 내가 왜그랬을까?
ㅡ 다이어트를 하며 얻은게 뭐지?
가끔은 성에 차지않지만 누가봐도 날씬한 몸.
10키로 이상 달릴수 있는 지구력
스트레칭을 통한 유연성
제법 쓸만한 근력
10년넘게 다이어트하면서 체중외에 뭔가를 성취했다는 느낌은 처음이었던것 같아요.
사실 이전까지 다이어트는 대회 당일(48kg)말고는 제 체중에 만족한적이 단 한번도 없거든요. 언제나 돼지같고 영원히 유지하려면 맘껏 못먹는단 사실에 죽고싶을 뿐이었습니다.(꽤오래전 자살기도의 큰 이유중 하나였답니다)
감격과 성취감에 달리는 내내 미소를 머금고 뛰었습니다.
지나가며 제 표정을 본 분들은 러너스하이를 겪는줄 알았을거에요 ㅋㅋ
그리고!
명상과 같은 이 달리기의 효엄인지
믿기지 않게도 지금 2일째 체중계에 안 올라갔고 올라갈 마음도 안들어요!!! 우와 너무 신기해요.
우와..
우와아아
사실 체중늘어있을텐데요 워낙먹어서.
체중 그까이꺼 뭔상관이냐는 생각이 매우 지배적이에요.
너무 신기하네요. 다들 이게 뭐가 신기하냐 하시겠지만
다이어트 시작한 18살 이후 처음이거든요.(현나이 34세)
.
뭐 그렇습니다.
어제 기분이 너무좋아 오늘도 달리려했지만
역시나 12키로는 좀 버거웠는지 인대들이 무리가온것같아 오늘은 쉬었습니다.
모두 명절 마지막연휴 잘지내시고
행복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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