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안녕하세요 자꾸 고게에 들어오게 되네요 그냥 음.. 자존감ㅇㅣ라는 단어 자체를 몰라서는 당연히 아니구요! 그냥..자존감을 느끼는 게 뭘까 싶어서 아 말이 좀 이상한가요? 나는 예쁘다! 나는 잘났다! 이런 걸 느껴본 적이 없어요
왜일까요? 초등학교 때 일년 반 정도 왕따 당했을 때 내 사진을 몰래 찍어서 홈피에 올려놓고 나 모르게 돌려보며 낄낄 거리던 애들 때문에? 쉬는 시간만 되면 나를 빙 두르고 너는 왜 이렇게 못생겼냐 더럽다 했던 그 놀림 때문에? 조금 잘생긴 전학생과 짝이 된지 하루만에 정작 난 그남자애 관심도 없는데 탐내지 말라느니 주제 넘는건 아냐느니 하는 그 깔보는 눈빛들 때문에?
근데 나는요 이제 벌써 스무살이 넘어간지도 꽤 됐는데 왜 아직 그 때에 멈춰 있을까요? 내가 살아 온 날들보다 훨씬 더 적은 날 동안의 그 일들 안에 왜 갇혀 있을까요?
날씬하진 않아요 하지만 뚱뚱하진 않아요 예쁘지는 않아요 그렇다고 아주 못생기진 않아요 그래 그러니까 나를 사랑해볼까? 이제 아껴볼까?
그런데 왜 이런 소박한 마음조차 혼자 집에 있을 때만 드는걸까요 왜 밖으로 한 발자국만 나가면 단 한 사람만 만나면 한없이 내가 그저 작고 초라해질까요
나도 예뻤으면 좋겠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얼굴에서 환한 빛이 난다고 하던데 남들이 보는 내 얼굴은 거무튀튀하게 그림자만 져 있겠죠
외모가 다가 아닌 건 알아요 하지만 예선이라는 느낌은 드네요 본선에 가려면 예선을 통과해야된다죠.. 누가 내 본선진출을 궁금해하기나 할까요?
자존감.. 다들 자존감 높이라고 나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라고 너무 쉽게 말해요.. 나는 십년이 넘게 못하는 아주아주 어려운 문제인데
너무 답정너일까요? 자존감을 높이고 싶어요! 라는 제 말에 자신을 사랑하세요! 라는 대답이 돌아오면 이렇게 못났는데 대체 어디를? 라는 반복적인 생각.. 반복..또 반복되겠죠
아~~지겹다 나도 거울보면서 지나가다 스크린도어에 비추는 내모습 보고
예쁘다 멋지다 빛난다
한번만 생각해 보고 싶다
친구들이,부모님이 해주는 칭찬에 거짓말이나 가식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고맙다고 환하게 웃어주고 싶다